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본지 이상호 발행인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한우 브랜드를 말할 때 ‘횡성한우’는 항상 가장 먼저 손꼽힌다. ‘횡성한우’가 남다른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된 이유는 횡성의 한우사육농가들과 축협, 자치단체가 손잡고 한 발 앞서 한우를 개량하고 육질 고급화를 통한 품질 차별화를 이루면서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가치가 급속하게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업 방식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이제 자치단체와 횡성축협, 한우농가들은 오는 14일 횡성 섬강 둔치일원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되는 제6회 횡성한우축제를 앞두고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늦은 오후 횡성군청 군수실에서 본지 주관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고석용 횡성군수<왼쪽>와 고명재 횡성축협 조합장<오른쪽>이 밝힌 ‘횡성한우’의 비전을 소개한다. 축산인 오랜 땀과 열정의 결정체…모방할 수 없어 ▲사회=전국 축산물 브랜드 중에서 횡성한우의 인지도는 제일 높다. 홍보비를 많이 쓰지도 않는 것 같은데도 이런 성과를 얻게 된 이유는 횡성축협이 가장 기본에 충실하면서 제대로 브랜드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농가 숫자나 산업 비중을 보면 농촌경제에서 한우산업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한다. 횡성한우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치단체나 축협, 농가 모두의 역할이 각각 있을 것이다. 우선 조합장께서 횡성한우의 비전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말문을 열어달라. 횡성한우는 지역경제 주력산업…비전 공유 상생발전 힘써야 상품위주 전략으론 한계…부가가치 높일 콘텐츠 개발이 긴요 횡성한우 주체 정확히 인식, 브랜드 보호 육성 시스템 강화를 ▲고명재 조합장=횡성한우는 지역경제의 주력산업이다. 농가 소득은 기본이고 유통, 외식산업으로까지 발전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이에 따른 관광산업의 발전이다. 관광산업으로 횡성의 자연적, 환경적 자산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올리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물론 유통·가공분야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상당하다. 지역경제의 주력산업으로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바로 횡성한우이다. 이와 관련해 자치단체에서도 횡성한우산업의 올바른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손과 발의 기능이 다르듯이 행정은 행정대로, 축협은 축협대로, 또 농가는 농가대로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해, 행정기관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정하고 매진하면 횡성한우는 지역경제에서 더욱 효자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고석용 군수=횡성한우는 지역경제의 버팀산업을 넘어 주력산업이 됐다. 농업이든 한우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다. 다른 의도와 목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소는 축산인을 위해 존재하는 축협이 담당하고, 농협은 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다. 횡성한우는 횡성축협의 명품한우가 있어 최고의 브랜드로 존재하는 것이다. 횡성한우만 하면 몰라도 외지 소까지 들여와 문제를 만드는 일부의 사례는 앞으로 없어야 한다. 횡성한우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너도나도 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행정이나 축협, 농가들은 십여 년 고생했다. 행정도 그동안 횡성한우 명품화사업에 600억원 정도 투자했다. 앞으로도 중장단기 발전전략을 세우고 2014년까지 총 625억원을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분야에 체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민자를 포함한 총 288억원을 들여 횡성한우문화촌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중요한 점은 횡성축협의 ‘횡성한우’가 무너지면 횡성한우 브랜드 자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걸 지켜낼 때 암소라든가, 고급육 외의 횡성지역 한우도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횡성군은 지난해 횡성한우 보호 육성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올 초 군수가 책임지는 횡성한우 품질인증제를 도입했다. 원칙은 분명하다. 지금처럼 두개의 한우사업단으로는 안 된다. 생산자들이 하나로 뭉쳐 한우사업단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갈등을 풀어야 된다. 그 과정에서 영역을 분명히 해 축협은 축산, 농협은 농업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갈등을 푸는 것이고, 적어도 올해 안에는 가능할 것이다. 횡성한우가 앞으로도 최고 자리를 지켜내려면 사양기술과 여건도 남보다 앞서가야 한다. 차별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할 생각이다. 우선 한우사육농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양질의 조사료를 공급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사료포를 만들고, 사료용 옥수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횡성한우의 세계화 전략도 구상 중이다. 미국 LA처럼 한인들이 많은 곳부터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미국 현지에서 시식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저지방육을 어떻게 가공해서 부가가치도 올리고 소비도 지켜주느냐가 횡성한우가 풀어야 하는 과제이다. 유통 쪽에서도 최고는 최고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횡성한우도 앞으로는 맛으로 먹는 문화를 뛰어 넘어 분위기로 먹는 문화를 조성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최고의 육질에 걸맞은 최고의 서비스 제공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음식으로 팔면 단순한 먹을거리지만 문화로 팔면 부가가치를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축산조합(정육점)도 어느 시점이 되면 한 틀에 묶어 ‘횡성한우’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강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방역도 중요하다. 전체 농가 소독자동화 시스템도 지원할 생각이다. ▲고 조합장=우리는 지금 농가 위주의 생산적 단계에 너무 몰입돼 있다. 이제 우리도 건강과 환경을 접목해 고객들을 유인해야 한다. 단순한 제품생산 보다 훨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고가 협동조합보다 앞서 있다. 좋은 정책을 기대한다. 횡성한우도 상품위주의 전략으로는 한계가 올 것이다. 차세대 브랜드를 어떻게 개발하고 준비할 것인가가 상당히 중요하다. 횡성한우산업은 지역적으로 우시장이 발달한 가운데 뜻있는 사람들이 개량사업에 앞서가면서 전국 최초로 본격적인 비육을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우가 농업적 역할에서 고기생산기능으로 발전되고 그 후에 브랜드화를 이뤘다. 우리는 수입 장벽이 없어지던 95년부터 2003년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 그 결과가 상품으로서의 브랜드를 완성시킨 원동력이 됐다. 자기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 브랜드 지위 유지에 중요한 배경이 됐다. ‘축산은 축협 영역’ 분명한 원칙 입각 갈등 해소 기대 최고의 육질 걸맞은 고품질 서비스 기반 마련 뒷받침 세계화 도약 전방위 전략 모색…‘문화촌’ 조성도 추진 ▲고 군수=횡성한우의 자산가치는 500억원 정도지만 유통, 외식 종사원까지 따지면 굉장히 많은 군민들이 한우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현재 가장 큰 고민은 현재 국토계획상 준 수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횡성이 10년 내에 수도권으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올해 착공한다. 수도권서 원주까지 이어지는 전철역을 횡성 인근으로 끌어들이면 실질적인 수도권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수도권서 인구 유입이 예상된다. 지역발전을 위해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인구 유인도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환경과 자연이 상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정한 환경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자연도 지켜내고 축산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소규모 농가들을 위한 권역별 집단농장도 고민 중이다. 만약 단지화가 성공하면 축산농가들은 전문가들을 고용해 보다 전문적인 사육이 가능하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고 조합장=상당히 앞선 사고다. 그러나 아직은 분위기 상 빠른 감도 없지 않다. 한우산업 특구를 지정해 환경적으로 자연스러운 곳에 조성하면 좋겠다. 문제는 자본력을 앞세워 들어오는 대규모 축산이다. 횡성한우의 가치를 지금까지 만들어온 주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10년 먹인 농가와 이제 시작하는 농가의 고기질은 다를 것이다. 그걸 인정하는 시스템을 이제는 좀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횡성한우의 맛은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거의 그동안의 개량노력과 사양관리기술, 그리고 자연환경, 물, 기후일 것이다. 적어도 횡성 땅에서 비육한 한우에만 횡성한우 브랜드를 붙이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고통스러워도 원칙은 희생을 감수하고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고 군수=그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절체절명의 원칙일 것이다. 횡성축협은 10여 년 전부터 씨수소, 암소를 가꿔오는 시스템을 갖춰왔다. 제일 중요한 것은 노하우와 열정이다. 횡성축협의 열정이 횡성한우를 만들어낸 것이다. 남다른 생각의 실천이 남보다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고 조합장=암수 동시개량을 2005년도 시작해 이제 씨수소가 보증됐다. 횡성한우 종모우 체형은 전국에서 제일이다. 그 씨를 뿌린 것이 올 연말에 나온다. 횡성한우 개량 검정사업의 뿌리를 찾은 것이다. 더욱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으로 축산농가들의 생산비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고 군수=정액도 중요하지만 밑소가 중요하다. 좋은 밑소는 8~9산까지 좋은 송아지가 나온다. 그런 노하우는 다른 지역에서 못 따라 온다. 축산농가 스스로 쌓은 노하우가 횡성한우가 다른 지역 소보다 앞서가는 강점이다. 이제 횡성군민, 축산농가, 그리고 횡성한우를 사랑하는 소비자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횡성한우를 지속적으로 잘 가꾸고 키워 좋은 먹을거리로 지켜내겠다. 또 한식세계화와 연계해 서울 G20 정상회의 만찬에 횡성한우 공급을 추진하는 등 세계시장의 명품한우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각오이다. 올해 6회째인 횡성한우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횡성한우의 우수성을 알리는데도 노력하겠다. ▲고 조합장=횡성한우는 한우농가만의 것이 아니다. 군민 전체의 것이다. 모두가 내 것이라는 애정을 가져달라. 같이 좀 더 알뜰하게 가꾸고 육성시켜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축산농가의 것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지역의 전체적인 자산이라는 생각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사회=농가가 주인이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점에서 횡성한우는 좀 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모두가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횡성한우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