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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 <인터뷰 >동남아국가의 ASF가 주는 교훈 /정현규 박사

‘가공된 자료’ 의존한 방역 지양돼야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1년 일정 각국 현장 직접 확인

기존 지식-현실 ‘차이’ 실감해

발생양상별 대응 시나리오 시급

 

 

ASF 다발국가들의 현황 파악차 동남아지역을 장기 출장중인 정현규 박사(도드람양돈농협 고문)가 지난 7월 중순 일시 귀국했다. 정현규 박사는 동남아 국가 양돈산업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정도로 ASF가 큰 후폭풍을 가져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정현규 박사와 일문일답

 

▲동남아지역 장기체류 목적과 일정은

ASF가 양돈장에서 어떤 양상으로 전파되고 있는지, 또 비발생 농장은 왜 피해가 없는지 직접 확인, 국내 ASF에 대한 예측과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보기 위해 올해 2월부터 1년 일정으로 동남아 국가에서 머물러 왔다. 도드람양돈농협에서 지원, 큰 힘이 됐다. 지난 6개월은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에 있었다. ASF 발생 · 비발생농장은 물론 ASF가 진행중인 곳도 방문했다. 향후 6개월은 필리핀, 라오스, 인도네시아를 예정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ASF 피해상황은

동남아지역 양돈산업의 30%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동남아지역 양돈산업은 ASF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진다”고 말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CP사를 비롯한 대기업 산하 양돈장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5~10%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회복도 빠른 상황이다.

 

▲동남아지역에 양돈장 ASF가 만연한 배경은

동남아 국가들 모두 초동방역에 실패, ASF가 확산되면서 정부 차원의 통제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발생 초기 ASF에 대한 이해와 대응 방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잔반급여와 죽은 돼지까지 유통되며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에 따라서는 ASF 진단도 농장 자체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식적으로 정부에 발생을 보고토록 돼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패널티가 없다 보니 아무도 말을 안하고, 옆 농장에서 발생한 사실도 모른다.

 

▲피해는 여전한가

양돈장 ASF가 아직도 발생하고 있지만 그 피해가 줄고 있고, 복구 속도도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운영하는 양돈장들의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살처분 보상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자본력이 없는 ASF가 발생한 개별농가들이 문을 닫고 있고, 그 빈자리를 기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양돈과 전혀 무관한 기업까지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업농장들은 발생 초기 10%의 피해를 입었다면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농장들도 위험성은 마찬가지 아닌가

현지 기업 양돈장들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체적인 방역 메뉴얼을 마련하는 한편 전문인력과 자본을 대거 동원, 실질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고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CP사의 경우 양돈장 ASF 전파의 원인까지 분석해 놓았다. 이에 따르면 사람에 의한 전파가 39.7%로 가장 높았고, 주변환경 오염 32.7%, 파리를 포함한 야생동물 14.2%의 순이었다. 기업 양돈장들의 방역시스템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CP사 농장의 입구 샤워장은 샴푸가 자동으로 분사되고 5분 동안 잠기다 보니 샤워를 피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돈사 입구에서도 또다시 동일한 과정을 거칠 정도다.

 

▲개별농장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기업들의 노하우가 알려지면서 ASF에서 생존한 개별농가들의 방역수준도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내가 가본 국가들에선 90% 정도의 양돈장이 방조망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다. 미얀마에선 모돈 30두 규모 양돈장이 농장 전체를 방조망으로 덮어놓은 모습까지 봤다. 더구나 신축농장들은 고지대에 설치하는 게 이제는 기본이다. 오염된 주변환경으로 부터 빗물이 유입,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가축질병 전문가 보다는 방역전문가들이 더 높이 평가받고 수요도 많을 뿐 만 아니라 기업농장들도 이들 전문가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ASF가 동남아 국가의 양돈산업 재편 수준을 넘어 농장시설과, 방역시스템, 사람까지 바꿔놓았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발생농장의 일명 ‘솎아내기’ 효과는 어떤가

실패한 농장도 있고, 성공한 농장도 있다. 청정화에 성공한 경우 짧게는 한달, 길게는 6개월까지 소요됐다고 들었다. CP사 농장은 혹시 모를 발생에 대비, 비발생농장들도 일정 간격으로 돈방과 스톨 ‘띄어놓기’ 가 이뤄지고 있고, 돈사별 배수로까지 달리하고 있을 정도다.

ASF 바이러스의 특성과 함께 그간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특히 솎아내기 작업도 철저히 매뉴얼에 따라 진행되고 있었다. 주목할 것은 농장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비용과 인력이 소요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사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국내 양돈산업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면

(동남아국가는) 정부 주도하에 ASF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우리와 분명히 다른 만큼 단순 비교나 벤치마킹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더 이상 가공된 자료에 ASF 방역을 의존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동남아 발생 현장을 다니며 기존의 지식과 현실이 다른 부분도 상당수 확인했다. 해외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양돈업계 협의하에 국내 발생 양상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사전에 마련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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