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핑 불량·이상발효·수분과다 문제 해결을
부처간 이견으로 ‘놀고 있는 땅’ 너무 많아
“지금 축산현장에선 국내산 조사료가 결코 싸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축산 농가들이 국내산 조사료를 선호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
이경용 조사료축협조합장협의회장(당진낙협장·사진)은 국내산 조사료 사업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품질을 꼽았다.
지난 20일 당진낙협 조합장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랩사일리지 방식으로 제조돼 유통되고 있는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품질관리와 제품 균일성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상황을 빨리 타개해 국내산 조사료의 신뢰를 끌어 올리지 않으면 사업이 쉽게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을 내비쳤다.
“국내산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랩사일리지 제품에서 종종 수분함량이 과다하거나 이상발효, 랩핑부위 파손에 따른 제품 손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돌출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랩사일리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전국적으로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심할 경우 10개 중 4~5개 이상에서 문제가 발생되기도 했다. 올해도 그런 상황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문제가 된 조사료를 제외하고 건물량을 기준으로 하면 농가들이 느끼기에 국내산이 싸지만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조사료 생산 경영체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정책적으로 국내산 조사료 품질기준 마련, 트렌치사일리지 활성화 지원대책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양질의 국내산 조사료 생산 활성화의 걸림돌 중 하나로 정부 부처 간 이견 차이를 꼽았다.
“전국적으로 보면 조사료 재배 확대의 최적지가 부처 간 이견으로 놀고 있다. 간척지 하천부지 유휴지의 활용방안에 대해 관련 부처들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료 증산정책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
이 회장은 “국내산 조사료 사업은 정부가 FTA 대책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며 “품질이 보장되고 재배지역이 늘면 축산 농가들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