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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명품 브랜드 경쟁력 물거품 될 수도”

■포커스 / ‘횡성한우’ 논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 고급육 프로그램으로 생산된 거세우가 ‘횡성한우’ 브랜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번식우나 다른지역에서 들여온 한우도 브랜드육으로 팔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횡성군은 지난해 ‘횡성한우축제’에 암소 판매코너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郡, 외지 입식도 ‘횡성한우’ 인정 조례안 추진
축협, 개량사업 등 그동안 쌓은 기반 붕괴 우려
“소비자 신뢰·이미지 손상 전 해결 시급” 지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우고기 브랜드를 키워낸 횡성에서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한우와 번식우도 ‘횡성한우’ 브랜드로 팔자는 여론이 대두되면서 시작된 힘겨루기가 몇 년째 계속되면서 전국 축산인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정부가 주최한 전국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세 차례 수상하면서 최고의 한우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횡성한우’를 놓고 빚어진 갈등의 핵심에는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조례(안) 제정이 있다. 조례안 가운데 ‘횡성한우’라는 개념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횡성군은 횡성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모든 한우를 횡성한우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른지역에서 들여온 한우라도 12개월 이상 횡성에서 사육하면 ‘횡성한우’ 브랜드 육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횡성한우’ 브랜드를 키워낸 횡성축협은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된 거세한우만을 브랜드 육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축개량을 비롯한 원칙을 고수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우브랜드를 키워낸 횡성축협에서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고명재 횡성축협 조합장은 “한우브랜드로 전국 최고의 위치에 오른 시간과 노력이 순식간에 무너지려 하고 있다. 암소와 비거세우 농가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어렵게 이뤄 놓은 횡성한우 브랜드의 명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횡성군에서 추진하는 패밀리 브랜드(암소)라는 개념은 횡성지역 한우기반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브랜드 축산물의 개념은 규격화되고 고품질의 특성화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전국의 축산인들 사이에서는 횡성축협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한우 브랜드의 경우 우량 밑소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외지 소를 도입해 ‘횡성한우’로 만들고 암소 브랜드 출범을 주장하는 것은 기본을 무시한 행위라는 의견이다.
횡성군의 입장은 다르다. 횡성군 축산과 관계자는 “횡성지역 모든 한우농가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며 “거세우를 사육하는 한우농가들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번식농가들이 거세우 사육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 오히려 사육기반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횡성한우’가 잘 나가면서 시작된 논란은 또 다른 문제를 빚고 있다. 축협의 전문사업으로 인식돼온 한우사업에 단위농협들이 앞 다퉈 뛰어들어 ‘횡성한우’라고 판매하고 있는 점이다.
동횡성농협을 중심으로 한 횡성군 농축산물유통사업단은 횡성축협이 만들어낸 ‘횡성한우’와 별도로 ‘횡성한우’라는 이름으로 횡성지역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까지 한우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횡성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한우플라자와 브랜드육 공급 식당에서는 ‘브랜드 횡성한우인지 꼭 확인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영업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축산물 유통전문가는 “횡성한우라는 명성은 고급육이라는 품질에 기반을 두고 시작된 것이다. 만약 품질에 대한 자신감 없이 모든 횡성지역의 한우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 횡성한우가 지금처럼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잃는 것은 한 순간이다. 횡성한우의 이미지가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하루 빨리 타협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횡성군에서 추진한 횡성한우 조례안은 횡성축협 총회에서 축산인들이 반대하면서 유보된 상태지만 군 의회를 중심으로 이를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은 아직도 살아있다.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한우도 ‘횡성한우’로 인정하자는 조례 제정 문제로 시작된 논란이 잘 나가고 있는 ‘횡성한우’에 숟가락 하나 더 얻자는 식으로 마무리될지, 대한민국 대표한우 브랜드로 위치를 더욱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지 전국의 축산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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