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양돈산업에게 2008년은 그 어느해 보다도 가혹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3년간의 화려한 돈가시절에 위험을 대비한 시설개보수 및 MSY 17두 이상의 생산성 개선준비를 한 상위그룹의 농가는 버티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농가는 사료비인상분에 대한 정부의 특단의 지원 대책이 선행되지 않으면 감내하기 힘든 경영압박과 도산이 우려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FTA·고곡가 여파에 입지 위축…폐업·도산 확산우려 모돈 증가세 주춤…생산비 절감·사료가 안정책 긴요 문제의 심각성은 상위그룹의 농가를 제외한 대다수의 농가들이 아직까지도 소모성질환을 극복하지 못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가올 사료가격 인상분과 늘어나는 가축분뇨처리비 및 인건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부채가 늘거나 한계농장은 도산하는 농가가 증가할 것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어려운 대내외적인 환경에서도 정부는 예정대로 한·미 FTA 국회비준 진행과 한·EU FTA 타결 및 뼈를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여 우리 양돈산업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장밋빛(?) 한-미 FTA 후속대책이 실행되기도 전에 우리 양돈산업은 돌이키기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에 국내 양돈 생산기반 자체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료가격 폭등에 따른 안정대책과 돼지 생산안정제(최저생산비 보장) 도입 등을 통한 최소한의 보호 장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양돈농가는 철저한 생산비 절감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 돼지 사육동향 최근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07년 9월 현재 돼지 총 사육두수는 965만9천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937두에 비해 3.1%가 증가하여 사상 최고치 사육두수를 갱신했으나 향후 돼지 사육두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모돈수는 101만3천마리로 전년 동기 100만6천마리에 비해 0.7% 증가에 그치고 있다. 시설 투자비 과다와 추가 담보부족, 분뇨 처리 문제 등으로 신규 축사 건립에 한계가 있으며, 돼지 소모성 질환에 따른 폐사두수도 여전히 많아 돼지 사육두수 증가 폭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육농가수는 9월 현재 1만 229호로 전년 동기보다 12백호(10.5%) 감소했으나, 호당 사육두수는 944두로 꾸준히 증가해 전년 동기보다 126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양돈농가의 전업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상반기까지는 출하두수가 증가하겠으나 한·미, 한·EU FTA와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수입돈육 증가 등으로 인한 농가 사육의욕 감소와 함께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국제 사료곡물 가격의 폭등세와 소모성질병 피해로 경영채산성이 악화되어 폐업이나 도산하는 농가가 늘어남에 따라 돼지 사육두수는 점차적으로 줄어 900만두 전후로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 돼지고기 수급동향 돼지 사육두수가 증가해 07년 10월까지 도축두수는 전년동기 대비 4.9%증가한 1,113만두였다. 12월까지 감안하면 3% 내외의 증가로 약 1,340만두 가량이 도축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국내 돈가 상승을 반영해 1~10월중 21만톤을 수입, 전년 동기보다 26.8% 증가하여 전년 수입량을 이미 거의 육박했다. 올 연말까지는 약 24만5천여톤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돼 사상 최고의 수입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7년 10월까지 삼겹살과 목살의 수입량이 157,415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75.1%에 이르러 소비편중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되어 소비자 식생활 개선 및 저지방 부위에 대한 소비문화 개선이 시급함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또한 수입 국가를 살펴보면 유럽국가 중심의 돈육 수입추세에서 2006년 이후 미국이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잡은 이후 올해 역시 미국에서 최대수입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칠레,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순으로 이들 국가가 총 수입량의 67%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이미 FTA를 체결하거나 체결중인 국가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향후 국내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 돼지가격 동향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부위별 수급 불균형과 시장수요에 따라 2007년 수준의 돈육수입 예상(25만톤 추정)과 미산 쇠고기 수입재계로 인해 돈육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어 연평균 지육 kg당 3,2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008년 국내 산지가격은 생산비수준(사료비 추가인상시 238천원)도 못 미치는 22만원 가량(성돈 100kg 기준)으로 전망되나 본격적으로 미산 소갈비가 수입될 경우 이보다 더 하락해 생산비 이하인 18만원 이하도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08년 산지가격을 07년 대비 10% 하락, 사료비 7~15% 상승 가정시 비육돈 소득 43~56%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적자농가도 25~31%를 추정키도 했으나 이는 시장을 낙관적으로 분석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료가격 인상에 따른 생산비가 크게 오른 상태에서 생산비의 증가와 생산비 이하의 돈가 하락은 양돈농가 채산성이 악화로 사육기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정부의 사료가격 안정 대책과 농가의 뼈를 깎는 고통의 생산비 절감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 올 한해 양돈산업 주요 이슈 우리 양돈산업은 사료값 폭등, 소모성질환 기승, 가축분뇨 처리의 어려움, 돈열 상존, 수입 돈육의 무차별적인 국내시장 잠식, 한·미 FTA 국회비준, 한·EU FTA 추진 및 개별국가들과 개방화 가속화 등 그 무엇 하나 해결하기 쉽지 않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지속된 국제 유류, 곡물가격의 급등은 사료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양돈농가의 생산비에 반영되어 양돈농가의 생산성 제고와 생산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특단조치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올해는 미국, EU 등 양돈선진국들과 FTA 협상 비준 또는 체결이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에 대비한 국내 양돈농가들의 생존전략이 더욱 가시화될 것이고, 친환경 축사모델 설정, 돈열 청정화 사업과 종돈장 및 비육농장 PRRS안정화 5개년사업, 수의사 처방전 도입방안, 배합사료내 항생제 7종 삭제와 나머지 18종의 연차적 삭제, 농지법 개정에 따른 축사 농지 진입시도 등 친환경 안전한 돈육생산을 위한 현안과제 해결방안과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만들어지는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다. 또한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 자연순환농업을 통한 가축분뇨 자원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 양돈농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소기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다행히 지난 11월 22일 정부와 대한양돈협회의 적극적인 노력 일환으로 돼지고기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식품위생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빠르면 올해 12월경부터는 돼지고기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실시된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둔갑판매되고 있는 돼지고기의 유통질서 확립으로 음식점에서의 국내산과 수입산 둔갑판매는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정부를 포함한 우리 양돈산업과 관련된 구성원들은 시간이 없다. 우리 소비자들에게 언제까지나 애향심과 신토불이를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변해야 살 수 있다. 적어도 향후 5년 내 FTA 경쟁국만큼의 생산성과 생산비로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할 사육시설, 제도 및 규제개선, 분뇨자원화, 교육(PTC+)적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 시장원리에 의해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갖고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응하여야 하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상기해야할 것이다. 정부와 양돈협회는 대를 이어 양돈을 해야 할 농가와 그렇지 못한 농가를 구분하여 퇴로(폐업보상)를 열어주고 이 산업을 지켜야할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향후 5년 내 과거 화려했던 대일수출 3억불 시절로 우리 양돈산업을 돌려놓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현실에 있음을 직시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돈인들이 양돈협회를 중심으로 지혜와 힘과 의지를 모아간다면,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해나가야 할 수많은 현안들이 하나하나 해결되어 양돈산업이 안정 속에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