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7월1일부터 화학비료에 대한 보조 지원을 중단키로하고, 유기질 비료 사용을 권장하고 있음은 정부가 친환경 농업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 것으로 매우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우선 우리나라와 주요 나라별 화학비료 사용량 통계를 한 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연도별 ha당 화학비료 사용량은 지난 70년 1백62.5kg이던 것이 80년 235kg으로 늘어난 다음 90년 458kg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97년 420톤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지난 70년 372.6kg, 80년372.1kg, 90년 320.2kg으로 줄어드는 추세에서 지난 97년에는 277.1kg으로 뚝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70년 80.9kg에서 80년 11.6kg까지 줄었다가 90년 48.8kg, 95년 73.5kg으로 늘어나는가 싶더니 지난 97년에는 69.8kg으로 다시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화학비료 사용량은 일본의 1.5배나 되며, 미국과 비교해서는 무려 6배나 된다. 이렇듯 과다한 화학비료 사용에 따라 우리 농업 농촌은 토양의 산성화와 염류집적 등 토양오염에다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 오염 등으로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특히 최근 유기질 비료의 부족으로 쌀 맛이 떨어져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화학비료 위주의 영농에 대한 일대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화학비료 보조 지원 중단 방침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이 없지 않지만 크게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화학비료 위주의 영농을 어떻게 유기질 비료 위주의 영농으로 전환해 가느냐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최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와 대한양돈협회가 경종농업과 축산이 연계된 자연순환형 농업 기반 구축을 위한 정책 제안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이 같은 정책 제안이 친환경 농업은 물론 친환경 축산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자연순환형 농업이 구축됐을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우선 가축분뇨 액비 사용으로 화학비료 구입비 절감 효과는 물론 친환경 쌀 생산으로인한 부가가치 창출등 가축분뇨 액비 사용으로 쌀 전업농가의 소득증대 효과가 연간 5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산출되고 있다. 또 양돈 농가가 가축분뇨 처리에 따른 부담을 덜고 양돈에 전념함으로써 발생되는 생산성 향상도 연간 수백억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밖에도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 오염 저감 효과와 유기질이 풍부한 축분 액비 사용으로 기대되는 토양 개선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경종농업과 축산이 연계된 자연순환형 농업 기반 구축은 친환경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과제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이번 자연 순환형 농업 구축 제안과 더불어 강조되는 것은 축사부지를 농지의 정의에 포함시킴으로써 농업진흥지역에도 친환경 축산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같은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경우 경종 농업과 축산을 연계시킨 자연순환형 농업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