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편집국장 새해를 여는 1월이다. 1월(January)의 어원은 ‘문(門)’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다. 문의 수호신 ‘야누스(Janus)’는 문의 안쪽과 바깥을 바라보는 두 개의 얼굴을 지녔다. 정부는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하게 되면 친환경적인 축산을 할 수 있게 돼 질병과 냄새가 줄어들어 민원건수도 감소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지속가능한 축산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 축산인은 무허가축사 적법화가 해결되지 않게 되면 앞으로 두어 달(3월 24일) 후에 벌어질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내 축산업은 반토막이 난다. 전체 축산업 허가·등록농가 12만6천호 중 6만190호가 무허가축사다. 이 가운데 적법화 완료농가는 8천66호이며, 진행중인 농가는 1만3천688호다. 따라서 이러저러한 불가피한 사유(물리적인 어려움 등)로 적법화를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결과적으로 범법자가 되고 축산을 포기해야만 한다. 이를 보면 우리 축산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미세먼지보다 더 답답하고 갑갑한 지경이다. 축산인들은 “적법화 안되면 우리는 어떡하죠?”라고 묻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류만 접수시켜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말한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 정유년을 보내고 무술년 새해를 맞았다. 우리는 새해를 맞을 때마다 한국축산이 처한 위기상황을 얘기하며 엄중한 상황인식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강조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축산은 본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시작된 이후 30여년을 개방이라는 파고(波高)에 시달려 왔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에 따른 WTO 출범, 미국 등 세계 각국과의 FTA 체결이 그것이다. 본지 역시 이 난을 통해 위기극복을 위한 범 축산계의 공동노력과 정부의 축산중시정책을 기회 있을 때마다 촉구해왔다. 한국축산은 지난 30여년의 개방파고 속에서도 선전해 왔으며 구조개선과 경쟁력제고 등 나름대로 성과도 이뤄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규모화 드라이브에 힘입어 부업축산 위주의 산업지형이 전기업 규모로 재편된 것이나 등급제와 같은 제도마련으로 인한 품질경쟁력 제고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급속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 즉 적지 않은 그늘도 생겨난 것이 사실이다. 사육시설의 조밀성(稠密性)에 따른 가축전염병의 심각함이나 악취 등 환경문제 유발 등은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축산
윤봉중 본지 회장 이제 사흘 후면 개띠 해(戊戌年)인 2018년 새해를 맞는다. 세월이 세상 사정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고 보면 묵은 달력을 떼고 새 달력을 거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송구영신의 계절은 대부분 안타까움과 초조함으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못다 이룬 지난날의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앞날에 대한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 축산업은 올 한해도 많은 현안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새해로 넘겨지게 돼있다. 전국의 축산농가가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은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무허가 축사문제의 경우 축산업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여태 가시적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한·미 FTA협정 재개정협상도 축산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AI를 비롯한 질병문제도 축산인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들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정부차원의 정책적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윤 봉 중 본지 회장 며칠 전 모처럼의 대청소 끝에 책장 뒤쪽에서 ‘10년 후 한국’이란 책을 찾았다. 2004년 서점에 나오자마자 구입하고 밤새워 읽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년이라니 강산이 변하고도 남았을 세월이 한 순간처럼 느껴진다. 경제학자인 저자(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장)는 이 책에서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를 중심으로 10년 후 한국의 모습을 진단하고 있다. 먼지를 털어 낸 책을 다시 읽다가 거대조직 농협의 10년 후를 생각해봤다. 필자에게 농협이 처한 여러 가지 상황이나 10년 후를 이 책의 저자처럼 명료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할 능력은 없지만 농협의 미래를 어림해볼 수 있는 요소는 한 둘이 아니다. 현재 농협조합원은 65세 이상이 70%이며 70세 이상도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끝자리까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더라도 농촌인구의 고령화추세를 감안하면 크게 틀린 수치는 아닐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10년 후 농협 조합원들의 연령분포는 75세 이상이 70%, 80세 이상이 40%에 달하게 된다. 현 조합원들이 그때까지 조합원자격을 유지할 경우 그렇다는 얘긴데 이런 상황은 농협으로서는 재앙이다. 물론 귀농·귀촌으로 인한 신규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단협)가 지난 16일 문정진 토종닭협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물밑 갈등을 증폭시켰던 회장선출 문제는 일단락 된 셈이다. 물론 회장선출이 일단락됐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라고도 할 수 있다. 축단협회장은 대단한 명예나 경제적 보수가 따르는 자리가 아니다. 직무성격상 봉사직일 수밖에 없는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갈등의 씨앗이지만 단체 간 의견대립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 왔던 축단협의 지난날에 비춰 볼 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새 회장선출을 마친 축단협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축단협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구성단체들의 냉철한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새 축단협회장의 자세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회장선출이 뜻있는 축산인들의 염원처럼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이었다는 점에서 축산은 물론 관련업계를 모두 아우르는 포용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이다. 축단협회장이 헌신적 봉사자의 자세로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축단협은 축산업과 관련업계의 대표기구로 자리매김하며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축단협은 현실적
1985년 9월 28일 창간한 축산신문이 어제 날짜로 창간 32주년을 맞았다. 축산신문이 창간할 무렵은 양축규모의 전업화가 싹트는 한편으로 농촌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던 소 값 파동의 암운이 밀려오는 시기였다. 이와 같은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매년 맞는 창간기념일은 그저 호(號)수의 변경 내지는 연장쯤으로 인식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꽃잎이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는 말처럼 그것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고 나름의 축적(蓄積)이기도 했다. 먼저 격동과 축적의 세월을 함께 하며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제위와 축산업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축산업은 1980년대 이후 수입개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남이 걸어온 길을 답습해온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UR협상과 그 결과물인 WTO체제 출범, 그리고 FTA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개방화 과정을 거치면서 경주해온 규모화촉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제고 노력은 앞선 기술과 규모화로 무장한 축산선진국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이는 한국축산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축산은 이제 남이 걸어온 길이 아니라 지금껏 가보지 않은 새로운
윤 봉 중 본지 회장 어른이 되어서도 심리상태가 어린이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심리학에서는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부모에 대한 의존적 성향이 강한 사람을 일컫는 키덜트(어른아이·Kid+ Adult)란 말도 있다. 피터팬 증후군이란 용어는 기업규모나 내용으로 보아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분류되기에 손색이 없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이른바 체급의 상향조정을 애써 피하려는 한국 기업의 현실을 빗댈 때도 자주 쓰인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분류되기를 꺼리는 건 정책자금 지원혜택축소와 높아지는 사회적 의무 등 체급상향에 따른 부담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지향적 발전보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업이 많으면 경제는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사설(辭說)이 길어진 건 며칠 전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축산업계가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농축산부서를 두루 거쳐 이른바 ‘축산통’이라 할 만한 A씨가 재직시절 경험을 얘 기하며 기업규모로 성장한 일부 축산인들 중엔 의식상태가 아직도 1970, 80년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정부차원의 지원에만 기
살충제 계란파동은 한국축산의 총체적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주는 사안이다. 롤러코스터처럼 춤추는 계란 값이나 빗발치는 비난여론 등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단기대책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보듯 한국축산의 당면문제는 안일(安逸)성이다. 기본을 소홀히 하는 축산현장의 효율지상주의적 경향과 장기적 관점의 대책보다는 땜질식 단기처방에만 익숙해진 정책당국의 안일함이 살충제파동이란 참화를 낳은 것이다.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가축질병 이 근절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본을 소홀히 한 효율지상주의나 규모화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조건이며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국내산 축산물은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안목을 높인 소비자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무한한 세상을 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런 눈높이를 맞추려면 첫째도 둘째도 신뢰다. 질이 좋으면서도 틀림없이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축
윤 봉 중<본지 회장> 한비자(韓非子)에 학택지사(涸澤之蛇)라는 고사(故事)가 나온다. 말라버린 연못 속 뱀들의 생존을 묘사한 것인데 내용은 이런 것이다. 한 여름 바싹 말라버린 연못 속에 살던 뱀들이 물이 있는 인근 연못으로 가기 위해 모였으나 마을 앞을 지나는 게 두려워 모두 망설이고 있었다. 이 때 덩치가 작은 뱀이 큰 뱀들에게 자신들을 업고 마을 앞을 지나갈 것을 제안했다. 큰 뱀이 앞장서고 작은 뱀이 뒤따라가면 사람들은 보통 뱀으로 알고 잡아 죽일지도 모르지만 큰 뱀이 덩치가 보잘 것 없는 작은 뱀을 등에 태우고 가면 사람들은 필시 자신들을 신령한 뱀으로 알고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뱀들은 이 제안을 수용했고 뱀들은 모두 새 연못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이다. 학택지사는 이른바 섬김의 리더십을 얘기할 때 종종 인용되는 고사지만 한국축산에도 딱 들어맞는 얘기다. 한국축산의 현주소는 그야말로 바싹 마른 연못이다. 관세제로화로 가는 시계바늘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는 재협상을 해야 하며 각종 질병과 악취문제로 인해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비교적 힘 있게 나아가던 축산정책도 활기를
이상호 본지 발행인 눈부시도록 고운 벚꽃이 춘흥에 겨워 어지러이 흩날리던 지난 4월초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바람도 쐴 겸 일본 농협을 견학 간다며 필자에게 동행을 권유했던 적이 있다. 지인이 협동조합에 워낙 진한 애정을 가진 분인지라 동행하고 싶었지만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하고 후일담이나 들려달라고 부탁했었다. 그 지인과 며칠 전 저녁을 함께 했다. 그가 다녀온 곳은 일본 남부의 오이타현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위치한 오오야마농협. 그야말로 산골에 위치한 조합이라 뭐 볼게 있나 싶었지만 실제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며 필자에게도 견학을 권유했다. 우리 협동조합에 참고가 될 것 같아 지인의 견학소감을 재구성 해봤다. #오오야마농협 방문은 시종일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 조합 옆 공터에는 흰 차일이 여러 개 쳐진 가운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파는 상인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은잔치였다. 조합사업 전이용대회나 조합원단합대회이겠거니 했던 우리의 짐작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일선조합이 상인과 시민들을 초청, 사은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진로와 역할을 우리나라
윤봉중 본지 회장 이런 아이러니도 없을 것 같다. 각종 질병으로 인해 비상이 걸리고 민생현장에서 체감하는 나라경제는 심각한 불황의 터널을 헤매고 있는데 우리 축산현장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물론 업종이나 규모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축산물시세는 축산현장에 단비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축산은 위기다. 축산인들의 인식이나 체감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경제를 얘기할 때 흔히 ‘삼성착시’를 들먹이는 논자들이 적지 않다. 반도체와 모바일분야에서 연일 신기록을 쏟아내는 삼성 때문에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전체적인 수출마저 호조를 보이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것이다. 무리한 비유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한국축산 역시 이와 유사한 착시현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당면한 축산물시세가 그렇고, 놀라울 만큼 짧은 기간에 이행된 축산경영단위의 전기업화가 그렇다. 농업총생산액의 42%를 상회하는 축산업의 외형적 비중도 우리 축산의 위기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리 경제는 1960년대 이후 질풍노도의 고도성장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으나 이를 뛰어
윤봉중 본지 회장 아이들 오줌 지리듯 찔끔 거리던 비가 마침내 쏟아 붓고는 있지만 날씨스트레스는 좀체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유난히 습하고 더운 날씨 탓에 스트레스지수는 위험수준을 넘나든다. 스트레스로 치자면 요즘 농축산관련 단체들을 바라보는 것도 이에 못지않다. 불신과 반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단체들의 모습은 이솝우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태양이 이글거리며 뜨거운 대지엔 흙먼지가 풀풀 날리지만 비는 내릴 기미조차 없고 숲 속엔 작은 옹달샘 하나만 남았다. 당연히 옹달샘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져 종국엔 숲속의 강자(强者)인 사자와 멧돼지가 맞붙었다. 사자와 멧돼지는 혈투를 벌였지만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던 둘은 지친 나머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렁 누워 버렸다. 그 때 공중을 선회하던 독수리와 까마귀가 이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둘은 싸움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세상사가 다 그렇듯 이 둘의 싸움도 끝까지 가면 승부는 나게 돼있다. 그런데 둘은 공멸(共滅)이란 파국을 피하기 위해 화해를 했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싸우다가 기력을 다하거나 상대의 일격에 자신이 나가떨어질 경우 둘 다 독수리나 까마귀의 먹이가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