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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품질경쟁 시대 돌입한 국내 TMR사료 업계

단순 사료비 절감 넘어 품질 개선·생산성 향상에 올인
부산물 효용성 높여 사료가치 극대화
전문 1차 가공업계 지원·육성책 절실

<전문>TMR 사료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부산물을 활용하여 사료비를 절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품질과 생산성 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요구와 축산농가의 선택에 따라 이루어졌다. 부산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사료의 품이 낮아지고, 이는 축산물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TMR 업계는 필연적으로 고품질의 원료를 사용하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버려지는 부산물, 귀한 원료로 탈바꿈

국내 대다수의 TMR 공장들이 설립 초기에는 버섯배지, 비지, 주정박 등의 부산물과 국내산 볏짚을 주원료로 TMR 사료를 생산했다. 이것은 특히 비육용 TMR 사료공장이나 자가 TMR로 한우나 육우를 키우는 생산 현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낙농 의 경우는 섭식이 떨어지면 유량 감소로 이어지고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에 민감했기 때문에 사료의 품질에 대해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비육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덜 예민했고, 생산비 절감이라는 목표에 주목했기 때문에 거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원료들을 사용했다. 버섯농장, 두부공장, 맥주나 막걸리를 만드는 주류공장에서는 제품을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거져 주다 시피했다. 어차피 버려야 했던 부산물을 가져가 주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고마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역전됐다. 축산 업계에서 TMR 사료가 크게 주목을 받고 전국의 지자체에서 자금지원을 받은 공장이 늘어나고, 자가 TMR기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부산물이 부족한 상황이 생겼다. 처치 곤란이던 부산물을 이제 서로 달라고 하니 자연스럽게 몸값이 높아졌다. 사료 공장과 축산농가들은 공짜로 가져다 쓰던 부산물을 돈을 주고 사서 쓰는 상황이 됐다. 충남의 한 TMR 공장 관계자는 “처음에는 그냥 줬다. 오히려 고맙다고 명절에는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초기에는 이물질도 없이 깨끗하고, 수분관리도 잘됐다. 받아주는 우리의 눈치를 봤던 때니까 좀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 하지만 TMR이 사료비 절감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지자체의 지원이 많아졌고 전국적으로 몇 년 사이 TMR 공장이 급증했다. 동시에 자가 TMR 기기에 대한 지원사업도 많아지면서 한순간에 부산물은 귀한 분이 됐다. 그러면서 값도 생기고, 품질도 낮아졌다. 단순한 시각으로 접근한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축산업계 내부에서는 업계에서 자연스럽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놔뒀으면 환경적으로 피해만 주고 있다는 부정적인 축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입산 원료에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한국 축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2022년 현재 국내 섬유질배합사료업체는 182개소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것은 2012년 124개소에서 58개소가 늘어난 것이다.(한국단미사료협회 편람 참고) 어쨌든 TMR 사료공장과 축산농가는 부산물을 가져가 주는 고마운 파트너에서 원료를 달라고 애원하는 낮은 신분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부산물은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에서 모시기 힘든 사료 원료로 신분이 높아졌다.

원료로서 가치 낮은 부산물 이용 ‘득보다 실’

수요자와 공급자의 입장이 뒤바뀌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료비 절감을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 본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기도 가평에서 자가 TMR로 한우를 사육하다가 공장형 TMR로 전향한 농가 A씨는 “부산물이 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격 강점이 담보돼야 한 다. 농가에서 품을 들여 원료를 구해 자가 TMR을 돌리는 것은 생산성 저하를 감수하고서라도 단 몇 푼이라도 사료 값을 아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영양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부산물을 돈 주고 사서 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이걸 계속해야 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그나마 쓸만한 원료는 대규모 농장이나 공장에서 받아 가고, 남은 것은 소에게 먹이기 미안할 정도의 것들만 그것도 돈을 들여 사와야 하는 지경이었다. 당시에는 기계값이 아까워 본전은 뽑자는 생각에 몇 년 더 해봤지만 오히려 출하성적도 나빠지고, 손해라는 생각에 대출도 못 갚은 기계를 팔아버리고 지금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TMR을 먹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써보면서 느낀 점은 그렇다. 소는 예민한 동물이고, 조금만 사료가 바뀌어도 섭취량이 변한다. 그런데 부산물을 받아서 쓰는 경우에는 그날그날 원료의 상태가 다르고, 그나마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수분이 많은 부산물을 장기간 보관할 방법도 없고,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폐사도 온전히 농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사료비 절감을 위해 그 정도 노력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손가락질해도 좋다. 나에게는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득보다 실이 큰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국내산 조사료 무조건 사용 강요받는 현실

경기도 광주시의 광주한우영농조합 법인(대표 서명원)에서는 좀 더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곳도 여러 TMR사료업체와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비지, 깻묵, 파인애플박, 버섯배지 등 부산물을 적극 활용 했었다. 지금은 국내산 조사료와 수입건초, 1차 가공처리를 거친 버섯배지, 미강 등만 사용하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부산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가격은 물론 비싸지만 사료의 완성도를 높이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서명원 대표는 “사료는 판매하는 제품이다. 일정해야 한다. 부산물로는 이것이 어렵다. 품질은 둘째 문제고 일정한 물량을 연중 변동 없이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식품업체에서 우리에게 부산물 팔려고, 비수기에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것에 한계가 왔고,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국내산 조사료를 쓰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했다. “영양적 가치는 둘째다. 수분이라도 일정했으면 좋겠다. 조사료의 품질과 수확량을 예측할 수 없고, 작황에 따라 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을 수용 할 수 밖에 없다. 원료가 비싸다고 공장을 놀릴 수 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저 수확기에 날씨가 좋기를 바래야 하고, 올해 조사료 작황이 좋기를 바래야 한다. 1년 사용량을 비축해야 하니까 큰 자금이 묶여 공장 경영에 부담이 크고, 야적장 임대료에 장기 보관에 따른 허실 등을 따져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며 “정부에서 운송비와 생산비 등을 지원하지만 실제 생산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 지 살펴보고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 는 현실적 지원방안을 강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높아진 눈높이 맞춰야 하는 TMR업계

요즘 잘나가는 TMR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안정된 원료와 높은 영양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가격도 낮은 편이 아니다. 높은 에너지를 공급해 출하성적과 우유생산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광주낙농영농조합법인의 안홍중 대표는 낙농가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리는 낙농전문 TMR사료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산 부산물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산 부산물로는 우리 사료를 사용하는 낙농가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으 로 축산농가의 선택을 받던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 싶다. 이미 TMR은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경쟁의 시대에 돌입했고,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품질에 주목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곳은 경기도 5개 지역에 낙농전문 TMR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변화된 현실에 맞는 합리적 대책 마련돼야

업계는 TMR 산업의 구조가 달라진 만큼 효과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국내산 부산물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1차 부산물은 공장에서 직접 사용 하기가 어렵다. 지금은 이런 부산물을 수집해 표준화시킨 원료사료들을 만드는 업체들이 있고, 이들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환경부담은 낮추는 동시에 TMR업체의 경영과 한국 축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김보민 사무관은 “2026년 한미FTA로 인해 수입조사료에 대한 쿼터가 자유화 된다. 국내산 조사료의 품질에 대한 불만에 대해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앞으로도 축산농가, 사료업계와 소통하면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TMR 사료는 축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TMR 업계는 품질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도 국내산 조사료와 부산물의 품질을 개선하고, TMR 업계와 협력하여 고품질의 사료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산 조사료 이용활성화를 위해 유통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국내산 원료의 자급률을 향상시키는 한 방안 으로 국내산 부산물 원료를 이용하는 TMR업체에 대해서도 유통비 등을 지원하고 또한 부산물 이용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전문 1차 가공업체를 지원· 육성하여 모든 TMR 공장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국내산 부산물 공급에 힘써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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