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부채 비율·질병 피해로 농가 폐업 가속화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불황과 최고의 돈가에 이르기까지, 양돈업계로서는 외형상 지옥과 천당을 오간 한해였다. 국제곡물가 및 유가 폭등에 따른 ‘사료값 폭탄’ 속에서 오랜 고공행진을 끝낸 돈가마저 폭락하면서 2008년은 양돈농가들의 연이은 부도소식으로부터 시작됐다. HPAI 재발·美 쇠고기 안전성 논란 속 반사 소비 늘어 자가조직 백신 허용 등 양돈장 질병 방역 새로운 시도도 사료비 결제가 장기간 연체될수 밖에 없었던 일부 농장에 사료 공급이 중단, 돼지가 굶어죽고 경영난과 채무에 시달리던 양돈농가들의 야밤도주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몇몇 양돈농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올초 양돈업계의 불황은 극에 달한 모습이었다. 그러던중 지난 3월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재발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쇠고기 안전성 논란 및 전국적인 촛불집회를 촉발하는 등 사회적 이슈로 부상, 상대적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선 현장의 생산성 저하와 돼지사육두수 감소추세와 맞물려 돈가가 급상승, 마침내 지난 6월3일에 전국 14개 도매시장의 돼지 평균가격은 지육kg당 5천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사료값 추가 인상으로 인해 실제 농가수익은 사상최고의 돈가라는 표현을 무색케 하고 있지만 일단 양돈사육기반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수 있게 됐다. 더욱이 사육두수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지난 11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이 19만9천9백55톤으로 전년동기 11.6%가 감소하는 등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와 최근의 높은 환율로 인해 돼지고기 수입 증가세도 한풀 꺾이면서 예년보다 높은 돈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부채비율과 질병 피해에서 헤어나지 못한 양돈농가들의 폐업 또는 전업추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올 한해는 양돈산업의 급속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시기가 됐다. 실제로 지난 9월 현재 양돈농가수는 1년전에 비해 무려 20%정도 감소한 7천8백42호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 선진에 이어 대상팜스코까지 인수, 지난해 돼지도축두수 기준 1위와 3위 업체를 한지붕 아래 두게된 하림그룹의 부상은 기업에 의한 양돈산업의 또다른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양돈농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그 시점이 정부에서 농협과 민간기업 브랜드의 규모화를 토대로 한 ‘양돈대표조직’ 육성방침을 공식화한 직후라는 점도 양돈농가들의 거부감을 더하고 있다. 한편 양돈농가들의 경영안정 도모라는 순기능과 돈가왜곡이라는 역기능의 가능성이 공존하면서 논란이 지속돼온 돈육선물시장이 지난 7월21일에 마침내 공식 출범, 그 결과에 관계없이 한국양돈사에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올해는 양돈산업 구조조정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돈장 질병 방역부문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 시기가 됐다. 정부 지원은 물론 양돈자조금까지 동원돼 돼지소모성질병 근절을 위한 컨설팅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써코바이러스 백신 출시와 함께 한시적이긴 하지만 자가조직 백신까지 허용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양돈협회의 요구를 수용, 돈열박멸단 출범도 가시화됨에 따라 돼지소모성질환 방역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수많은 시행착오와 장애물속에서도 가축분뇨만이 유일하게 정부의 해양배출 감축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등 자연순환농업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는 오는 22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돼지고기 음식점 원산지표시제와 더불어 완전개방의 물결속에서 한국양돈산업의 희망을 엿보여주는 계기로 평가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