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넘쳐나는 후지 재고가 가뜩이나 불안한 양돈시장의 뇌관이 되고 있다.
후지재고 소진 대책을 고민해 온 양돈업계에서는 ‘캔햄’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육가공업체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외식소비감소, 학교급식 차질 등으로 인해 후지소비가 급감, 국내 재고 증가와 함께 육가공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이제 돼지 작업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가공업계에서는 후지재고량이 지난해의 3배에 달하고 있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한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등 양돈업계에서는 구매비축 사업 등 올 상반기에 실시했던 후지소진 대책을 하반기에도 검토해 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 우려와 함께 후지시장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매비축 물량이 풀리는 시기에 정상적인 공급물량과 겹칠 경우 자칫 또 다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자 양돈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산 후지를 활용한 캔햄 가공량 확대를 지원, 꽉 막혀있는 후지시장의 숨통을 트여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관성과 유통편의성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이나 꾸러미 지원사업과 연계 등 보다 다양한 형태의 후지시장 안정사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 배경이 되고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육가공업계에서는 만약 실현된다고 해도 사실상 수급안정사업의 유일한 재원이 돼온 한돈자조금 사업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사업규모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2차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석도 다가오고 있는데다, 내년 설을 감안하더라도 캔햄 가공량 확대 지원사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마중물’ 수준의 예산투입으로 만족할만한 후지재고 소진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히 참여하는 수준 정도의 사업에 대해서는 2차 육가공업체들 사이에서 부정적 시각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리자금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향후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