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합사료산업은 옥수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료원료가격이 폭등하고, 해상운임 또한 사상 유례 없는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사료업계는 IMF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배합사료 생산 전년대비 소폭 증가 사료곡물 연료화·선임 상승…원료수급 불안정 불합리한 규제 개선·원가 절감 자구노력 절실 2007년도 10월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배합사료 생산량을 보면 13,339천톤으로 2006년의 12,807천톤에 비해 4.2% 증가하였고, 이는 최근 수년 동안 우리나라의 사료업계가 정체현상을 보이며 저성장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지난해 소폭 증가하였던 육계사료 생산량이 8.9% 증가하고, 산란계 사료 생산량은 1.1% 감소하여 전체적으로 양계용 사료 생산량은 3.6% 증가하였다. 반면 비육우용 사료는 한우 가격의 지속적인 강세에 따른 신규입식의 증가로 7.6%나 크게 증가하였고, 양돈용 사료는 4.3%, 기타사료는 9.8% 증가하였으나 낙농용 사료는 6.3%나 감소하였다. 이와 같이 금년도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체적으로는 4.2% 증가하였으나 축종별로는 낙농용 사료가 크게 감소한 반면 비육우용 사료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양계사료 비중이 높은 사료협회 회원사의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년대비 2.9% 밖에 증가하지 못했고, 반면 비육우 사료비중이 높은 농협의 사료 생산량은 7.6%나 크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한미 FTA의 체결과 지난 수년 동안 질병의 여파로 불안감을 보여 왔던 양돈 사료생산량도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개로 불안감을 보였던 비육우용 사료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2007년 10월말 현재 배합사료 생산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으나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최근 국내경기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국내 축산물 내수경기는 크게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추가적인 축산물 수요증가분에 대해서도 수입으로 대체되어 나갈 것으로 보이고, 한미 FTA등으로 인한 양축농민들의 사육심리도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배합사료의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향후 큰폭의 배합사료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에 축산물의 생산비 압박(Cost Push)현상이 더욱 거세지면서 축산물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사료회사는 물론 양축농민들의 경영수지의 악화와 가축의 사육두수 감축이 예상된다. 지난 수년 동안 전반적으로 축산물 가격이 안정을 보였고, 배합사료가격도 낮은 원료가격 위에서 환율하락으로 인해 안정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이후 전 세계적인 유가폭등과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료원료 가격이 폭등하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환율도 이제 안정권에 진입하면서 사료업계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배합사료가격의 인상과 함께 양축농가의 사육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배합사료 생산량 역시 지금과 같은 증가세를 유지해 나가기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료용 원료가격 가파른 상승세 지난해 이후 사료용 원료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사료업계와 축산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 곡물가격과 해상운임의 상승은 전 세계 곡물수입국들을 거의 패닉상태로 몰아가고 있고, 곡물수출국인 미국, 카나다, 호주등의 소비자들까지 긴장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곡물의 수급불안정을 야기시키며 농산물과 식품가격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사료곡물 수입국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곡물 수급불안은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농산물의 풍흉에 따라 가격등락 현상을 보여 왔으나 최근에는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및 바이오 디젤 등 대체연료의 개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세계 사료곡물의 주요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중심으로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생산이 급증, 사료곡물의 근본적인 수요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 12일 발표한 미국 농무성의 세계 옥수수 수급상황을 보면 2007/2008년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지만, 생산국들의 자국내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수출도 소폭 늘어 날 전망이면서 당분간 세계 옥수수 수급상황은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에탄올 생산을 위한 옥수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옥수수의 수급불안정이 지속되고 있고, 그동안 상대적인 저가의 옥수수 공급으로 사료원료 가격 안정에 기여해 왔던 중국의 경우도 생산의 증가보다도 더 큰 수요 증가로 인해 옥수수 수출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에서는 옥수수 수출을 제한하고 에탄올 용도의 곡물사용에 대해 제한해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경우도 생산증가가 불투명한 가운데 자국 내 에탄올 생산증가로 인한 자국 내 수요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2007/2008년의 세계 옥수수 수출시장은 미국이 65%, 아르헨티나 17%, 중국 2%, 로 미국의 수출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의 옥수수 재고량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할 전망이긴 하나, 재고율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등의 권장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재고수준에 대해 미 농무성은 향후 미국의 옥수수 경작지역의 확대와 생산성의 증가를 통해 공급량을 증대시켜 미국의 사료용 및 공업용 옥수수의 수출과 국내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 이후 수급 불안정이 예견되면서 시카고 곡물시장에서의 투기적인 수요까지 가세하며 옥수수 가격은 사상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옥수수 가격의 상승은 세계 곡물시장의 특성상 사료용 소맥과 호밀, 보리, 수수 등은 물론 기타 곡물 가공부산물인 소맥피, 대두박 등의 사료용 원료 가격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지며, 그동안 대체원료로 활용되던 열대식물성 박류인 팜박, 야자박등의 가격급등까지 가세하고 있고, 유제품 생산국들의 유제품 생산마저 감소하며 사료용 대용유 가격까지 폭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지난해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해상운임은 이미 건화물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가 금년 초만해도 4,300 포인트대에 머물었으나 최근에는 11,000 포인트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파나막스급 걸프-한국 선임이 130불을 호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상품가격보다 운임이 더 비싼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11월 14일 현재 우리가 수입하고 있는 미산 옥수수의 C&F가격은 금년 1월 평균 219불에서 300불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미 295불 이상에서 옥수수가 구매되고 있기 때문에 2008년 이후 큰 폭의 배합사료가격 인상은 불을 보듯 훤하다. 또한 옥수수의 대체원료로 이용되던 사료용 소맥은 가격도 폭등하면서 공급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고, 대두박 역시 400불을 넘어서며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타피오카와 같이 일부 저가에 계약된 원료의 경우 공급이 불이행되는 사태마저 발생하면서 사료산업의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곡물 수입국 원료수급 불안 심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수급 불안정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국내 식품가격들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및 신흥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곡물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마저 상승세를 보이며 식음료업체들의 포장용기 가격을 끌어 올리고 해상운송비를 등 물류비를 상승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식음료산업에서의 가격인상 도미노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공급측면에서 곡물생산을 크게 증가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소맥 등의 전체 경작면적의 절대적 증가 없이 특정품목의 파종을 늘려 생산을 늘릴 경우 다른 품목의 수급불안정을 야기시켜 결국 전체 곡물 및 유지작물의 수급불안정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미 미국내 토지 및 종자, 비료, 농약등 고정비용도 급등하여 우리가 과거에 향유해 왔던 저곡가 시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배합사료 제조비용중 원재료비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축산물 생산비중 사료비가 40~60%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입 원료 가격의 폭등은 앞으로 배합사료의 원가상승은 물론 축산물 생산비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현상은 대부분의 사료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대만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의 공통된 문제로 향후 사료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축산업의 어려움과 함께 여타 가공식품들의 코스트푸쉬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나라들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지만 특별한 대안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의 경우 이 같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축산물 가격과 환율의 안정에 힘입어 양축농가는 물론 사료업계가 지속적인 원료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폭의 배합사료 생산을 시현하며 어려운 여건을 극복해 올 수 있었으나 2008년 이후 배합사료의 가격상승과 축산물의 원가상승으로 인한 사료산업과 축산업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여짐에 따라 이에 따른 다각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합사료의 가격안정을 통한 축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배합사료 원가절감에 부담이 되고 있는 요인들을 개선해 나가며 대내외적인 제도 및 불합리한 규제 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적인 개선이나 지원도 중요하지만 우리 축산업과 사료산업이 지금과 같은 고비용 구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절한 생산규모를 통해 적절한 축산물 가격을 유지해 나가면서 생산비 절감 등을 통한 자구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