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출하 속출…품질 저하 부작용도 업계 “계획 출하·입식만이 가격 안정책” 한우가격의 상승세로 한우농가들이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마냥 웃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송아지 가격은 비육농가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송아지 가격의 상승은 곧 생산비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송아지가격은 안정적인 농장경영에는 부담이 된다. 오늘 당장 송아지를 입식하더라도 최소 2년이 지난 후에야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마냥 좋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농가로서는 비싼 송아지가격은 부담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호황은 곧 불황의 징후’라는 말처럼 업계에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정액 판매량이 크게 증가해 내년에는 송아지 생산이 수요보다 높아 송아지 시세가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세가 높을 때 번식률이 높아지고, 시세가 낮을 때 번식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높은 가격은 유통에도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실제 현재 유통업계는 가격 상승세로 인해 조기출하, 유통업체의 자금압박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올 추석물량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한껏 오른 한우고기 가격으로 인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중도매인은 “지금 가격으로 한우고기를 유통해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 실제 올 초 1++등급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지금은 1+등급은 고사하고 1등급도 사기 어려운 상황” 이라며 “중도매인들의 자금압박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시장가격이 높아져 산지에서 출하시기를 앞당겨 소를 내는 조기출하현상도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등급이라도 출하월령을 지키지 않는 소는 맛과 풍미가 떨어진다” 며 “최근 경락가격이 높아 농가들이 출하월령을 앞당겨 1~2개월 이상 빠르게 출하하고 있어 좋은 한우고기를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한우가격상승은 과잉수요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과잉수요에 원인이 있는 만큼 어느 누구도 한우가격을 조정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과거에는 쇠고기 수입량을 늘려 국내 쇠고기 가격을 조정했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 또한 쉽지 않다. 수입육과 시장차별화를 이룬 한우고기의 시세는 수입량과는 별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체 한우농가 스스로가 계획적인 출하와 입식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한우농가들이 사는 길은 결국 품질차별화와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유지한 상황에서 생산비를 낮추는 것” 이라며 “한우고기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송아지가격도 높아져 이는 농장경영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적절한 가격에서 송아지 입식과 출하가 이뤄지는 가운데 품질로서 수입육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농가의 노력이 뒷받침될 때 한우산업은 개방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가들은 한우가격이 내부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안과 동시에 과거와 같은 폭등과 폭락을 줄타기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더 이상을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협회가 나서 안정화대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