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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價 생산비 절반도 안돼 한숨만

■ 르포 - 토종닭 불황 현장을 가다

[축산신문 ■김제·군산=이희영 기자]
 
- 최대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유래없는 가격하락에 몸살을 겪고 있는 토종닭업계는 자발적으로 냉동보관 조치를 취하는 등 불황타개를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인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전북 김제 소재 토종닭 전문 도계장인 (주)아성의 도계라인은 쉴세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토종닭업계가 불황타개를 위해 자발적으로 냉동 보관키로 한 50만수 중 (주)미림이 담당한 20만수의 도계작업이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전날 계류장에 도착한 수 천 마리의 토종닭들이 도계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이날 작업물량 뿐만 아니라 16일 냉동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사무실에서는 닭 운반 차량 확보를 위한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는 단시간 내에 물량을 확보해 냉동시켜야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 물량에는 훨씬 못 미쳐 냉동에 따른 효과 역시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도계장을 나와 군산에서 5만수 규모의 토종닭을 사육하고 있는 주명축산을 찾아가 봤다.

성수기 불구 700원 이하로 하락… ‘사상 최악’
백세미 둔갑판매·물량 일시출하로 시장 악화
‘토종닭’명확한 정의·품질인증제 도입 시급

주명축산의 여정근 대표<아래 사진>는 출하를 앞둔 토종닭을 바라보며 한숨 먼저 내쉬었다.
20여 년 동안 양계업에 종사해 왔다는 여 대표는 올해 같은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복 경기에 맞춰 650원에 사온 병아리가 정작 출하할 때는 kg당 700원에 불과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올해는 사료 값도 크게 올라 생산비는 커녕 키울수록 손해만 나고 있다”는 여 대표.
때문에 여 대표는 “차라리 사료값이라도 아끼게 진작에 매몰처리 했으며 손해가 덜했을 텐데 출하를 코앞에 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 불황 얼마나 심각한가
토종닭업계는 이번 불황사태를 놓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악의 사태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토종닭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산지가격은 8월 초부터 kg당 700원 이하로까지 곤두박질치면서 kg당 생산비 1천600~1천7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때문에 토종닭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토종닭산업 자체가 붕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8월 2일 토종닭협회는 대전유성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50만수를 강제폐기 또는 가공용으로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이후에도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함에 따라 2~3차 대책회의를 갖고 추가로 50만수를 냉동 보관키로 했다.
더욱이 토종닭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농가들의 손해가 늘어나면서 일부 사료업체들은 사료공급을 중단, 매몰처리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농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처럼 토종닭 업계가 위기감이 퍼지면서 9월 이후에는 토종닭 농가 중 절반 이상은 부도나거나 야밤도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불황의 원인은
토종닭 최대 성수기는 여름철로 전체 판매량의 60~70%가 이 시기에 집중된다. 그러나 최근 육계 사육수수 증가로 인해 기존의 육계농가들이 토종닭으로 전업이 크게 늘어났으며 여기에 한 몫을 노리는 불법 토종종계장 등 투기세력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특히 백세미 사육이 늘어나면서 백세미가 토종닭으로 둔갑 판매되는 행위가 성행하면서 토종닭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토종닭업계는 연간 토종닭 사육수수를 6천만수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림, 하림, 연산식품 등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물량은 1천만 수에 못 미쳐 2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주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토종닭 시장 자체가 작아 일부 업체들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유사계열들이 악의 적인 목적으로 물량을 일시에 조절하는 현상이 불황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 대책은 없나
토종닭업계는 토종닭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토종닭의 정의와 품질인증제도의 도입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현재는 한국토종닭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유색계열의 닭들을 토종닭으로 유통시키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산란계에서 생산한 백세미는 물론 수입유색종계에서 생산한 유색닭까지 모두 토종닭 또는 재래닭이라는 이름을 붙여 유통시키고 있다.
토종닭업계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토종닭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한국토종닭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품질인증제도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백세미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토종닭으로 둔갑 판매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근절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한미FTA 등으로 인해 무한 경쟁체제에서 국내 양계농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차별화라며 수입축산물과 차별화될 수 있는 토종닭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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