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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표지판을 세운 탄소중립…그런데 길은?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0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후 국무회의(2020년 11월 3일), G20 정상회의(2020년 11월 22일)에서도 2050 탄소중립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리고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2020년 12월 7일에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이후 탄소중립의 광풍은 우리나라에 휘돌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브리핑에서 설명하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산림 등),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이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이에 탄소 중립을 ‘넷-제로(Net-Zero)’라 부른다고 정의하고 있다. 위 정의에서 사용된 용어를 구분한다면 탄소중립의 경우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대상이고, 넷-제로는 배출된 모든 온실가스를 대상으로 한다. 설명 내용을 보면 두 용어가 혼합된 것으로 보이므로 명확성을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기후중립(climate neutral)’의 용어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축산의 경우 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는 비에너지 분야인 장내발효와 가축분뇨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주된 배출원이기 때문에 탄소 중립에 있어서는 한 발 벗어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FAO에서는 2019년에 ‘저탄소 축산을 위한 다섯 가지 실현가능한 행동(Five practical actions towards low-carbon livestock)’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실현가능한 행동 구분(예시)은 다음과 같다. ① 축산의 생산성과 자원이용의 효율성 높이기(생산력이 좋은 가축일수록 생산물 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② 순환 생물경제학(circular bioeconomy) 관점에서 재활용 노력 강화 및 손실 최소화(바이오매스의 사용, 음식물 쓰레기·농업 부산물의 재사용, 가축분뇨의 비료와 및 에너지화, 자원의 최적 사용 등), ③ 탄소상쇄(carbon offset)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자연에 기반을 둔 해결책에 투자(삼림의 경작지화 억제, 초지 조성 등 토양탄소격리, 목장 내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④ 단백질 대체재를 찾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 보급 촉진(영양실조와 과잉섭취는 경제력과 연결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량과 관련됨, 사료 및 식품 생산에 생명공학기술 적용 등), ⑤ 변화를 이끌 정책적 수단 개발(다양한 정책적 접근법의 통합(integration), 보조금과 기후행동과 연결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8월 5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초안)’을 발표하였다. 농수축산분야 중 축산분야에 해당하는 내용을 요약해보면 ‘스마트축사 등으로 가축 생산성 향상’, ‘메탄과 아산화질소 발생 억제 영농법 개선’, ‘재생에너지 보급 및 화석연료 대체’, ‘가축분뇨 에너지화·바이오차·재생에너지 보급·화석연료 대체’, ‘가축분뇨 자원순환 확대’, ‘식단변화 및 대체가공식품 확대 등 식생활 개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2021년 1월 1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의 신년사에서는 장내발효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사료 개발도 발표하였다. 또한 농식품부는 2021년 9월 6일 ‘가축분뇨 에너지화 등 처리방식 다양화를 통해 탄소중립 추진’을 발표하였다. 축산과 관련된 주요내용으로는 공동자원화시설사업이 가축분뇨의 퇴·액비화 위주에 있던 것을 정화처리, 바이오차·고체연료·바이오가스 생산으로까지 다양화한다. 이를 위해 가축분뇨 에너지화를 촉진하기 위해 공동자원화사업의 사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 바이오가스와 연계, 고체연료 생산시설 지원 등을 사업 방식으로 내세웠다. 

FAO의 축산 관련 탄소중립 관련 내용 ①, ②, ③, ④는 우리나라 2050 탄소중립위원회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농식품부의 발표는 가축분뇨 이용과 관련하여 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 대세이기 때문에 세계적 접근법과 우리나라의 접근법이 같은 궤도에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2050 탄소중립위원회와 농식품부의 발표에서 아쉬운 점도 발견된다. FAO의 ①에 해당하는 내용 중 가축개량을 통한 고능력 가축에 의한 생산효율성 증가는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소로 나타나기 때문에 축산 선진국들의 경우 이러한 이점을 적극 연구하고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FAO의 ④는 우리 축산업계에서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체육 또는 대체단백질의 경우 일부 주장되는 것과 같이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어떤 영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역시 많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에 반해 국민(소비자)들에게는 무조건 좋은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국민(소비자)의 인식은 축산업에 또 하나의 부정적 낙인을 찍을 수 있다. 또한 FAO의 ②에서 논의된 이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농산물, 식자재, 음식물쓰레기(음식 손실과 쓰레기)에 대한 내용 역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농식품부는 이번 가축분뇨 이용 관련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과 같이 대체육/대체단백질과 음식 손실과 쓰레기에 관련한 후속 자료를 발표해야만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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