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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호 기자의 이런 말, 저런 생각>정부, 양돈불황 ‘원죄론’ 자유롭지 않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양돈불황의 원인에 대해선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고돈가 기조속에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해온데다 국내 사육두수까지 늘어난 반면 경기침체와 잇따른 각종 사회적 악재로 인해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돼지고기가 남아돌고 있는 현실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수입 돼지고기의 국내 시장잠식이 가능토록 빌미를 제공한 정부 또한 최근 양돈 불황에 대한 ‘원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국내 사육돼지의 30%가 살처분 된 지난 2010년 안동발 구제역 사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정부는 심각한 돼지고기 부족현상과 함께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듬해인 2011년 초 파격적인 돼지고기 수급안정대책을 내놓게 된다.
돼지고기 수입시 부과되던 25%의 관세를 0%로 조정하는 ‘할당관세’ 를 긴급 적용하는 한편 수입육 판매업체의 손실까지 정부가 보전해 주는 방안이 그것이다. 양돈업계의 강력한 반발 뿐 만 아니라 ‘과도한 시장개입’ 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개의치 않았다. 그 결과 2011년 37만톤에 달하는 돼지고기가 수입됐다. 약 18만톤에 머물렀던 전년과 비교해 무려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곧 가뜩이나 대량 살처분의 후유증으로 인해 유통 생태계가 무너져 내린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에 수입 돼지고기가 무혈 입성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이전까지 ‘넘사벽’으로 여겨져 왔던 가정용 소비까지 수입육의 시장잠식이 본격화 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다.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수입 돼지고기를 호평하는 대형마트 소비자들의 반응을 쏟아내면서 ‘수입돼지고기를 팔면 동네 장사 못한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던 일선 식육판매점들 마저도 돌아서고 말았다.
국내 사육두수가 예상 보다 일찍 회복되면서 돼지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2012년과 2013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국내 시장 전반에 걸쳐 세를 확대해 놓은 수입 돼지고기는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며 지난 2018년부터는 40만톤이 넘는 물량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FTA의 발효와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점진적 관세 인하는 이러한 추세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되기도 했다. 물론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과 일본 원전사태에 따른 가금육 및 수산물 수요대체, 캠핑문화 확산, 저탄고지식 열풍 등에 힘입어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 국내산 돼지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해 왔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저돈가기조로의 반전과 동시에 수입 돼지고기의 시장잠식에 따른 국내 양돈산업의 피해가 외부로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원죄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돼지가격 안정을 위한 양돈업계의 지원요청에 여전히 소극적인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농가들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방안이 실무차원에서 일부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공식화된 내용은 없는 상황.
양돈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굳이 돼지가격에 접근하는 정부 시선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차치 하고라도 도의적인 책임 차원에서라도 돼지가격 안정에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태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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