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언제부터인가 한국 축산업의 현안이나 미래를 논할 때 마다 마치 숙어처럼 따라 다니는 단어가 있다. ‘지속 발전 가능’이란 단어가 그것이다. 축산을 곁에 두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어느새 성장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그 배경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간 60kg을 상회하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만으로도 쌀 소비량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기에 식량산업으로서 축산의 가치를 입증하는 더 없이 확실한 지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축산이 양적 성장의 여지가 많지 않음을 뒷받침 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다. 더구나 전 세계 꼴찌라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인구절벽’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축종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나 한국 축산업의 절대적인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최근 다각적인 측면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시장 확대 방안이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축산의 또 다른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축산
이제 몇일 있으면 농협중앙회는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다. 제25대 강호동 신임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17년 만에 전국 농축협 조합장 직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대세론을 그대로 굳혀 회장에 선출된 강호동 당선인이 취임하면 농협에 혁신의 새바람이 불어올지 주목된다. 농협중앙회는 현재 강호동 당선인을 위한 지원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직할로 만들어진 당선인 지원조직은 업무지원, 미래 전략, 비전 수립 3개 TF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조직은 당선인의 취임 이전 의전과 업무보고, 공약 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시절 강 당선인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가 1중앙회 2지주를 1중앙회 1지주 체제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지주는 그대로 유지하되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다시 합치겠다는 내용이다. 2011년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2012년 상호금융 부문만 중앙회에 남기고 나머지 금융 부문이 금융지주 체제로 편제됐다. 경제사업이 중앙회에서 최종 분리돼 경제지주 체제가 된 것은 2017년이다. 금융지주에 짝을 맞추듯이 만들어진 경제지주에 대해 많은 조합장과 직원들은 지주회사 방식의 경제사업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 세상을 살다보면 인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 중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자연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이맘때 쯤 되면 또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아쉬움도 큰 반면 새해에는 더 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져본다. 국내 축산업계에는 4차 산업혁명 가속화, 시장개방 확대, 축산물 가격의 불안정성, 잦은 이상기상, 상시화된 악성 가축질병, 축산 종사자 고령화, 축산 냄새민원 증가, 축산 규제 강화, 동물복지 요구 강화 등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축산에 부정적 인식의 산물로 등장한 인공고기(대체식품)의 상품화 등도 우리 축산인들 앞에 놓인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위에 열거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축산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축산인들로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더 많다.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 제도적,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축산인들 스스로 얼마든지 해 낼 수 있는 과제도 없지 않다. 그 중 냄새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축산이 결코 국민속으로 들어갈 수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내쫓
[축산신문] 예나 제나 우리나라 농촌경제의 효자산업은 축산일 수밖에 없다. 농업생산액의 40%를 축산물이 차지하고 이를 생산 공급하는 축산농들이 농촌경제의 실핏줄인 동시에 심장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축산이 언제부턴가 마치 없어도 되는 산업인 양 규제의 올가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무분별한 민원을 적절히 소화하지 못한 채 규제에만 집착하는 탓이다. 식량산업의 컨트롤 타워인 주무부처 마저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규제대열에 편승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농촌지역이 처한 경제·사회적 문제를 감안할 때 심각한 단견이 아닐 수 없다. 마구잡이식 규제의 이면에 환경문제를 비롯한 축산현장의 문제가 작용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산업현장과 정부의 노력으로 극복할 대상이지 소외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른바 식량주권이니 식량안보니 하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면서도 진부하게 들리는 것은 정부나 국민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종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농촌(지역)소멸을 생각해보자.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전국의 226개 지자체 중 상당수가 소멸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는 날
[축산신문] 이상호 본지 발행인 인공육을 ‘대체식품’이라 표기하는 이유 안 밝히고 설문조사로 정했다는 식약처 식품 안전 책임지는 주무부처 맞는지 의문 모름지기 ‘꼴보고 이름 짓는 것’…오해 자초 정부가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하거나 세포배양을 통해 생산된 인공육의 명칭을 이른바 ‘대체식품’으로 정했다고 한다. 주무부처인 식약처 간부가 한림원 토론회에서 밝힌 것이니 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봐야 한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명칭표기만 봐서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식품을 접하게 됐다. 대체식품이 뭔지를 알기 위해서는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한 포장지를 돋보기로 샅샅이 살피고 경우에 따라서는 식품공전이나 해당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꼴보고 이름 짓는다고 사물의 명칭에는 대부분 기본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식품은 더 그래야 한다. 화학조미료나 인공조미료라는 표기는 그 자체로 소비자들의 선택기준이 되는 데 반해 대체식품이란 표기는 원료의 유형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얼 대체한다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그래서 의뭉스럽기까지 하다. 그것도 설문조사를 통해 정했다니 도대체 누굴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걸까. 대체식품이란 카테고리를 정해 놓고 그 안에 세포배양, 식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계란 업계에서 또 하나의 신생단체(대한산란계협회)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사단법인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3개월여가 지났다. 운영된 기간이 길지 않기에 아직 무엇인가 결과물을 보여주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계란 관련업계서는 우호적인 반응과 우려하는 반응이 뒤섞인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란계협회)조직 이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업계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정체돼 있던 업계가 무엇인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산란계협회가 출범 당시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일선현장과 소통한다면, 분명 계란 관련 종사자들의 권익은 보다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렇지 않아도 산적한 현안이 많은 계란업계에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이 너무 많아 ‘전문적 대응’이라는 이점은 있지만 하나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모으기가 너무 어렵게 되어버렸다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국내의 계란 관련 단체들 중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계란자조금을 제외하더라도 대한양계협회, 대한산란계협회, 한국계란산업협회, 식용란선별포장업협회로 총 4개 단체다. 겉보기에는 두 단체(양계·산란계)는 생산, 두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국내 낙농산업은 원유 생산량이 많은 홀스타인종을 위주로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시유 중심의 생산구조로 인해 저출산, 소비트렌드 변화, 외산 유제품의 공세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여건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국산 유제품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저지종 도입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저지종은 홀스타인보다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유지방, 유단백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한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해 정부의 탄소중립 실현에 부합한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이러한 이유로 저지종 육성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일정규모 이상의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수정란 공급 사업이 시작됐다.그렇지만 저지종 육성 계획을 바라보는 농가들의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수익성이다.일찍이 저지종을 도입해 본 경험이 있는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우여곡절 끝에 올해 1월 1일부터 용도별차등가격제가 시행됐다. 음용유 소비량의 감소,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체음료시장의 확대, 2026년 완전 개방을 앞두고 있는 유제품 시장 등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 국내 낙농·유가공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낙농제도개편이란 과업을 완수해야 할 당위성은 모자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이해와 소통이 이뤄졌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1년여간 이어졌던 정부와 생산자간 강대강 대치는 정부가 ‘선 제도개편, 후 원유가격조정’ 기조를 고수하면서 결국 생산자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로 정부안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승적 합의에 이르렀다. 날이 갈수록 사료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인상조건이 갖춰졌음에도 원유가격조정이 낙농제도 개편과 얽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농가들을 위해서라도 생산자 대표들은 큰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찌됐건 파열음이 끊이지 않았던 낙농제도개편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공전을 거듭해온 낙농제도개편 작업은 추진력을 얻어, 정부의 뜻대로 올해 용도별차등가격제가 도입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길었던 탓일까. 올해 1월
[축산신문 김영란 편집국장]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느끼는 감정에는 늘 아쉬움이 자리한다. 올해 우리 축산인들은 일반 국민들이 축산업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각에 아쉬움보다는 억울한 마음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축산이 축소되고 있다. 누명이 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 입장에서는 참으로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식탁에 오르는 축산식품은 좋은데 축산은 싫다니. 웃프다. 축산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외눈박이 반축산인들에게는 축산은 없어야 할 ‘적폐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적이 의심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축산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으려 한다. 닥치고 환경오염(질병, 냄새, 온실가스 배출 등)의 주범이라는 한쪽에만 시선을 고정시키며 축산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참에 탄소중립을 위한 명분을 등에 업고 인공육 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종교적 신념이라는 이유와 동물복지, 그리고 채식주의자들까지 가세해 축산을 아예 ‘불편한 동거’로 생각하고 있으니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싶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미닝 아웃(Meaning Out·소비로 신념
[축산신문] 계묘년 아침이 밝았다. 이 아침에 뜬 해가 어제의 해와 다를 바 없을진대 하물며 오늘 일상이 어제와 무엇이 달라 새 날이라 하랴만 그래도 해가 바뀌었으니 시속(時俗)대로 새해임이 분명하다. 성인(聖人)도 시속을 따른다 했으니 새해 아침에 희망을 얘기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일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우리 축산은 지금 굳이 새해 각오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전기를 마련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그것은 창대한 미래설계도 아니며 가슴 설레는 희망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마치 그물을 연상케 하는 여러 걸림돌을 돌파하고 농촌경제의 일원으로서의 생존권을 지켜나가자는 것이다. 우리 축산의 장래와 관련 가장 시급한 것은 각종 규제의 철폐 내지는 합리적 조정이다. 축산과 관련한 정부정책은 언제부턴가 규제일변도로만 흘러 축산현장은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중앙정부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카드를 꺼내며 축산이 마치 주범인양 몰아붙이고 있으며 지자체들은 가축사육제한구역이나 사육거리제한 등 각종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 축사신축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친 사안도 소위 주민수용성(受容性) 부족이라는 ‘정서법’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시설의 증·개축이나 신축을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전국을 휩쓸고 있는 꿀벌 군집붕괴 현상으로 국내 양봉산업 기반이 처참할 정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가슴 한 켠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라고 양봉인들은 절규한다. 올해 초 남녘부터 시작된 꿀벌 군집붕괴 현상의 정도가 이미 경계수준을 넘어서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에 놓이면서 양봉인들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을 정도에 이르렀음에도 발생 원인 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양봉농가로서는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어 양봉인들을 더 애태우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더욱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수년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양봉 업계는 정부를 상대로 근본적인 해결 방안과 피해에 따른 지원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해보지만, 정부의 이렇다 할 답변은 없고 양봉인들의 절절한 소리만 메아리로 되돌아오면서 가슴에 남는 것은 절망과 허탈한 한숨뿐이다. 양봉인들은 “이번 사태를 그저 관망하고 외면하는 정부 당국의 총체적 무능과 안일한 행정에 숨통이 막힌다”며 분개하고 있다.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나마 정부에서는 ‘월동꿀벌 피해 대책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음은 다행이
[축산신문] 이상호 본지 발행인 우리나라의 반도체신화는 이른바 ‘황(黃)의 법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황의 법칙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학술회의에서 앞으로 반도체 메모리용량은 매년 2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이후 삼성은 그의 예언대로 매년 2배씩 늘어난 메모리제품을 개발, 세계 반도체시장을 석권했고 난공불락이던 일본 반도체산업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첨단기술이 세상을 한 순간에 바꿔놓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다. 반도체 저장용량 매년 배로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 생명공학에도 얼마든지 가능…축산업계 속수무책 주무부처는 축산 진흥 뒷전…‘푸드테크 마이웨이’ 아닌 밤중 홍두깨처럼 반도체를 들먹이는 건 기술발달에 힘입어 인조육과 인공배양육이 축산물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김대식 KAIST 교수는 한 유력 일간지에 게재된 칼럼에서 ‘닭 없는 치킨’ ‘돼지 없는 삼겹살’ ‘소 없는 스테이크’의 등장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뒤이어 네덜란드의 한 대학에서 세포배양을 통해 식용쇠고기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와 그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양산체제가 갖춰진 건 아니지만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