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DDA 협상을 비롯해 농축산물 개방 문제를 놓고 농촌과 농업 분야가 벼랑 끝에 서 몸살을 앓고 있다. 1차 산업 가운데는 안목을 갖고 개방 준비를 해온 축산 분야도 장래가 불안함에 따라 진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같은 시점에서 축산 분야는 다시 한 번 전문 산업의 발전을 다잡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축산인들은 강철같은 의지로 삶을 개척해나간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강인한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프리다는 시골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소아마비 장애인이다. 18세때 교통 사고로 척추와 골반 심지어 자궁까지 크게 다쳐 평생 정형외과 교정용 코르셋에 의존해 살면서 아홉 번의 척추 수술을 받았다. 그녀의 불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괴저병으로 오른 쪽 다리의 절단과 골수 이식 수술의 부작용으로 또 다시 열 번 이상 반복된 수술로 신체 건강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남편이자 유명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기 때문에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정신 건강마저 황폐되어 있었다. 고통으로 점철된 그녀의 일생, 하지만 그녀는 화가로서의 전문직과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림이란 전문적인 삶, 그 속에서 삶을 개척하는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에 시련을 극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녀의 고통은 그림 속에 생생하게 표현됐다. 고통과 고독을 화폭에 담았고 그림은 바로 그녀의 벗이었고, 치료제였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질망정 난관을 헤쳐나가는 지혜와 용기도 담았다. 혹자는 작품에서 엿본 ‘프리다’의 삶을 굳이 지루하게 기술했느냐는 비판도 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 축산업계가 처해있는 현상을 극복하는데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발가벗겨 내동댕이 쳐 졌고, 온갖 박해를 감수하면서 성장한 축산업, 끝내는 구심점 없는 산업으로 전락한 지금의 시점을 놓고 볼 때 프리다의 삶은 시련과 갈등이 반복되는 축산업계에 시사점이 크다는 점이 거듭 강조된다. 특히 일선 축협은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야 함이 강조된다. 정부 정책이 앞으로 2만명의 정예 축산인 중심으로 축산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한데 따른 조합의 자구 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2만명의 축산인을 품목별로 구분하고 또 지역별로 세분화 할 때 지금의 군단위 조합 관내에 과연 축산경영자 즉 조합원은 몇 명씩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축협은 조합마다 스스로가 자구하는 장단기 대책이 있어야 함이 강조된다. 물론 인적 재원이 풍부한 중앙회의 안목있는 회원 축협 육성 방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축협은 경종 농업에 우선한다든가, 홀대의 분위기를 협동조합 개혁 차원에서 불식시키지 않는 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축산의 미래가 여러 가지로 어둡기만 하고 따라서 축협의 변화가 요청되는데 지금의 분위기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대안 부재 현상인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언젠가는 주위로부터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음을 경계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지금 축산 분야는 역량을 시험받고 있음도 감지해야 한다는 것. 가공식품 행정이관 문제라든가 축발기금 통폐합 문제를 비롯한 현안들이 바로 축협의 장래를 위협하는 요인들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축협은 앞에서 언급한 현안외에 여러 가지 변화와 대응책을 요구받고 있다. 기존의 축산업 자체가 전문 업종인데 앞으로 더욱더 품목별로 세분화된 산업으로 발전될 때를 비롯해 광속도로 변하고 있는 산업 사회에 축협이 적응하려면 협동조합이 단순 경영체가 아닌 조합원 경영 능력과 욕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그야말로 경영의 글로벌화를 실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능력있고 참신한 지도자도 중요하지만 축협인들이 단결하고 지혜를 모으며, 비상한 각오를 갖고 직무에 임해야 됨이 강조된다. 따라서 축협인들은 단순한 직장인 역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축협과 축산업을 지키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안목이 절실하다고 본다. 거듭 강조하지만 축산인들과 축협인들은 연륜에 비해 온갖 풍상을 겪고 오늘에 이르렀지만 앞에서 강조했듯이 더 많은 시련이 예고되고 있다. 축산분야가 연대감을 갖고 ‘프리다’와 같은 삶에 시련을 극복하는 투지와 지혜를 갖는다면 에너지가 분출되어 축협의 미래를 보장하는 윤활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