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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새해 전망, 전문가에게 듣는다/낙농

시유 소비정체 지속…원유 수급체계 개선 절실

  • 등록 2008.01.02 13:32:18
 
박 종 수 교수(충남대 동물자원학부 낙농산업과학과)

단일쿼터제 도입·원유가 합리화 등 시급
생산비 절감·소비촉진 활동 적극 펼쳐야

2007년에는 그간 우리 축산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축사와 그 부속시설의 부지를 농지로 인정하는 근거가 담긴 농지법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개정되는 쾌거를 이룩한 것 이외에는 낙농산업과 관련된 아무런 과제도 해결되지 못한 채, 미국산 쇠고기수입의 재개와 더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한·EU 자유무역협정이 진행되는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우리 낙농업을 비롯한 축산업계에 충격과 긴장을 더해주는 한해였다.

특히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등의 연료제조용으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료용 원료곡물에 대한 국제가격이 급등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입곡물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배합사료의 시장가격이 동시에 급등되면서 양축농가들의 경영이 크게 악화된 한해이기도 했다.

■한EU FTA체결땐 원유시장 대란
설상가상으로 2008년에는 한·미간에 타결된 FTA가 양국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쳐서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EU간의 FTA도 타결·발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게 될 경우 우리의 축산업 특히 낙농업에 실로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낙농분야에서는 전지·탈지분유 및 치즈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유제품에 대해서 무관세 할당관세물량(TRQ, Tariff Rate Quota)이 양허되었고, 유당 및 유장과 혼합분유 등의 관세가 5년~10년에 걸쳐 완전히 철폐되는 등의 파격적인 양보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TRQ 양허는 현재 진행중인 EU와의 FTA 협상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은 물론이고, 이렇게 추진된 미국과 EU의 FTA에 의한 유제품수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국내 유제품생산에 이용될 원유의 시장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국내산 원유를 원료로 만들어지는 백색시유의 소비정체현상은 2008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백색시유소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요인 즉, 다양한 대체음료의 출현, 저 출산기조에 따른 청소년 인구의 감소, 소득 및 핵가족증가에 따른 외식소비의 증가, 영양과잉과 다이어트에 따른 소식지향적인 소비인구의 증가 현상 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점 거래교섭력 강화…유업계 부담
또한 2006년부터 자행되고 있는 유업체의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비자발적인 끼워팔기(piggy-back sale)행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점의 규모화·대형화가 꾸준히 진전됨으로서 소매시장에서 유통점의 주도적인 역할이 점차 커지기 마련이며, 대형 유통점의 거래교섭력(bargaining power)이 유업체보다 강한한, 언제든지 이러한 불공정한 유통행위는 강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라도 이러한 불공정 유통행위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합리적인 유통질서가 무너지고 유업체의 경영에도 큰 부담을 주기 마련이며, 궁극적으로 유업체의 경영부담은 결국 낙농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음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낙농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환경악화와 위기가 날로 커질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원하는 낙농산업의 관련 제도나 정책은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해당 이해 당사자들은 자기들의 요구만 거듭해서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2002년 말부터 도입된 변형된 계획생산제도인 잉여원유차등가격제도가 5년째 표류하고 있는 데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체 2007년도를 넘길 전망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같은 위기가 그칠 줄 모르고 진행되면서 특단의 조치가 강행되지 않는 한, 국내의 낙농산업은 생산기반의 붕괴를 위협할 공산이 크다. 경쟁력이 약한 농가의 급속한 탈락과 더불어 남아있는 농가들의 경영의 규모화가 가속될 것이지만, 원유의 수요와 무관하게 잉여원유는 더욱 증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낙농산업의 닥쳐올 위기해결을 위해서 2008년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시급히 해결되어야한다.
첫째, 원유의 합리적인 공급관리를 위해서 전국단위의 수급조절을 위한 단일쿼테제의 도입이 하루빨리 마무리 되어야 한다. 우리 경제의 개방화와 더불어 이미 고착된 공급과잉기조와 우유의 상품적 특성을 고려할 때,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수급안정을 위한 최적생산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획생산제도(생산쿼터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는 원유의 용도에 따른 시장수급현실을 인식하고 원유가 용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정부는 가공원료유에 대한 일정한도를 설정하여 그에 대해서는 농가소득보전차원의 차액보전정책이 필요함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물론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업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가 요구된다. 토지를 포함한 원유의 생산 자원이 턱없이 비싼 나라에서 낙농가에게 국제경쟁력이 있는 원유를 생산·공급토록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무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업체는 낙농가들과 동반자 의식을 가지고 낙농문제를 접근해야한다. 현재 유업체가 집유 및 수급체계와 문전옥답을 버리고 전국 단위로 추진되는 제도에 동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한국낙농은 새로운 탈바꿈을 해야 한다.
둘째, 원유가격의 합리적 관리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원유는 그 상품적 특성으로 인해 가격형성에 있어서 정부나 대행기관의 행정지도(개입)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부나 대행기관이 생산요소의 시장수급을 고려한 원유가격의 표준모델을 설정·제시하고 그것을 기초로 하면서 유업체의 지불가격에 원유의 시장수급도 어느 정도는 반영되도록 하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된다. 원유의 성분가격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유지방의 가격비율을 줄이는 대신에 단백질가격이 고려될 수 있는 조치를 하루 속히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유업체는 소비자의 다양한 식품소비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우유를 만들어 보급해야한다.
셋째, 우유와 유제품의 합리적인 유통 및 품질관리를 위해서 우유와 유제품의 표시기준과 규격을 합리적으로 개편해야한다. 정부는 식품공정 및 축산물가공처리법(축산물의 표시기준)을 개정하여 유가공품의 기준 및 규격과 유가공품의 표시기준을 세분화하여 백색시유와 강화 및 가공우유, 유음료를 소비자가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제공함으로서 신선한 국내산 원유로 제조되는 백색시유의 소비증대를 위한 간접적 수단으로 활용토록 해야 한다.
넷째, 백색시유의 기초수요확대를 위한 소비촉진활동을 대폭 강화해야한다. 낙농가들이 생산·납유하는 원유 1ℓ당 2원씩의 자조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하여 우유의 소비촉진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낙농부문의 의무자조금제도가 2006년부터 시작되어 2007년에도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러나 낙농가들이 조성한 자조금만으로 다양한 소비촉진활동을 전개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업체가 지출한 자조금의 10%만 낙농부문의 의무자조금에 지원된다면, 백색시유의 기초수요 확대를 위한 소비촉진활동을 대폭 강활 수 있을 것이다. 유업체의 과감한 결단과 협조가 요구된다. 차제에 백색시유에 대한 유가공업체의 자조금사업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한다.

■생산자·조합 시장경쟁력 키워야
다섯째, 협동조합의 적극적인 지원과 M&A를 유도하여 협동조합의 시장경쟁력을 키워야한다. 원유의 상품적 특성과 유통상의 특수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낙농선진국에서는 협동조합이 낙농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낙농산업의 태생을 일반 유업체가 주도함으로서 유업체 주도의 낙농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정적 낙농발전을 위해서는 생산자 단체인 협동조합이 낙농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중앙회가 낙농협동조합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특히 규모화를 위한 조합끼리의 상호 M&A나 기업인수 등에 필요한 촉진자금을 지원하고, 협동조합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시대의 대응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낙농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이 점점 제한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역할증대는 세계적 추세이다.
여섯째, 농가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원유생산비를 절감하고 낙농생산성을 높임으로서 가격경쟁력을 최대한 높여나가야 한다.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인해 2007년에는 우리나라의 원유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올라섰다. 원유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정한 사육규모의 유지와 사료 및 노동비의 절감, 젖소의 철저한 개량·검정과 합리적인 번식관리를 통한 산유량 증대와 번식간격 축소 등을 통해서 원유의 단위당 생산비를 절감시키고 낙농경영의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데에 더욱 매진해야한다.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2008년에는 그 시작과 더불어 산적해 있는 낙농산업의 현안들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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