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시찰단(단장 박남기)의 남한 경제 시찰 일정중 축산 산업분야를 포함 시킨 것을 우리 축산업계로서는 의미있게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더욱 진전된 남북 경제협력시대가 언젠가 도래할 경우 축산분야도 당당한 남북 경제 협력의 한 분야로서 자리매김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 경제 시찰단의 닭고기 산업 시찰부터 살펴보면, 북 시찰단은 지난달 28일 육계계열화업체인 (주)마니커(대표 한형석) 용인공장을 둘러본 뒤 국내 닭고기산업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남북축산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특히 북 시찰단은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우리 축산산업을 휙둘러 보고 간 것이 아니라 닭고기계열화 사업에 따른 계약사육과 사료배합비 및 품종은 물론 백신에 이르기까지 꼬치꼬치 캐물을 정도로 세심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북시찰단의 박남기단장이 국내에서 닭 사육 현장을 둘러보면서 북한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의 품종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관심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북 시찰단의 국내 축산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인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하겠다. 이는 또한 북시찰단 박단장이 축산현장 시찰중 언급한 여러 가지가 우리에게 신뢰를 주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미있게 평가하고 싶다. 이를테면 박단장이 한형석 사장으로부터 사업현황에 대한 브리핑에 이어 공장안내를 받은면서 "북한에 한번 와달라"며 한사장에게 초청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 그런 언급이 인사치레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닭고기 산업에 대한 남북 협력은 물론 앞으로 남북 경제 협력이 더욱 진전될 경우 축산산업에 대한 폭넓은 협력을 기대하는 마음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북 시찰단의 우리 축산에 대한 현장 시찰을 통한 남북 협력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실제 남북 협력이 본격화될 경우에 따른 준비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시대가 도래할 경우 축산부문에서 협력 가능한 분야는 무엇무엇이며, 또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학계에서 북한의 축산에 대해 소개하는 경우가 간헐적으로 있기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의 축산에 대한 기초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정도다. 어쩌면 북 시찰단이 우리의 축산을 이해하는 수준보다 오히려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따라서 이번 북 시찰단의 국내 닭고기 산업 현장 시찰과 남북 축산협력 가능성 확인을 계기로 북한의 축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당연히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북한 축산에 대한 연구와 함께 중국 축산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 축산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중국이라는 변수를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이든 협력이든 상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상대를 알고자 하는 노력이 그동안 너무나 미흡했음을 다시한번 지적하며, 필요하다면 북한과 중국 축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담당할 전문연구소라도 설립할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