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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지방 1cm 넘으면 ‘불량 삼겹살’...정부 어떻게 책임질 건가

<이일호 기자의 이런말, 저런 생각>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삼겹살 품질기준=1cm

언론의 과지방 삼겹살 때리기가 잇따르고 있다.

공중파 방송, 종편, 신문 등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짧은 시기에, 동일한 주제의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 국민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관심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밑장깔기’ 논란까지 이어지는 마당에 반론의 여지가 없는 건 분명한 사실이고,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다만 언론 보도에 따른 정부의 대응은 할말을 잃게  한다.

지난해 ‘삼삼데이’ 시즌 당시 과지방 삼겹살 보도를 계기로 그 개선 방안을 모색해 온 정부는 또 다시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축산물품질평가원 주도하에 마련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최근 공개하고, 책자로도 제작·배포했다.

육가공 및 유통업계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 진 매뉴얼이기에 사실 웬만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삼겹살 품질을 가장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그것도 수치화 된 ‘기준’에 소비자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품질기준 근거 뭔가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삼겹살에 대해 ‘지방 1㎝ 이내’ 제품이 정부가 제시하는 정품의 가이드라인으로 언론에 소개되고,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삼겹살 품질에 대한 논의가 단 한번이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육가공에 대해서는 미천한 지식이 전부일 수 밖에 없는 정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어떤 근거로 삼겹살의 품질 기준을 만들 수 있었는지 따지는 건 지금으로선 급한 일도 아니게 됐다.

언론의 공세에 밀려 과지방 삼겹살 판매처에 국한해 냉정히 접근해야 할 사안까지 국내 돼지고기 시장 전체로 ‘전세’를 확대하고 있는 정부 행보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서 ‘지방 1㎝’가 삼겹살의 품질을 판단하는 절대 기준으로 고착화 되는 듯한 이상 기류가 이미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 제품의 지방두께를 측정해 보이며 ‘1㎝ 넘는 불량’ 제품의 판매가 빈번하다는 식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우수 축산물 브랜드 선정을 주관하는 소비자단체까지도 그 기준을 준용해 브랜드 점검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 보도를 믿을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필자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하물며 정부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라는 데 부정할 소비자들이 있겠는가.

 

1㎝ 맞추려면 다 바꿔야

육가공업계의 당혹감은 더할 수 밖에 없다.

당장 거래처에서는 정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삼겹살 제품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큰 폭의 비용상승이 불가피 하지만 거래처나 소비자가 수용할지 의문이다.

걱정은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삼겹살 제품의 지방이 1㎝가 넘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어떻게 대응할지 갑갑하기만 하다. 1㎝가 넘는 삼겹살을 모두 불량품으로 구분, 처 리할 수 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가뜩이나 극심한 소비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육가공업계로서는 생각치도 못한 대형악재가 터져나오고 있는 셈이다.

비단 육가공업계 뿐 만이 아니다. 

이대로 라면 돼지 사육에서부터 가공, 유통은 물론 소비자 가격 책정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국내 양돈산업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할 판이다.  소비자들도 지금 수준의 가격으로 삼겹살을 사먹는다는 건 꿈도 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방 1cm를 넘는 삼겹살을 좋아했던 소비자라면 앞으로 자신의 '취향'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섯불리 접근한 삼겹살 품질 기준이 소비트렌드의 왜곡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어디까지나 권장 사항을 제시한 것 뿐 이라는 정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해명만으로는 수습될 수 있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는 생각이다. 애당초 공산품이 아닌, 축산물에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때부터 이러한 상황 을 예상치 못했다는 것 자체도 쉽게 납득되지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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