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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기고> 양돈장의 종돈 직수입과 유전능력 평가 / 유병현 박사<전 다비육종 고문>

 

방역위험 부담 증가

일반 양돈장에서 종돈을 직접 수입해 사용할 경우 후대 관리에 대한 전문성 결여로 인해 종돈의 사용 수명이 짧고, 주기적인 종돈 수입이 불가피해 질 수 있다.

또한 다수의 양돈장과 기존 종돈장이 경쟁적으로 해외 종돈을 수입하다 보면 수입 종돈을 생산하는 원산지 농장의 숫자가 많아지고, 다양해 질 뿐 만 아니라 종돈 수입 빈도와 수입량이 증가, 종돈 수입가격의 상승과 함께 질병 유입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양돈산업의 방역 위험 부담도 그만큼 증가할 수 있다.

더구나 국내 종돈회사가 충분한 규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양돈장의 종돈 직수입은 국내 종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국내 종돈장 규모를 더욱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작용, 일반 양돈장이 종돈을 직접 수입할 필요성이 더 높아지는 악순환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 종돈장의 생산 규모로는 신설 대규모 양돈장의 입식에 필요한 후보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종돈장에서 후보돈을 구입하게 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유전능력 평가 정부 중요기능

국내 종돈시장이 가진 다른 현실도 짚어봐야 한다.

종돈의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종돈의 유전능력이지만 유전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 각 종돈회사의 홍보 자료와 마케팅에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처럼 종돈을 근원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정부가 해외 종돈의 유전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그 정보를 양돈농가에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가 양돈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필요할 뿐 만 아니라 정부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능은 의약품의 유효성분 함량을 측정해서 관리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정부의 역할과 비슷한 목적을 가질 것이다.

 

공인능력 근거 판매 제도화

지난해 국내 양돈 생산액이 9.6조원 (71억 달러)에 달하고 원료돈 생산에 사용되는 종자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종자의 유전능력을 공식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대한한돈협회 산하 한돈혁신센터 규모의 능력검정 시설을 갖추고 운영할 경우 양돈 생산액 0.1% 정도의 초기 사업비가 소요될 것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 90% 이상의 유전적 조성을 결정하는 종돈 능력을 평가하는 데 이런 정도의 투자는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능력검정소 운영비는 출품하는 종돈회사가 실비를 부담함으로써 추가 투자 없이도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해외나 국내 종돈회사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종돈은 반드시 능력검정소에 출품, 공인된 능력을 근거로 판매하도록 제도화할 것을 제안해 본다.

원하는 종돈구입 가능

공인 능력검정제도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는 우선 해외 종돈의 능력과 적합성 평가를 통해 로 무분별한 수입을 지양하고, 우리나라의 자연, 사육 및 시장 환경에 적합한 종돈을 선택적으로 수입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기반을 마련 하는데 있다.

또 종돈의 수입선이 제한되면 그만큼 종돈 수입으로 인한 방역상 위험도 줄어들 것이며, 능력검정 단계를 거치는 동안 잠재적인 방역 문제를 걸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양돈농가가 원하는 특성을 가진 종돈의 구입이 가능, 가공과 유통으로 이어지는 사업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해외 종돈과 국내 종돈을 한국의 지역적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어 한국형 종돈개량에 일조할 것이며 국내 종돈회사의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다.

 

검정소 검정과는 달라

한돈협회에서는 지난 1984년부터 종돈능력 검정소검정 사업을 수행하여 능력이 우수한 종돈을 종축으로 보급했으나 2019년 ASF 확산 우려로 중단됐다. 당시 검정소 검정은 우수한 종축의 보급에만 초점을 맞춰지고 주요 종돈회사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돈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가 제안하는 능력검정은 시판 종돈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그 결과를 공표함으로써 양돈농가가 종돈을 선택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검정소 검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검정에는 국내외 종돈회사가 브랜드별로 출품하고 검정이 끝나면 전 두수 도축, 육량과 육질을 평가하게 되므로 과거 검정소 검정의 경우처럼 질병이 확산될 우려도 없다.

특히 이러한 검정을 받은 종돈에 한해 국내 판매가 허용되므로 종돈회사는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양돈농가는 이 정보를 근거로 사육목적에 맞는 종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종돈회사에게는 의무사항이 되고 양돈농가는 한돈협회에 공정한 검정을 요구하는 입장이 될 것이다.

정부로서는, 어차피 당분간 종돈을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의 틀 안에서, 한국 시장과 사육환경에 적합한 종돈을 수입하도록 경쟁체계를 도입하고 국내 종돈회사의 한국형 종돈 개량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하며 아울러 종돈개량의 정책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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