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수정란이식(E.T)에 대한 연구가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그 기술이 업계와 가축인공수정사에게 널리 보급되면서 산업화 되는 추세다.
그러나 국내에서 E.T가 거론된 것은 한국동란 이후인 1954년 부터다.
최근 국내 가축번식학계의 대부 서울대학교 임경순 명예교수(80세)에 의하면 “1954년 서울대에 입학하여 재학 중 E.T에 관한 강의를 듣고 한국에서는 이 기술이 언제 실험되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고 밝혔다.
지구상에서 E.T 기술은 Heap(1980)가 토끼에서 성공한 이후 1930년대에는 산양과 면양에서 성공했으며, 1950년대에는 돼지에서 성공했다는 기록이다.
소에서는 Willet(1951)가 처음으로 E.T에 의해 송아지를 얻었는데 이때는 수정란을 개복 수술하여 이식했다. Mutter 등(1964)이 소에서 수정란을 비 외과적으로 이식하여 송아지를 얻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국내에서 E.T에 의해 젖소 암소가 한우 송아지를 분만하는데 최초로 성공한 것은 1986년 12월17일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학과(現동물생명과학과) 번식연구실 임경순 교수팀에 의해서다.
젖소 암소 자궁에 한우의 수정란을 이식하여 젖소 암소가 한우 송아지를 분만케 한 것이다.
임경순 교수는 “E.T로 송아지를 얻으려면 공란우로부터 질이 좋은 난자를 많이 얻어야 한다. 수란우가 수정란을 이식받아 수태하려면 수란우와 공란우의 발정이 동기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경순 교수는“발정동기화란 공란우의 발정과 수란우의 발정시기가 일치해야 하는 것이다. 발정동기화 처리를 하려는 수란우는 발정주기 5~16일 사이에 황체기에 있는 소이어야 한다. 공란우와 같이 수란우도 처리하기 전에 적어도 2회 이상 정상적인 발정주기를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암소를 수란우로 사용하려면 평소 관찰을 통하여 암소들의 발정주기를 파악해야 옳다는 것이 임경순 교수의 지론이다.
임경순 교수는“제자 가운데 김종국 박사(전북대 교수)도 정구민 박사(한국생명과학연구소장·21세기생명과학문화재단이사장)과 같이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나름대로 수정란을 채란하고 이식하는 기술을 습득했으며 연구에 정진하였다. 김종국 박사는 묵묵히 끈기 있게 연구를 수행하였다. 1984년부터 1986년까지 그의 끈기 있는 꾸준한 연구가 결실을 맺어 드디어 1986년 12월 17일 젖소가 E.T에 의한 한우송아지를 분만했다”고 회상했다.
임경순 교수는 “젖소가 낳은 한우 송아지는 한우가 낳은 송아지에 비해 체중이 무겁고 체구가 컸다”고 말하고 “이 기술은 한우의 송아지가 부족할 때와 젖소의 송아지가 남아돌아갈 때 젖소에서 한우 송아지를 생산하려 할 때 응용하면 좋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