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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HACCP, 과도한 규제…가공단계와 달라”

윤요한 숙대 교수, 푸드앤미트 포럼서 “GAP 또는 간소화해야”
식품 안전에 사양·질병 기준 ‘무리’…시설 투자 농가부담 ‘가중’
인증 주체 민간이양 목소리 제기…자율적 HACCP 전환 촉구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가공단계에서 효과적이었다고 해서 환경이 전혀 다른 생산단계에 HACCP을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 주최의 ‘제14차 Food & Meat Communication' 포럼에서 윤요한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농장에서 굳이 HACCP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의무적용은 아니지만) 생산단계에서의 HACCP은 과도한 규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생산단계 HACCP 선행요건에는 차단방역, 시설관리, 질병관리, 사양관리 등이 들어가 있다. 식품안전과 아예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상관성은 크지 않다. 특히 농가에 과도한 시설투자를 요구한다”며 “HACCP 기준에 이러한 내용이 왜 들어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농산물의 경우 GAP 제도로 식품안전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며 “축산농가의 식품안전은 선행요건 수준 정도에서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제시했다.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정부에서는 생산단계 HACCP 적용이 세계 유일 이런 식으로 주요한 업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제일 먼저 시작했다는 것은 제일 먼저 농가를 괴롭히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며 무엇이 축산농가를 진정 위하는 정책인지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HACCP 농장 적용은 이중규제 성격도 짙다. 이미 농장에서는 예를 들어 항생제 잔류위반 시 과태료를 내고 있는 등 다른 법적 테두리에서 관리되고 있다. 게다가 농가들이 많은 돈을 들여 HACCP으로 관리한다고 해도, 더 높은 가격을 받는 등 혜택이 없다”고 피력했다.
HACCP 지정을 민간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HACCP 의무화 정책은 도를 넘었다. HACCP 인증을 받은 제품만 시장에 팔 수 있다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에 전혀 맞지 않다. 유기농만 팔아야 한다는 논리와 똑같다”며 자율적 HACCP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운영에 대한 감시와 문제 발생 시 처벌하는 규정만 만들어놓아야 한다. 민간 인증제 도입이 조속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민 식품법률연구소 변호사는 “지난해 MRL 초과 계란 사건에서 여실히 확인된 것처럼 HACCP을 통해 축산물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은 빈틈이 너무 많다. 특히 이렇게 사건이 터졌을 경우 정부에 소송을 걸을 수도 있다. 민간 영역에서 HACCP을 주도하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포럼에서는 정혜련 농림축산식품부 식생활소비정책과장이 발표한 ‘농약허용기준 강화·보안대책'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