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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창간 38주년 기획> 후계인력의 걸림돌은-낙농

강노 높은 노동 대비 낮은 수익성 가장 큰 ‘벽’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수익성 악화, 부재 증가 인한 농가 폐업 가속화
목장 승계 과정 규모 확대 등 제도적 제약도 커
쿼터 구입해야 납유 가능…신규진입 사실상 불가

 

국내 낙농가수 감소는 만성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근래 들어선 수익성 악화와 부채 증가로 인한 경영압박에 농가 폐업이 가속화되면서 지난해 낙농가수는 4천600호로 전년대비 133호(4.0%) 감소했으며, 2년 사이 폐업한 낙농가수만 300여호에 이른다.
낙농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인력충원이 절실하지만, 특히 낙농은 부지 선정부터 착유기, 냉각기를 비롯한 설비 뿐만 아니라 쿼터를 구입해야 납유가 가능하다는 특성 탓에 신규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후계농에 의한 대물림도 쉬운 일은 아니다. 목장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제문제, 목장 규모확대에 따르는 각종 제약 등이 제도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강도 높은 노동 대비 낮은 수익성이 후계농 유입을 막는 장애물이라는 것이 현장의 주된 의견이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이 오랫동안 일궈온 목장을 자식들이 물려받기를 원할 것이다. 그래서 목장을 이전하고 시설을 투자를 한다. 그리고 자식들이 목장에 들어온다.
그러나, 낙농에 막상 발을 들여놓고 보니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노동을 하루도 빠짐 없이 해야 한다. 목장에 묶여 사회생활도 힘든데, 설상가상 환경규제, 민원 등에 시달리기 일쑤다.
또한, 이제는 한 목장으로 두 가족이 먹고 살아야 한다. 규모화를 위해 빚을 졌는데, 빚을 져서 규모화를 했는데, 생산비 폭등, 고금리로 고된 노동 끝에 유대를 받아도 손에 남는게 없다.
실제 통계청의 ‘2022년 축산물생산비’를 살펴보면 지난해 젖소 두당 순수익은 전년대비 90만4천원(37.2%) 감소한 152만9천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낙농가의 40%를 차지하는 50두 미만의 규모에선 두당 순수익이 1천원으로 99.9%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잡을 뛰는 후계자도 생겨나고 있으며, 결국 목장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낙농가는 “정신만 차리면 밥은 굶지 않는 축종이 낙농이란 말도 있지만, 젊은 친구들이 느끼기에는 365일 중노동의 보상이 너무 적다고 느낄 수 있다. 후계농을 교육시키고, 이 후계농이 수익을 가지고 재투자가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낙농이 가능할텐데, 수익성은 악화되고 산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후계농들이 다른 일을 찾아 떠나고 있다”며 “또 보통 대물림을 하는 목장주들의 나이는 고령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명의를 넘겨주고 시설 확대까지 시켜놨는데, 후계농이 떠난 목장을 다시 할 여력이 있겠는가. 결국 목장을 더 빨리 폐업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낙농가는 “아들이 대학 졸업반인데, 목장을 이어받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도 직업의 가치를 폄훼 당하고, 수익도 안나는데 아들이 이러한 일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인근 농가도 후계농이 들어오면서 투자를 무리하게 해 목장을 키워놨는데, 후계자가 부채를 갚을 수 있을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한탄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성취였다.
국민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젊은 축산인들을 존중의 시각으로 이해해주고, 우리 땅에서 지속가능한 낙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후계농들이 목장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생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적극적 관심과 행정력이 바로 그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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