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메뉴판 표시 기준 없고 수입육 육안 식별 어려워 ‘애로’ 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출장소와 한우유통감시단이 지난달 29일 서울지역 내 18개 음식점을 대상으로 원산지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이번 특별단속은 유통감시원이 수집한 의심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앞으로 매월 1차례씩 정기적인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총 6개조 18명의 인원이 권역별로 나눠실시한 이번 단속을 동행 취재했다. 오전 11시 한우협회직원과 녹색소비자연대, 주부교실중앙회 회원으로 구성된 한우유통감시단이 농관원서울출장소 회의실에 모였다. 모인 인원들은 특별단속을 앞두고 삼삼오오모여 동선을 체크하고, 단속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1조인 우영기 서울경기지역 한우유통감시단장과 녹색소비자연대의 최덕순씨, 농관원의 김한승 계장은 송파와 강남, 동대문 등 3개 업소를 방문해 원산지표시 위반여부를 단속할 예정이다. 간단한 회의를 마치고 바로 첫 번째 지역인 송파로 이동해 가장 혐의가 짙어 보이는 첫 업소를 방문했다. 하지만 이미 폐업상태. 단속반은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김한승 계장은 “사전정보가 구체적이어서 위반사항을 단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강남에 위치한 두 번째 업소. 공교롭게도 도착한 시간은 한참 바쁜 점심영업시간이었다. 김 계장의 “단속이라도 영업을 방해할 수 있는 시간은 되도록 피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는 의견을 받아 잠시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이곳은 찜, 불고기, 국수 등을 판매하며 국내산 육우와 젖소, 호주산, 뉴질랜드 산 쇠고기가 메뉴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집이었다. 홀에 부착한 메뉴판에는 ‘국내산 육우+유우’, ‘국내산육우+호주산’, ‘호주산, 뉴질랜드산’ 등으로 표시돼 있다. 얼핏 보기에도 혼란스럽지만 문제는 이를 단속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음식점 업주도 불만이 있다. 이 음식점 대표는 “국물용과 고명용으로 다른 고기를 사용하는데 이를 일일이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모듬수육’의 경우도 부위별로 다른 쇠고기를 사용하는데 이를 어떻게 표시해야하는지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유우’를 ‘젖소’로 표기하고, ‘+’표시 대신 ‘혼합’이라고 표기하도록 지시하는 수준에서 단속을 마무리 지었다. 마지막 동대문에 위치한 세 번째 업소는 대학가 인근이었다. 우영기 단장은 “이런 대학가가 보통 원산지표시위반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속반은 우선 시료채취를 위해 1등급 한우로 표시된 등심과 차돌박이를 시켰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최덕순씨는 “등심을 면밀히 살펴본 단속반은 고기에 기름을 바른 것이나 육색 등이 검은 빛을 띠는 것으로 보아 수입육일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계장은 “맛이나 풍미로 확답을 얻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시료채취를 위해 일부를 남겨두고 본격적인 단속을 시작했다. 등급판정 증명서부터 구매대장 등을 철저히 체크했지만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위반업소를 적발하지 못한 아쉬움에 서로 말을 아꼈다. 우영기 단장은 “결국 우리 같은 단속반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야 말로 궁극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 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