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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기고>돼지도체 등급규정 개정을 통한 육질 향상

유병현 박사<전 다비육종 고문>

 

등급규정 개선 노력 꾸준

현재 돼지도체는 도체중량과 등지방두께에 의한 1차 판정과 외관, 육질, 결함 등 2차 판정으로 등급이 결정된다. 1차 판정 등급이 2차 판정에서 낮아진 비율은 5% 내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립축산과학원에 의뢰해 오는 2025년까지 ‘돼지 도체의 육질 예측을 위한 지표 및 판정기술 개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돼지도체 등급판정 기준을 개정, 지육 상태에서 신뢰할 만한 품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며 이번 도체 등급판정에는 삼겹살 부위 품질평가 기준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축산물품질평가원도 다산성 모돈의 증가 등 한돈산업의 변화를 반영하고, 돼지고기의 품질개선과 소매단계 연계를 위한 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 개정을 추진해 왔다고 한다.

 

자동화기기 육색판정도 가능

등급판정 기준에 육질을 포함시키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도체평가 자동화 기기는 2023년 현재 11개소에 설치된 VCS2000과 2개소에 설치된 오토폼III다. 이 두 종류의 기기는 유럽에서 돼지 도체의 부위별 살코기 중량 추정을 목적으로 개발된 만큼 부위별 지방 비율을 예측할 수 있고, 사진 분석에 기반한 VCS2000의 경우 추가로 육색 측정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오토폼III가 예측하는 삼겹살 근간지방률은 R사가 과지방 삼겹살의 선별을 위해 오토폼Ⅲ 도입 당시 부위별 실측 및 검증을 통해 새로 추가한 항목이다.

B사가 도드람LPC 도체에서 직접 측정한 근간지방 두께와 오토품III 삼겹살 근간 지방의 상관계수는 0.53으로 비교적 높아 오토폼III 예측치에 근거해서 도체를 분류하고 이 정보를 소비자에게 육질 정보로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B사가 2021~2023년 듀록 암퇘지 441두의 근간지방 두께를 흉추 4-5번 절단면에서 측정한 결과 근간지방두께(mm)는 평균 13.4(범위 8-19), 표준편차 1.9 이었다, 같은 도체의 오토폼III 근간지방은 평균 13.4 (범위 9.5-22.2), 표준편차 1.7 이다. 참고로 배최장근의 마블링평점과 오토폼III 등심지방률의 상관계수는 0.35로 높지 않았다.

 

육질, 포괄적 요인 반영

최근 언론매체에서 제기한 ‘떡지방’ 삼겹살 (흉추 11번부터 13번까지 9cm정도의 삼겹살에서 넓은등근과 깊은흉근이 없어지고 배바깥경사근이 확장되지 않은 과지방 부위) 이슈 처럼 부분육의 지방함량이나 삼겹살 근간지방의 분포를 육질로 간주한다면 자동화기기를 활용, 도체를 분류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육질은 이보다 포괄적이며 기술적 척도도 육색, 보수력, 연도, 근내지방도 등 다양하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지방함량 이외는 현재 도축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육질 지표가 아직 없다. 더구나 육질이 법 규정에 포함되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도체중이나 등지방두께처럼 측정 가능한 형질이어야 하므로 (도축 24시간 후 측정한 pH, 드립 손실, 색도 L* 등)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인지할 만한 품질기준을 도체등급판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육질 등록제’ 제안

그렇다면 소비자의 돼지고기 육질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개선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동안 돈육 가공·유통회사, 생산자 단체, 대형 유통업체 위주로 돼지고기 브랜드가 추진되면서 200여개의 돈육브랜드가 등록되어 있을 뿐 만 아니라 돼지고기 유통에서 브랜드육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돼지고기 품질 개선을 위해 각 브랜드육의 육질 기준을 등록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브랜드육 육질 등록제’ 인데 각 브랜드 주체가 자발적으로 육질 기준을 등록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은 등록한 브랜드의 육질을 주기적으로 검사해 확인 및 인증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브랜드 주체가 육질을 유지하고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다만 육질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브랜드 단위로 육질을 측정하는 경우 측정의 기술적 제약은 줄어들 것이다. 브랜드 주체가 홍보하는 돈육의 특성이나 주제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육질 기준을 등록하고 준수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할 것이다.

 

도체등급제는 규격제로

이처럼 돼지고기의 육질을 브랜드육 위주로 개선하는 경우 현 도체등급 규정은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 고민도 필요하다.

필자는 2021년 도체 등급제를 규격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돼지고기의 지방함량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다르기 때문에 등지방 두께를 근거로 돼지고기 품질의 우열을 가리는 등급제로는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 제안을 하게 됐다.

도체 규격의 예로 성별, 등지방두께 및 품종을 나타내는 방식을 도입, 도체 거래의 기초가 되게 하면 이 규격의 표시는 소비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다. 또한 규격에 따라 분류한 도체를 묶음으로 온라인 경매에 상장하는 시스템 구축도 가능해진다.

현행 돼지도체 등급규정을 개정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육질평가 기준을 포함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지금 설치가 진행되고 있는 도체평가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부위별 지방함량이나 육색을 예측할 가능성은 있으나 소비자가 인지할 만한 포괄적인 육질 지표로는 불충분하다. 브랜드별로 육질기준을 등록하고 검사를 통해 인증하는 제도를 도입, 육질 개선을 도모하자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현 도체 등급제를 규격제로 전환하면 도체 거래의 기초가 되고, 규격을 표시하면 소비자가 돼지고기를 선택할 때 유용한 정보가 되며, 장차 온라인 경매 시스템 도입의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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