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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호 기자의 이런 말, 저런 생각>오로지 ‘농가 탓'이라는 정부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양돈현장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언급이 발단이 됐다.
김현수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 돼지가격 폭락으로 인해 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대책을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지금의 돼지가격은 근본적으로 사육두수가 많은 게 원인이다. 사육두수를 줄이기 전에는 단기정책도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농가의 모돈감축이 우선돼야 하며 그래도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돼지사육두수가 꾸준히 증가해온 사실은 여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양돈농가들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이 한가지만으로 양돈불황의 원인을 설명하며, ‘모두 양돈농가의 책임이니, 해결도 양돈농가 몫’이라는 듯한 김현수 장관. 정부의 입장에 동의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생각해보자. 김현수 장관의 발언대로 오로지 사육두수만이 문제였다면 적어도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을 걱정할 일은 없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그동안 사육두수의 증가폭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 국내 시장을 잠식하며 돼지고기 자급률 80%가 븡괴된 지 오래다. 돼지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돌아선 지난해 조차도 70% 방어가 힘겨웠을 정도다. 돼지가격 폭락의 원인을 굳이 공급측면에서 찾고자 했다면 사육두수가 아닌 돼지고기 수입을 짚고 넘어가야 마땅했다.
좋다. 이 부분은 조금의 산수(?)가 필요했고, 국회라는 곳이 자급률을 책임져야 할 정부에게 또 다른 추궁이 이어질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일부러 돼지고기 수입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고 치자.
하지만 시장의 수급상황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 그것도 국회의원들이 돼지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소비부진을 지목했음에도 수요에 대해서는 철저히 벽을 친 채, 유독 사육두수만을 강조한 김현수 장관의 의중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실제로 수입과 사육두수의 동반 증가 추세 속에서도 돼지가격은 지난 2018년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그만큼 소비가 뒷받침됐다는 의미다. 바꿔말해 국내 사육두수 증가가 없었다면 산지 뿐 만 아니라 소비자 가격이 더 올랐을 것이고, 소비자를 위한 정부라며 물가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온 농식품부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큰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윤창호법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정부 시책에 따른 회식문화의 위축은 경기침체와 함께 돼지고기 소비급감을 야기하면서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초래하게 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늘어난 공급량을 충분히 감당해 왔던 시장이 갑자기 축소되다 보니 부하가 걸리게 되고, 돼지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 19’ 사태는 가뜩이나 침체돼 있던 돼지고기 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드는 결정타로 작용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 보면 최근의 돼지가격 폭락이 수요 측면에서 촉발됐음을 누구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농가탓’ 만을 강조하는 농정 수장의 행보에 양돈현장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문제는 현상에 접근하는 정부의 시각 부터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실효성 있는 정책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사실이다. 양돈업계의 전방위 자구노력에도 불구, 돼지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연쇄도산의 위기에 떨고 있는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마지막으로 의지해야 할 존재마저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농가들은 앞으로 누구를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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