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한 가지 길을 선택하여 수십 년간 변함없이 정도(正道)를 걸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멋진 인생이 될까? 축산업에 몸을 담은 지 어느덧 40여년… 수많은 역경과 난관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굳건히 한 길을 가고 있는 한우 농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충남 예산군 오가면 분천리에 위치한 은현농장(대표 김은현, 이연분)이 그곳이다. 은현농장 김 대표의 올해 나이는 88세, 김 대표는 젊은 시절 겪은 빈곤한 생활고를 자식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기 위해 근검절약으로 평생을 초지일관 하며 인생을 살아왔다고 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뜨거운 한우산업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는 은현농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트랙터 직접 운전…축분처리도 거뜬
TMR만 넉넉히 주면 소들 알아서 잘커
1+이상 71%…평균 도체중량도 평균이상
김 대표는 건축업으로 자수성가한 후 그 당시 노후준비를 위해 현재 축사소재지 일대의 토지를 구입하게 되었으며 향후에 그 땅이 한우와 인연이 시작하게 된 밑거름이라 밝혔다.
한우 암소 5두와 첫 인연을 맺고 매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중 소 전염병인 ‘브루셀라’ 로 인해 안타깝게도 사육중인 모든 소를 떠나보내게 되는 위기도 겪었으나, 현재는 암소 40두를 포함 총 110여두의 한우를 부부가 건실하게 일괄사육하고 있다.
김 대표의 농장 일과를 살펴보면 참으로 부지런하다. 새벽 4시 반이면 어김없이 기상, 송아지부터 큰 소들까지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것부터 시작한다.
특히 요새 부쩍 추워진 날씨로 인하여 소들의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데 김 대표는 꾸준한 관찰을 통해 이상 유무를 신속히 발견하여 예방과 치료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축업에 종사했던 경험을 살려 트랙터를 직접 운전하여 축분을 처리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2005년부터 영양자원연구소와 함께하고 있는 은현농장의 최근 5년간 출하된 한우 거세우 (220두, 30.8개월령)의 출하성적은 1++ 등급 35%, 1+등급 이상 71%로써 지역의 평균보다 월등히 높고 (2014년 예산군 1++등급 15.5%, 1+등급 이상 52.4%) 평균 도체중량 430kg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출하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대표의 신념과 성실함으로 일구어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농장주의 연령과 사육규모를 고려해 볼 때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해 노하우를 묻자 김 대표는 다음과 같이 귀띔했다.
김 대표는 “사육중인 한우 거세우와 암소는 TMR 사양관리를 적용중인데 TMR 사료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급여가 편리하다”며 “이 사람(최장훈 책임연구원)이 시키는 대로 TMR만 넉넉히 주면 소들이 고르게 잘 크고 송아지도 잘 낳으며 잔병치레도 없어서 일도 쉽고 기술도 필요 없다” 며 만족해했다.
김 대표는 “같은 사료를 먹고 같은 장소에서 자라더라도 유전적인 능력에 따라 성장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고 강조하고, 현재 사육중인 암소의 사육두수는 유지하여 일손은 최소화하고 한우개량에 더욱 매진해 자질이 뛰어난 암소를 바탕으로 우수한 자가 생산 고급육을 만들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자녀들로부터 은퇴와 휴식을 권유 받고 있지만 앞으로도 10년은 더 거뜬하다며 100세까지는 한우를 키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영양자원연구소 황성국 박사(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