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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2024년 신년기획>비상을 위한 농장의 도전<양돈>-경북 의성 구룡축산

농장 모든 것 수치화…어느새 ‘PSY 30두’ 대열에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철저한 각 구간 재고관리…3-SITE 잇점 ‘극대화’

구간별 계근 필수…MSY 27.5두·상등급 85%

FCR 분석 최적 사료선택…데이터 관리가 가능케

 

 

경북 의성과 군위에서 모두 5개 농장이 운영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구룡축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손으로 꼽는다는, 그것도 종돈장이 아닌 일반 양돈장이 지난해 ‘PSY 30두’ 대열에 합류했다. 3년전인 지난 2021년 구룡축산의 PSY는 27.5두였다. 최근 3년간 매년 1두 이상 PSY가 늘어난 셈이다.

도대체 구룡축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전형적인 가족경영 형태의 구룡축산에서 재정과 인력관리 등 농장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박지숙 대표는 “4천500두 규모의 자돈장 신축과 함께 본장 화재로 소실된 분만사를 지난 2020년 신축하며 분만틀 사이즈를 키운 이후 포유자돈의 확실한 보온구역 확보와 모돈 위주의 온도관리가 가능, 자돈폐사가 줄면서 생산성에 유의적인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포유일이 적을수록 분만율과 이유체중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포유일을 가지는 것이 좋겠지만 구룡축산은 신축 자돈장 확충과 질병이 안정적인 상황이였기에 회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결과적으로 이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분만사에 3명의 직원이 있지만 모친이 직접 관리하고, 100% 유도분만에, 상대적으로 짧은 포유기(21일), 때로는 두 번의 이유 등 모돈회전율에 ‘진심’ 인 구룡축산이 더 큰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구룡축산은 지난해 모돈회전율이 2.5에 달하기도 했다.

 

대부분 성실근로자

박지숙 대표와 공동대표인 남동생 그리고 부모님, 재부까지 5명의 가족과 14명(내국인 4명, 외국인 10명)의 직원간에 손발이 잘맞는 것도 3-SITE인 구룡축산의 또 다른 강점이다.

1세대와 2세대, 가족간의 신뢰가 돈독, 축산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남동생이 돈사 설계에서 부터 내부 장비까지 시설을 전담하고 있으며 박지수의 대표의 재부는 자돈장을 맡아서 관리하고있다.

내국인 직원들 모두 10년 이상의 숙련자일 뿐 만 아니라 외국인 직원들 대부분 성실근로자라는 점도 눈에 띈다. 팬데믹 사태 당시 입국이 막힌 4명의 외국인 직원들로 인한 공백을 신규 채용이 아닌 가족들이 채우며 기다리기도 했다.

“업무의 매뉴얼화, 단순화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 직원들이 ‘일을 더 주고, 돈을 더 달라’고 말할 정도”라는 박 대표는 “무엇보다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이 통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역 측면에서도 허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본장-자돈-비육 구간마다 별도의 차량 및 기사 확보에, 회식 때가 아니면 직원들 사이에 볼일이 없을 정도로 철저한 교류의 제한, 장화갈아신기 등 기본 지키기를 통해 3-SITE 사육체계가 갖는 방역의 잇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육성까지 PRRS 음성을 유지하면서도 후보돈백신접종을 실시하는 등 철저히 예방에 초점을 맞춘 백신프로그램 운용도 무항생제 농장의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오염원의 차단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국양돈 고질병' 거리 멀어

다만 자돈구간 이후 생산성까지 감안할 때 표면적으로 드러난 강점만으로 구룡축산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지난 2021년 25.9두였던 구룡축산의 MSY는 지난해 27.5두까지 향상됐다. ‘나은 만큼 못키운다’ 는 한국 양돈의 고질병을 일찌감치 극복한 구룡축산의 숨은 힘은 바로 데이터의 관리다.

박지숙 대표는 “3-SITE로 운영되다 보니 각 구간별 정확한 입출고, 특히 재고관리가 중요하다. 더구나 번식성적 까지 향상되며 그 필요성은 더해진 반면 비육장까지 직접 확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출하두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재고관리 실패로 인해 출하일령이 증가하고 농장 흐름이 깨지게 되면 최종 생산비는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분뇨 처리비용과 약품비, 인건비 까지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구룡축산에서는 폐사와 생산성, 두당 생산비 및 수익 등 사양관리부터 경영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계량화, 세밀한 전산 관리를 실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출하일령 및 출하두수 예측은 물론 상시 재고두수 파악도 가능한 배경이다.

데이터 관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매주 추정치와 실제 수치를 비교하는 한편 연말에는 각 농장의 직접 방문을 통한 확인 작업까지 마다치 않고 있다.

 

자체 계근시설까지

돼지를 옮길 때 마다 계근소를 이용해 왔지만 얼마전에는 농장 자체 계근시설까지 확보하것은 데이터 관리에 대한 구룡축산의 관심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100% 선별 출하를 통해 상등급 출현율도 85%를 유지하고 있다. 계측을 통한 데이터 관리로 3-SITE의 단점은 최소화 하되, 잇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박지숙 대표는 “계량화를 통해 농장의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만큼 결정이 빠르면서도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투자를 하더라도 어디에 돈을 써야할지 정확히 알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룡축산의 데이터 경영은 각 구간별 사료효율(FCR)에 기반한 사료 선택에도 적용되며 두당 수익률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박지숙 대표는 “우리농장은 이유체중이 중요하다. 재고 발생 최소화를 위해 33일령 전출시 목표체중(9.4kg)을 맞춰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포유기간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며 “그만큼 빠른 성장이 필수지만 또 다른 요인도 종합적으로 검토, 사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사료단가는 물론 농장의 현재 생산성, 출하일령, 분뇨 처리비용, 상위등급 출현율 등 경제성과 수익성에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인의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자돈과 모돈구간은 상대적으로 영양스팩을 높인 사료를, 비육구간은 경제사료를 선택했다.

“우리농장의 경우 FCR을 0.1만 낮춰도 연간 1억4천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박 대표는 “고민한 만큼 결실을 얻을수 있다”고 강조했다.

 

FCR도 꼼꼼히

이러한 구룡축산이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갑진년 새해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3%인 자돈구간 폐사율을 2% 미만으로 낮추고, 5~3%인 비육구간의 폐사율의 경우 3% 미만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그것이다.

박지숙 대표는 “규모의 경제, 심화되는 민원도 외면할 수 없다. 허가면적당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농장을 재구성, 생산성을 확대해야 하며 구조적인 악취저감시설도 해야한다. 사료허실 최소화와 함께 혹시모를 인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흩어져 있는 비육장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일이 더 설레는 양돈해요"

■인터뷰/박지숙 대표

 

‘의상’ 전공자가 ‘열혈 양돈인’ 변신

가족과 데이터 분석…하고픈 일 많아

 

박지숙 대표를 처음 만난 이들은 대부분 두 번을 놀란다고 한다.

우선 재고관리의 필요성을 절감, 그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전산프로그램의 다양한 데이터는 웬만한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그러다 보니 전공이 궁금해진 이들의 질문에 전혀 생각치도 못한 답이 돌아온다.

대학에서는 ‘의상’을 전공한 박지숙 대표이지만 지금은 도드람양돈농협의 대의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열혈 양돈인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 2012년 가족사업으로 사육규모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양돈으로 전업을 하게 됐고 2015년 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박 대표는 “처음엔 ‘네가 알아서 일을 찾으라’는 게 전부이다 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몸이 아픈 직원을 대신해 분만사 일을 하게 되면서 달라졌다. 이후 임신진단까지 도맡아 하게 됐다”고 되돌아 봤다. 무엇보다 비육장을 주기적으로 오가며 재고파악을 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비로서 농장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 같다고.

“너무 많은 규제로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가족들과 함께 농장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진다.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설레는 양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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