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권 ’21년 4월 이후 최대…삼겹 1만톤 상회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가 심상치 않다.
돼지 도매시장 가격은 나름 유지되고 있지만 수요 보다는 공급감소 요인이 더한 것으로 나타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은 5만3천톤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증가세를 보이며 같은해 10월 3만톤대를 넘어선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이 올해 1월 4만톤대에 이어 불과 2개월만에 5만톤대에 진입, 육가공업계가 적정 재고량 3만톤의 두배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9.7%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 19사태와 함께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했던 지난 2021년 4월(6만3천314천톤) 이후 최대 물량이다.
무엇보다 삼겹살 재고의 증가세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삼겹살 재고량은 올들어 1만2천톤에 달하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이 8만3천톤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3월(1만996톤) 보다 많은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사회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가정의 달’ 특수를 맞았음에도 올해는 돼지고기 소비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출하두수 감소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최근의 양돈시장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출하된 돼지는 146만9천473두로 전월대비 13.3%, 전년동월 대비 4.5%가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시기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평균 가격은 지육 kg당 5천275원으로 전년동월의 5천251원과 비교해 0.5% 상승에 그쳤다.
5월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돼지출하두수는 5월1~5월8일 29만8천426두가 출하돼 전년동기 대비 8.8% 감소했지만 돼지가격은 5천854원으로 오히려 12.3% 떨어졌다.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며 삼겹살과 같은 구이류 부위의 판매가 더 부진한 실정”이라며 “물론 육가공업체들이 가동률을 위해 일정 수준의 작업량은 유지할 수 밖에 없는데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돼지가격의 강세는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더구나 소비부진 추세와 함께 다시 국내산 돼지고기 재고량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양돈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양돈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