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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한우사육기간 단축, 명분 아닌 실효성을 생각하라


이하일 대표(영농조합법인 익산황토우)


한우 사육기간 단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풀어 농협을 통해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적 생각이 있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한우 사육기간 단축을 목표로 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한우사료 시장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곳에 맡겼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한우 사육 기간을 단축하면 한우 사료 판매량이 줄어들게 될 텐데 이런 연구를 과연 성실하게 수행해 낼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다.

농식품부는 소 사육기간 단축 및 사양관리 프로그램 개선 등을 통해 소 출하 월령을 30개월에서 24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경우 마리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75% 수준으로 낮출 수 있으며, 사료비도 마리당 약 100만 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50탄소 중립을 위한 나름의 진단이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나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익산황토우는 신개념 엔자임피드를 생산 공급하면서 이미 사육 기간 단축은 물론 다양한 의미 있는 성과들을 만들어냈으며, 그와 관련한 실증사례를 정리해 농식품부에 전달했고, 담당 직원들과 미팅 날짜를 잡기도 했었다. 하지만 약속은 수 차례 미뤄졌고, 결국 미팅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2050탄소 중립 선언에 부합하는 소 사육방식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소 사육기간 단축을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할 사업 주체를 이미 선정해뒀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주최해 한우 거세우 비육기간을 단축할 고영양 프로그램을 개발해 평균 3개월 이상 단축한 내용을 토대로 2018년 10월 한·미·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바 있다. 

그 자리에서 본인은 황토우의 사료급여 시스템으로 현재 평균 출하월령 28개월령을 달성하고 있는데 지금 이곳에서는 마치 대단한 무엇을 개발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당시 나의 발언으로 회의장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졌던 기억이 난다. 

마땅히 본 사업은 특성을 고려해 공모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현재 사육현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육기간 단축의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곳이 우리 황토우 말고도 여러 곳이 있다. 이런 숨은 사례를 찾아 그들의 노하우를 들어보고, 그런 사례가 과연 합당하고, 확장 가능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상황을 지켜보면 목표를 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방법을 끼워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기본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고급육 생산의 틀을 유지하면서 출하월령을 30개월에서 24~28개월로 줄이기 위해 실증시험 및 탄소배출 측정 등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라면 번식우의 관리에서부터 개량, 사양관리, 도축시스템까지 전반적인 문제가 고려돼야 한다. 

단순하게 비교 사양관리만으로 답을 찾으려 한다면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쩌란 말인가?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육기간 단축의 상용화 사례를 수집하고 데이터화 하면 최소비용으로 농식품부도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현장에서 개발한 제품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산업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하고, 소중한 국가예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숙고해 보시길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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