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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호 기자의 이런말, 저런생각>규제영향분석서는 액세서리인가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농가에서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방역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해당시설의 설치 의무를 포함한 방역 규정 위반 농가에 대해 사육제한과 농장폐쇄까지 가능한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12일 입법 예고했다.
같은 날 축산단체들은 각각의 성명을 통해 축산업을 말살시키는 개악법안이라며 농식품부 해체와 함께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등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사안임에도 축산업계와 사전협의 조차 없었다고 분개하고 있지만 농식품부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
농식품부는 이번 입법 예고 과정에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과 함께 공개한 ‘규제영향분석서’를 통해 두 개 법안 모두 이해 관계자, 즉 대한양계협회, 한국육계협회, 한국오리협회, 한국토종닭협회, 한국육용종계부화협회, 대한한돈협회 등 6개 축산단체들을 대상으로 관련 법령 개정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중앙행정기관은 법령의 제·개정시 규제영향분석서를 제출하고 규제사항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국무조정실에서 마련한 규제영향분석서 지침에는 이해관계자의 사항과 의견수렴 여부를 필수적으로 작성토록 명시하고 있다. 그만큼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야 어찌됐든 농식품부의 규제영향분석서 그대로 라면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는 거친 셈이다.
이에 대해 규제영향분석서에 거론된 축산단체들은 한결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관련법령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을 뿐 만 아니라 ASF와 고병원성 AI 발생 이후 수차례에 걸친 방역 관련 회의에서 조차 개정안의 내용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개정안(시행규칙) 가운데 방역시설 의무 확대건 만큼은 어느정도 예상돼 왔지만 어디까지나 농식품부가 방역시설 강화를 양돈농가들에게 종용하는 과정에서 일선 행정기관에 내린 지침을 통해 알려진 수준이 전부였던 만큼 의견수렴으로 볼 수 없었다는 게 축산단체들의 항변이다. 그나마도 방역규제 관련 처분에 대해서는 조짐 조차 없었다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러한 축산단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국무총리실의 규제심사위원회에 제출되는 공식 서류에, 그것도 중앙부처 차원에서 규제심사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귀결 지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뿐 인가. 농식품부는 모든 국민들에게 공개된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규제영향분석서를 게시한 만큼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기만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규제영향분석서의 성격을 감안할 때 허위 사실 기재가 법률적인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되며 사회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에 농식품부는 이번 규제영향분석서에 대한 진위여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마지막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일부 축산단체들은 이전까지 농식품부가 각종 규제를 양산하는 과정에서 하지도 않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것처럼 포장해 왔다며 이번 규제영향분석서 역시 그 연장선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한 조직적인 대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절대로 있어선 안될 행위를 방관해 왔다는 의미이기에 축산단체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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