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나눔, 평생 두 길에 매진
양돈업계 개인기부 늘어나 보람
지역에서 받은 사랑 되돌리는
선순환적 나눔 적극 앞장설 것
한 우물만 파기도 어려운데 축산업과 나눔, 두 길에 평생을 바치는 이가 있다. 돈마루의 이범호 대표다. 이 대표는 어려웠지만 기쁨으로 함께 해온 지난 기억들을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지역노인 생일잔치, 장애우 일자리 마련, 건국대와 서울대에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양돈업에 종사하면서 변함없이 지역의 노인들과 다문화가정를 후원하며 나눔의 삶을 실천해온 이범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눔을 실천하면서 내가 더 큰 행복을 느꼈다. 자신 말고도 곳곳에서 나눔을 실천하며 각자의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중인데 되레 이렇게 노출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나눔은 내 삶의 일부” 돈마루의 이범호 대표는 자신의 봉사활동에 대해서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절해 어렵게 인터뷰를 했다.
이 대표에게 나눔은 삶의 일부였다. “뗄 수 없는 몸의 일부분이다”며 “나눔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다”면서 소중한 의미를 뒀다. 나눔은 당연한 거였다는 설명이다. 농장을 위해서 축산을 전공했고, 대학을 다니던 어려운 시절 사회나 국가로부터 빚을 졌으니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대표는 성경 말씀 중에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을 나눔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10여년전 딸의 대학 입학 기념으로 캄보디아 우물파기 작업에 500만원을 기증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딸이 대학원에서 CSR 학문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해외봉사활동에 대해서도 과거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우리도 다른 나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던 만큼 우리도 해외봉사에 대한 시각을 달리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범호 대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외된 이웃에 집중했다.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이다. 한국인 남편과 베트남 아내가 부부로 연을 맺고 국내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무료결혼식을 해주거나 고향 보내주기, 자녀들에게 베트남어 가르치기 등 정말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고자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예전 길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찾아가 보니 모녀만 살고 있었다. 어머님이 기면증에 시력도 안 좋아 그냥 돌아설 수가 없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안과 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교회에 후원금을 계속 보냈다”며 제도권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다며 주변을 둘러보라고 권했다.
“봉사활동 하는데 적당한 시기는 없어”
이 대표는 “내 삶 속에서 나눔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봉사활동을 하기에 적당한 시간이나 시기는 없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전, 재능기부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이 있다. 그렇지만 주는 이나 받는 이가 모두 상처받을 수가 있다. 이제는 CSR분야도 학문을 통해 기부방법, 쓰이는 방법 등이 연구돼야 할 분야”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개인 기부가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인들과 여러 가지 나눔활동을 한 덕택에 최근 양돈인들이 개인기부가 늘어났다”며 내 작은 활동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준 것 같아 보람되다고 밝혔다.
이범호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나눔활동을 통해 지역에서 받은 사랑을 지역으로 되돌리는 나눔의 선순환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범호 대표는 현재 돈마루 대표, 성지농장 대표, 나람사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서울대 축산학과 양돈 경영인협의회에서 활동하면서 일가재단 통일장학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