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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젖소부인, 돼지에 빠지다’…전시회, 눈길 끄네~

은아목장 조옥향 회장, 원주 돼지문화원서 ‘민화전’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예술혼 담아 가축들 화폭에…5월 말까지 31점 전시

‘소중하고 깨끗한 축산업’ 이미지 개선 일익 기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송정로 130 치악산금돈이 만든 돼지문화원에서 오는 5월말까지 ‘젖소부인, 돼지에 빠지다’란 콘셉트로 민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41년 동안 목장에 전념해온 낙농가의 순수함과 종돈업계에서 일익을 담당하는 양돈가의 때 묻지 않은 아이디어가 어우러진 전시회로 축산인은 물론 가족나들이의 발길을 잡는다.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금당5길 139 은아목장 조옥향 회장(70세)은 갑상선 암판정을 받고 2016년 척추까지 전이되어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 붓을 45년 만에 다시 잡고 사랑하는 젖소를 순수한 마음으로 그려냈다.

조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미술대학 명문인 H대에 합격했으나 엘리베이터가 없어 정상수업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불합격판정을 받은 충격으로 좋아하던 그림을 아예 멀리했다. 그림공부를 정통으로 배우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전시되는 대부분의 그림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색상에서부터 붓 터치도 기교를 부린 것이 일반적인 반면 조 회장의 그림은 낙농목장 실생활에서 느낀 것을 진솔하게 붓과 물감으로 순지위에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조옥향 회장은 “7년전 외손자 래건(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주)이가 다니던 전교생 45명의 작은 학교(송삼초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민화교실에서 초청된 여주민화협회 이경미 회장으로부터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화는 아교 5g을 물 8L에 풀어 순지위에 바른 후 하루가 지나면 그리게 되는데 조옥향 회장이 그동안 젖소와 돼지, 닭, 오리, 염소 등 목장에서 기르는 가축을 소재로 그린 작품은 80여점에 달한다.

그 가운데 작품구상에서부터 작업시간까지 2∼3일 소요된 ‘희망의 종소리’에서부터 며칠씩 걸린 ‘두근두근’, ‘아기돼지’, ‘호박이 넝쿨째’, ‘대박세상’, ‘양 사월이’, ‘젖 짜는 남자’, ‘뾰족구두’, ‘철망 앞’ 등의 작품은 인상이 깊다.

특히 ‘대박세상’은 수탉과 암탉, 젖소, 돼지, 염소, 오리 등 가축 여섯 마리가 한데 어우러져 대화하는 모습이 해학적이다. 그렇지만 좀 더 응시해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요즘 대선열기로 서로 헐뜯고 갈라진 민심과는 정반대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며 경각심마저 던져준다.

‘뾰족 구두’와 ‘젖 짜는 남자’ 작품은 돼지와 젖소 몸체에 꽃말이 부귀와 영화를 의미하는 모란을 각각 세 개와 다섯 개씩 그려 넣어 마치 새 옷을 입은 듯하다. ‘젖 짜는 남자’는 낙농진흥회가 지난해 의뢰하여 전시회장에 걸린 작품(20호)보다 규격이 5배(100호)큰 작품으로 보내줬다.

조옥향 회장의 작품들은 암수술을 받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초기 작품은 대부분의 가축 표정이 슬프고 색상도 칙칙하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반면 암수술 완치판정을 받은 2020년 이후 작품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표정은 밝고 색상도 환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문화원 장성훈 대표(64세)는 “조옥향 회장과는 기르는 축종이 달랐지만 한국종축개량협회 대의원으로 알게 되면서 친해졌다”고 전제하고 “인품이 좋아 접하면 접할수록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 수년전부터는 아이들과도 상호 친숙한 사이”라고 귀띔했다. 

장성훈 대표는 이어 “조옥향 회장은 농업신지식인상과 농업명인상에 이어 동탑과 철탑훈장을 함께 수상하는 등 인연 또한 깊다”면서 “조옥향 회장의 그림을 2020년 봄 페이스 북에서 접하고 돼지그림이 포함된 전시회를 본 문화원에서 가졌으면 좋겠다고 제안 드렸더니 선뜻 응하고 불편한 몸으로 전시작품 31점을 주시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문화원 홍보기획팀 장현주 차장(31세)은 “아버지(장성훈)의 딸로 성장하면서 그리고 강원대학교 축산학과 후배와 건국대 대학원에서 축산식품학을 현재 전공하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듣는 돼지의 선입견은 지저분한 동물로 간주한다”며 “그런데 조옥향 회장 그림전시회를 열고 난 이후 본 문화원의 식당과 숙소를 거쳐 가는 많은 소비자들은 ‘돼지는 깨끗하고 영리한 동물’이라는 인식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행사는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돼지를 포함한 모든 동물의 가치가 우수하고 인간과 공존공생 관계임을 깊이 인식토록 우유자조금위원회는 물론 한돈자조금위원회, 한우자조금위원회 등 축산관련자조금 차원에서 지원책을 강구하여 확대 개최했으면 한다. 

돼지문화원 갤러리카페를 나서면서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전시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화단의 문을 연 故팅가팅가씨가 양철조각에 그린 20호 전후의 작품 두개의 내정가격이 각각 7천만원과 1억원인 점이 다시금 떠올랐다. 

축산물을 소비하는 고객이 더 많이 참여하고 공감토록 가축을 소재로 한 축산인의 그림전시회가 앞으로 개인전 또는 그룹전 형식으로 활성화 되어 축산물소비확대 자물통을 여는 열쇠가 되길 기대해 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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