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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주목받는 산지생태축산 현장>체험관광 연계 생산물 자체 소화

‘산이 곧 농장’…행복하게 자라는 흑염소들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흑염소 사육 강원 평창 ‘산너미 농장’

 

국도를 나와 시골길을 지나고, 다시 굽이굽이 산길을 열댓개쯤 돌았을까. 멀리서 ‘산너미농장’이라고 쓰여있는 큼지막한 돌기둥이 보인다. 그리고 또 오솔길을 한참 달렸다. 산너미농장(대표 임두규)은 산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었다. 주소는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회동리 산너미길 210번지. 농장에 올라서니 그 풍경이 장관이다. 멋드러진 동양 풍경화를 강원도 산속으로 옮겨놓은 생각이 든다. “야호” 외치면 당장이라도 더 큰 “야호”가 귓가를 때릴 것 같다. 사실 말이 농장이지, 산너미농장은 그냥 흑염소들이 살고 있는 높은 산이다.

 

9만평 규모 초지서 흑염소 200두 사육
자연순환농업 실천…민원걱정은 ‘전혀’
1년 내내 방목…겨울만 사료급여 관리
환경규제·악성질병 대응…부가가치 제고

 

임두규 산너미농장 대표는 “예전에는 20여 가구가 살았던 동네였다. 하지만 모두 떠났고, 지금은 덩그러니 혼자 남았다”고 설명했다.
농장이름이 특이하다고 물었더니 “‘산너미’는 동네이름이다. ‘산을 넘으니 아름답다’는 뜻이다”고 답했다.
산너미농장은 일단 넓다. 얼핏봐도 산봉우리만 대여섯개다. 한바퀴 돌려면 두세시간은 족히 걸릴 만 하다. 임 대표는 “초지만 무려 9만평이다. 여기에 흑염소 200마리가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육이라기 보다는 그냥 깊은 산속에 흑염소를 풀어놨다고 보면 된다.
흑염소 입장에서 보면 세상은 온통 먹거리 천지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누가 괴롭히지도, 위협하지도 않는다. 특별히 먹이를 줄 이유도 없다.
흑염소들은 자생적으로 난 풀들을 맛나게 먹으면 된다.
임 대표는 “12~2월 눈이 쌓여있는 겨울에만 흑염소를 관리한다. 그 때는 사료와 건초, 물을 준다”고 말했다.
나머지 기간에는 흑염소들이 스스로 알아서 살도록 놔둔다. 연중 방목이다. 비가 와도, 번개가 칠 때도 마찬가지다. 흑염소들은 그래도 잘 자란다. 주위에 잡초, 약초, 목초 등 보양식 널려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흑염소는 아무거나 잘 먹는다. 사료작물을 따로 심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당연히 냄새와 민원걱정은 하지 않는다. 흑염소 분이 워낙 작기도 하지만, 그 냄새도 많지 않아서다. 설사 냄새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산속 깊은 곳에서 이웃까지 퍼져나갈 리도 없다.
분뇨는 자연에 흡수돼 식물들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우리 축산인들이 늘 강조하는 자연순환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임 대표는 흑염소의 또 다른 강점으로 질병에 강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인근 축산농장에 FMD가 발생해 잠깐 긴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라도 오다가 지쳐서 돌아가게 된다. 한번도 악성가축질병에 걸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가가치 역시 높다. 임 대표는 소 한마리 먹일 사료 양이면 흑염소 20마리가 실컷 먹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흑염소 가격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단체 회식용(15명~20명) 흑염소 한 마리 가격은 대략 70만원선이다.
산너미농장은 흑염소를 다른 유통망에 넘기지는 않는다. 체험관광과 건강원 등을 통해 흑염소 전량을 자체소화한다.
산너미농장 안에는 도시민들이 하루 쉬고 힐링하는 황토방이 들어서 있다. 손님들은 이쪽저쪽 사방에 널려있는 취나물, 곤드레, 더덕, 도라지, 황기 등 산채들을 따면서 자연과 호흡한다.
물론 흑염소 고기를 맛볼 식단이 마련돼 있다. 임 대표는 “흑염소 고기가 건강식이라고 소문나면서 주문량이 많이 늘었다. 최근에는 직장인 단체 회식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생산과 관광 등을 연계한 6차농업이다. 게다가 산너미농장은 농장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산책코스가 된다.
임 대표는 계절마다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주말에는 꽤 북적인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도 오고 방송도 타면서 제법 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산너미농장은 체험관광에 머물지 않는다. 임 대표는 아들과 함께 농장아래 국도변에 휴게소와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휴게소와 건강원이 흑염소 유통망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임 대표는 “여기서 파는 흑염소 엑기스는 동네 특산물 대접을 받는다. 산너미농장을 한번이라도 방문한 고객이라면, 믿고 또 찾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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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너미농장 임 두 규 대표

 

산지생태축산, 친환경·동물복지 부합…FTA 시대 대안

 

임두규 대표는 축산인이다. 지난 80년 대관령축산고를 졸업한 이후 줄곧 축산업 한우물을 파고 있다.
임두규 대표는 “처음에는 한우사육에 뛰어들었다. 당시 돈이 없어서 남의 소를 대신 키웠다. 그 댓가로 새끼송아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5만3천원이 들어있는 저금통을 깨서 어미염소 한마리와 새끼염소 두마리를 샀다. 그렇게 흑염소와 인연을 맺었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번돈(새끼송아지)을 가지고 주위 땅을 샀다. 딴전 피우지 않고 땅을 조금씩 불려갔고 오늘날 산너미농장을 일구게 됐다.
흑염소에만 전념한 것은 2002년부터다.
임 대표는 “한우사육과 달리 흑염소사육은 일손이 덜 든다. 그리고 다른 축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웰빙 추세에 따라 흑염소 고기 인기가 높다. 앞으로 전망도 꽤 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산지생태축산이라는 것이 축산미래 한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체험관광 등 또 다른 수익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식품안전성 요구, 환경규제, 냄새민원, 자연순환농업, 동물복지 등 축산업의 긍정적 가치를 뿜어낸다는 주장이다.
다만, “소, 돼지, 닭 등 주요 축종에만 정책지원이 집중돼 있다. 흑염소 등 기타 가축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자연과 하나될 때 매우 행복하다는 임 대표. 그는 “FTA 개방화에 대비해 수입축산물과 차별화할 무기가 필요하다. 산지생태축산은 그 한 모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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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산지생태축산 정책 방향)

 

체험관광 연계 6차산업 모델로 육성 지원

 

내년 예산 39억원 반영…시범농장 장비구입 등에 활용
경제성 분석 등 통해 유형·축종별 2017년 표준모델 확립

 

농식품부는 산지생태축산이 가축질병, 환경규제, 식품안전성, 곡물사료 해외의존 등 축산업 체질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축산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가공과 관광·체험 산업 등과 연계하면 훌륭한 6차산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 2013년 전문가들이 참여해 산지생태축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수사례집을 비롯해 산지초지 조성방법, 그리고 관리와 이용방법 등을 담은 운영매뉴얼을 발간·배포했다.
2014년부터는 산지생태축산농장 시범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해 2015년 10월 현재 총 22개소를 선정했다. <표 참조>
농식품부는 시범농장 수를 내년까지 40개소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2016년 정부 예산안에 39억원(보조, 융자)을 반영해 시범농장 초지조성과 컨설팅, 기계·장비 구입, 기반시설 확충 등에 활용키로 했다.
컨설팅팀을 통한 친환경축산물·HACCP 인증 등 현장 애로사항 해결에도 힘쓸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특히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초지법 시행규칙’을 개정(14~15년)해 초지 내 부대시설 범위를 넓혔다. 또한 산림청과 협업해 임업용 산지에서 가축방목 허용면적을 확대(3ha→5ha)하고, 신고제로 전환(‘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14.9.24)했다.
더불어 요존국유림 사용을 위한 대부가능 행위에 가축방목을 포함하고(‘국유림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 15.12월 예정), 임간방목지 내 목초종자 파종행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산지관리법’ 개정안 15.10.21 국회제출) 등을 추진하고 이다.
농식품부는 2017년 시범농장을 대상으로 경제성 분석 등 운영성과를 종합평가해 유형별·축종별 표준모델을 확립하고, 표준모델이 되는 산지생태축산 농장에 대해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2017년 중장기 산지생태축산농장 활성화 방안을 재정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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