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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글로벌 나눔 협업>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와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영찬 원장

“낙농업으로 빈곤 탈출”…국경 넘어 어려운 이웃에 희망 심어

[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한국이 가축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첫 단추를 잘 꿴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가 있으며, 그 옆에는 헤퍼사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토록 꾸준히 지원하는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영찬 원장(전 소임상수의사회장)이 있어 화제다.

 

헤퍼코리아, 서울우유 조합원 33농가 젖소 60두 포함 101두 네팔에 기증
파주유우진료소, 네팔농가 현지교육·점검…SNS 통해 원격 수의진료 지원도
한국, 원조 받던 수원국서 지원하는 공여국으로…민간 주도로 새 역사 만들어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단 잡는 법을 전수

헤퍼코리아는 농협중앙회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많은 조합원, 낙농관련전문가들의 후원으로 지난해 12월 22일 첫 항공수송을 필두로 네 차례에 걸쳐 젖소 101두를 네팔로 지원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전수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헤퍼 정신과 마음을 이혜원 대표와 김영찬 원장은 네팔로 잘 전달하고, 관리하고 있음이 현장 확인됐다.
1944년 설립된 헤퍼는 농촌경제를 강화하고 지구를 돌보는 동시에 농민들의 지속가능한 생계소득 창출을 위한 식품과 농업사업 지원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4천300만 가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헤퍼는 빈곤퇴치가 농업에서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에 지역 농부와 식품생산자와 함께 협력하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50년대 초반 배고픔과 밀도살마저 성행하여 가축이 씨가 말랐을 때 헤퍼는 1952년 4월4일 종란 7만개를 한국으로 보내줬다. 이어 미군 수송기를 이용, 종란 21만6천개를 한국에 보내준 헤퍼는 이후에도 4반세기에 걸쳐 배와 비행기 등을 통해 벌통 200개에 들어있는 꿀벌 150만 마리를 비롯해 젓소 897두, 육우 58두, 돼지 331두, 염소 222두, 닭 70수, 토끼 500마리 등을 한국에 지원했다. 이러한 헤퍼의 가축지원은 한국 농가의 재건은 물론 생태계 복원에 큰 도움을 줬다. 오늘날 한국축산업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된 셈이다. 
그로부터 70여년의 시간과 공간을 헤퍼코리아가 뛰어 넘어 역사의 장을 마련했다. 지원을 받던 수원국인 한국을 지원하는 공여국으로 지위를 바꾼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한데 그 1등 공신은 헤퍼코리아의 역할이라는 평가다.


‘부농축산’의 기폭제 될 한국형유전자원

특히 네팔로 간 젖소 101두는 아비와 어미가 누군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생후 6∼9개월령 혈통등록우로 능력과 건강수준이 양호한 족보 있는 딸 소 들이라는 점이다. 
사실 38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젖소검정사업은 딸 소의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거의 이뤄졌다. 물론 능력수준도 305일 보정 5천kg 내외로 낮았다. 다만 검정사업을 1985년 10월 시작한 종축개량협회를 통한 등록과 심사·검정사업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이보다 6년 앞서 검정을 시작한 농협중앙회는 부모의 기록이 없이 딸 소 검정을 실시하는 경우가 허다하여 축산시보(축산신문 전신) 보도를 통해 강력히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축협검정도 1986년부터 보완, 개선되어 87년부터 혈통을 중시한 검정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80년대 중반 국내에 사육된 젖소 경산우 약 30만두 가운데 305일 보정 1만kg 이상 고능력 젖소는 전국에 걸쳐 7두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검정사업 총괄기관이 농협 젖소개량사업소로 지정되면서 전국의 젖소능력은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다.
국내에서 기르는 젖소는 2022년 12월말 5천932농가에서 38만9천988두로 나타났다. 검정사업은 전국 28개 검정조합, 2천791농가에서 경산우 14만8천74두를 포함 23만9천625두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검정젖소의 두당평균 유량은 305일 보정 1만301kg으로 확인됐다. 이 성적은 30년 전인 1992년(6천676kg)과 10년 전인 2012년 9천771kg에 비해 각각 4천625kg과 630kg이 늘어났다.
따라서 ICAR(세계가축기록위원회)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의 경우 한국은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 스페인 다음으로 5위에 랭크됐다. 80년대 중반 7두였던 1만kg이상 전국의 고능력 젖소도 이제는 전국의 검정젖소들 평균성적이 된 셈이다.
헤퍼코리아가 네팔로 보낸 101마리의 암 젖소들도 어미의 검정성적은 305일 보정 원유생산량 1만kg 이상으로 우수하다. 
이 가운데 서울우유협동조합 낙농가들이 스스로 기증한 젖소는 60두다. 그 목장과 대표, 두수를 센터별로 살펴보면 ◇동부=▲순흥목장(이정호), 3두 ▲흥산목장(안래연), 1두 ▲서울우유생명공학연구소, 3두 ◇동북부=▲고센목장(김병민), 1두 ▲노곡목장(최명회), 1두 ▲다다원목장(이원규), 1두 ▲명학목장(문명조), 2두 ▲순해목장(김기태), 2두 ▲우수목장(장숙자), 2두 ▲은고개목장(김의순), 2두 ▲초계목장(최금표), 2두 ◇북부=▲늘목목장(남상용), 1두 ◇서부=▲마장목장(이건섭), 1두 ▲모산목장(문진섭), 1두 ▲봉석목장(이봉재), 1두 ▲유니나목장(황의성), 2두 ▲철호목장(노성철), 2두 ◇경인=▲을축목장(이순표), 1두 ◇남부=▲대옥산목장(방의력), 1두 ▲두희목장(이재광), 1두 ▲연수목장(현연수), 1두 ◇동남부=▲길풍목장(길교성), 1두 ▲달봉목장(김동식), 1두 ▲덴막목장(김천호), 1두 ▲델타목장(민병목), 1두 ▲송야목장(송병덕), 2두 ▲유아름목장(유승주), 1두 ▲이시돌목장(경병희), 3두 ▲임마누엘목장(최충희), 4두 ▲토평목장(김광기), 4두 ◇안산=▲상우목장(이상우), 1두 ▲행정목장(남용현), 4두 ▲황골목장(박창규), 5두 등이다. 서울우유를 제외한 ◇평택축협=▲푸른목장(이재형), 3두 ◇서산태안축협=▲씨제이목장(오택현), 2두 등 많은 목장이 애지중지 길러온 혈통이 확실하고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암송아지를 선뜻 내놓았다.
이처럼 기증된 암소 65두는 헤퍼코리아가 구입한 젖소 36두까지 포함하여 특수 제작된 원목케이지(체고 160cm 이하)에 5∼6마리씩 넣어 인천공항화물터미널을 통해 안전하게 수송됐다. 이들 젖소 101두는 한국과 네팔 양국이 상호 협의한 검역규정에 따라 검역과정을 거쳐 네팔로 안전하게 전달됐다.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계류 검역을 위해 젖소들은 지난해 12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에 걸쳐 수도권과 충청, 영·호남 등 전국의 목장 52개소에서 출발하여 검역시행이 이뤄지도록 경기도 화성 근미목장 한 곳으로 모였다”고 말하고 “우사를 꼼꼼히 소독하고, 추운겨울에 소들이 마실 물이 얼지 않도록 열선이 깔리도록 배려하는 등 소 들의 건강관리에 많은 분들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단순 젖소 기증 넘어 선진 기술 보급”

특히 이혜원 대표는 “101두의 젖소를 인수받은 네팔정부는 카트만두에서 150km 떨어진 신둘리 시범낙농마을로 이동, 50여 농가에 분양되었다”고 전제하고 “서울우유 파주진료소 김영찬 원장이 농가를 일일이 방문하여 우사와 소들의 건강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서울우유 포천TMR영농조합법인과 수원축협에서 보낸 사료를 먹으며 빨리 적응했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젖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사와 수정사 또는 낙농기술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ODA(공적개발원조)사업을 통해 연차적으로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원 대표는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과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 농협 축산경제 안병우 대표 등도 많은 애를 써주셨다”면서 “젖소를 기증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조합원과 전국의 많은 낙농가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헤퍼코리아는 네팔 헤퍼농업현장학교(FFS) 농민들을 만나 소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어떠한 환경이 필요하며 병이 생겼을 때 대처하는 요령과 사료급여의 올바른 방법 등을 강의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서울우유 파주유우진료소 김영찬 원장은 “헤퍼코리아와 함께 보낸 젖소 101두에 대한 질병검사를 네팔이 요구하는 질병사항을 마무리 짓고, 네팔정부와 헤퍼네팔이 분양한 신둘리 일대 해발 500∼2천500m에 위치한 50여 농가를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주일간 순회 방문하면서 젖소의 성장여부와 농가 사육여건을 살펴봤는데 수단그라스와 비슷한 ‘라피에르’라는 초자원이 많아 반추가축을 기르는데 괜찮은 조건을 갖췄다”고 전제하고 “그런데 네팔 농가도 과거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던 50∼60년대와 대동소이하게 송아지가 설사하는 것을 겁내어 대처방법 등을 전달했는데 아주 진지하게 받아 들였다”고 설명했다.
김영찬 원장은 “네팔은 한국전쟁 참전 16개국이나 의료지원 8개국에 들지 않지만 한국전쟁으로 부친은 작고하고,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부상당한 삼촌으로부터 네팔의 구르카족으로 이뤄진 영국의 외인부대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막상 네팔을 방문하니 정신과 마음이 새로웠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구르카1개 대대는 1951년 지평리전투에서 중공군 1개 사단을 전멸시킬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용맹스러운 군인으로 인정하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일회성 아닌 지속적 현지 방문 점검
김영찬 원장은 “올해도 지난 5월 두 번째 네팔을 방문하여 현지에서 송아지들이 얼마나 잘 크는지 각 농가를 순회하면서 살펴보고 농가가 궁금해 하는 사항을 전달했는데 아주 즐겁다”고 했다. 김 원장은 신둘리 50여 분양받은 농가를 모두 방문했는데 일전에 생석회를 집집마다 깔아 신발로 목장간 전염병을 옮기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 것이 이뤄지지 않아 재삼 당부했는데 그 후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귀국 후에는 헤퍼네팔 현장책임자와 네팔정부 수의사, 신둘리 지역 담당공무원 등 10여명과 번식과 발정, 수정 문제 등을 그룹카톡을 통해 실시간 원격진단, 소통한다며 카톡을 보여줬다.
2002년 우병학회장과 2019년 소임상수의사회장을 각각 역임한 김영찬 원장은 현재 파주와 연천, 고양 일대 260여 낙농목장의 젖소를 13명의 수의사와 함께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오는 10월 6일부터 경력 6년차와 3년차인 두 명의 수의사를 보름간씩 한 달간 현지에서 진료토록 보내기 위해 신분보장을 해줄 것을 헤퍼코리아에 요청했다. 이에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여행자보험을 비롯해 비행기 왕복, 숙식비 등 헤퍼에서 할 수 있는 부문은 모두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에서 가축인공수정교육을 31년간 실시하고 2010년 정년퇴임한 강대조 본부장은 “농협사료에 근무하고 3년 전 퇴직한 신동은 박사는 영양사양관리를 위해, 농협 젖소개량사업소 조주현 박사는 유전육종개량을 위해 함께 지난 5월 1일부터 열흘간 헤퍼코리아 주선으로 네팔에 갔다”며 “본인은 수태율 향상에 대한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을 현지 수정사와 수의사 2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는데 현지 피교육자들의 의욕이 충만하여 강의하는데 신바람이 났다”고 피력했다. 
강대조 본부장은 “젖소인공수정을 할 대상우는 적어도 생후 15∼16개월로 체중도 350kg이 되어야 하지만 본인이 방문했을 때 헤퍼코리아에서 기증한 젖소는 12∼13개월 사이로 적어 호르몬제를 투입, 발정동기화를 시킨 대상우 3두에 대한 인공수정만 실시했다”고 전했다.
농협 젖소개량사업소 조주현 박사는 “헤퍼코리아와 연계하여 네팔로 수출한 한국형 젖소정액은 지난해 BTS와 나이스, 니아스, 골디, 스페셜 5개 씨수소 정액 2천개에 이어 올해는 니아스와 스페셜 등 2개 씨수소 정액 2천개 등 모두 4천개였으며 농림축산식품부의 권유로 한국형 젖소 씨수소 2두도 3월 30일 지원했다”라고 밝혔다. 
경기도 여주시 가남면 임마누엘목장 최충희 대표의 모친 신재칠씨는 “작고한 남편(최성도)이 생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시아버님(최은영)이 1967년 헤퍼인터내셔널을 통해 기증받은 젖소송아지 1두가 살림밑천이 되었으니 우리도 기증해줘야 한다는 마음이었다”면서 “다행히 대물림 받은 두 아들 중 큰 아들(최충희)이 6∼9개월 사이 암 젖소 4두를 헤퍼코리아를 통해 네팔로 보내주어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유니나목장 황의성 대표는 “헤퍼코리아 이혜원 대표를 통해 네팔로 보낸 젖소 2마리는 2022년 5월16일생과 5월30일생으로 당시는 7개월령 육성우이지만 지금은 처녀젖소로 성장했을 것”이라면서 “두 마리의 어미 능력은 305일 보정 1만3천kg 전후 개체의 딸 소이며, 5월16일생은 쌍둥이인데 한 마리는 죽고 살아난 한 마리가 시집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니나목장은 1979년 젖소송아지 1마리로 시작하여 1981년 서울우유협동조합으로 원유를 내면서 조합원으로 가입(7620)하고 최근 사육두수는 105두, 하루 쿼터량은 1천800kg이다.
지난 50년간 가축을 진료하면서 경험에 비춰보고 유전능력을 감안할 때 쌍둥이로 태어난 개체는 딸 대가 아니면 손녀 대에서라도 쌍둥이를 낳을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김영찬 원장의 말이다. 
헤퍼코리아는 각 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를 한곳으로 모아 놓은 마을공동 집유센터의 원유상태와 추후 신둘리에서 잘 키운 한국형 젖소에서 얻은 우유를 가치사슬을 통해 어떻게 판매할 수 있는지를 농가에 전했다. 또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한국형 젖소 101마리 지원을 시작으로 네팔 빈곤농가의 우유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한 낙농업 발전을 계속하여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최근 문제되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낮은 생산성과 비효율적인 사료급여, 잘못된 소의 배설물, 물 관리형태 등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헤퍼코리아는 탄소발자국 저감을 위해 우유생산성이 높은 우수한 한국형 젖소를 지원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가축관리 교육과 훈련, 시설지원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혜원 대표는 참여의사를 비추는 농가가 늘고, 노하우가 쌓이면 20여 헤퍼회원국 가운데 한국전쟁에 참전한 헤퍼에티오피아 등 개도국으로 지원국을 다변화할 계획도 비추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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