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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해외현장 르포 / 복지국가 스웨덴에서 만난 블레켄스테드 목장

[축산신문 ■스웨덴=김은희 기자]
 
- <사진 위> 블레켄스테드 목장 전경. <사진 아래 왼쪽> 목장을 책임지고 있는 조아슨가의 삼형제. 왼쪽부터 첫째 매그너스, 거너, 매트 씨가 목장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아래 오른쪽> 아래 사진은 매그너스 씨의 딸이 농업학교에 다닌 현장실습생에게 농기계 작업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행복한 젖소가 최고의 생산성 이룬다” 대명제 실천
친환경·경제성 중점 3세대 목장 경영…선진화 앞장



스웨덴은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전체 노동인구의 4% 정도에 그치며, 토지면적의 7%만이 경작된다. 특히 낙농은 35%가 넘는 낙농가가 로봇착유기를 사용할 정도로 고도로 기계화돼 있다. 따라서 천혜의 자연조건에 시설마저 기계화 돼 있으니 농장의 우유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스웨덴은 네덜란드와 덴마크 근방에 위치해 있는데 유럽 최대의 낙농그룹 알라푸즈(Arla Foods)사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의 낙농 산업 현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행운으로 느껴졌다. 지난해 12월 초 기자가 찾은 목장은 스톡홀름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떨어져있는 몰비라는 곳에 위치한 블레켄스테드 목장이다.
농장 부지만 9백30헥타르에 달하는 블레켄스테드 목장에는 모두 600두의 젖소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중 경산우만 320두가 사육되고 있다.
기자가 우선 찾은 곳은 넓은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예쁘고 넓은 집으로 드라발의 로봇착유기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곳이다. 그러나 착유 시스템을 직접 살필수는 없고 외부인들이 착유시스템을 살필 수 있도록 마련된 게스트룸이 있어 그곳에 안내됐다. 특히 이 게스트룸은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간단한 세미나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목장 이모저모를 브리핑 받았음은 물론이다.
또한 이 목장에서는 유기농판매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 직접 생산된 치즈와 마멀레이드(marmalade, 쨈종류) 등을 팔고 있다. 20년 전에 세워진 이 매장은 목장 근처 주민들로부터 제품의 인기가 너무 많아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기념품이나 지역 특산물도 함께 판매한다고 한다.
농장경영일지와 착유소를 보고 있던 기자들에게 블레켄스테드농장을 방문한 현지 드라발 직원도 블레켄스테드 목장의 우유생산성, 기술력과 목장운영방법론에 대해 칭찬하는데 여념이 없다.
놀라운 것은 블레켄스테드 목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작물은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배되며 전량 이 목장의 소에게만 급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당 약 14kg 정도의 TMR을 급이 하는데 미네랄 첨가제 등의 사료를 제외하고는 전량 자체 생산 사료로만 급이하고 있다. 농후사료 또한 자체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목장은 선친에 이어 조아슨(Johansson)家 삼형제인 매그너스(Magnus), 거너(Gunnar), 매트 (Mats) 씨가 경영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매그너스의 첫째 딸이 목장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3세대 목장이다. 그런 만큼 친환경과 경제성에 중점을 두고 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물을 키우고 현장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형제 중의 첫째인 매그너스 씨는 “600두에서 나오는 퇴비를 전량 조사료 포에 소비하며 목장에서 1년간 발생되는 퇴비를 전량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출 정도로 친환경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느 목장과 같이 블레켄스테드 목장도 낙농업의 가장 큰 문제인 착유스트레스를 줄였기 때문에 친환경목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블레켄스테드 목장 안에는 목장근처 주민들을 위해 유기농판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봇착유기를 볼 수 있는 견학장과 세미나실이 마련돼 있다.
삼형제중의 막내 매트 조아슨 씨는 “로봇착유기설치 이후 새벽 착유와 저녁 착유를 할 필요가 없게 되자 많은 인부들이 젖소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목장 주들은 먹이주기 방법 개선, 환기 등과 같이 젖소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로봇착유기설치가 큰 관심을 끌었으나 높은 가격으로 여전히 망설이고 있는 것이 사실임을 감안, 로봇착유기 설치 운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재정 관리와 투자를 담당하는 둘째 거너 씨에게 물었다. 우선 목장이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후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냐고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더니 “Cow is happy(소들이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거너 씨는 이어 “행복한 젖소가 생산성이 있는 젖소”라며 “인건비와 시간절약으로 인한 이익이 투자비용대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2002년 설치 당시에 예상했던 손익분기점보다 훨씬 빨리 투자비를 회수했으며 급이 우선 개체 이동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조아슨 가의 형제들이 내다보는 미래 목장의 모습은 자신들이 가꾸고 일군 목장이 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 습하고 긴 겨울, 흐린 날씨가 잦은 환경에서도 인터뷰하는 내내 소들에게 편안한 환경 을 조성해주는 세심한 노력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소들에게 편안하게 해줘야 농장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낙농경영의 철학으로 삼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은 물론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후계구도가 여전히 미흡한 국내 낙농산업을 떠올릴 때 한없이 부러운 모습이었다.
다시 말해 스웨덴이 낙농대국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정부의 역할도 크겠지만 현장에서 이렇게 낙농기술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스웨덴에서도 ‘앞마당’식 소규모 낙농가들이 아직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동화, 규모화가 매우 급진전되고 있음은 분명했다. 스웨덴 낙농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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