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한우 등심·채끝 소비 부진 지속…업계 할인행사도 축소 전망
삼겹살 소비 위축…정육류는 수입육 가격 상승으로 수요 원활
수입량 유지, 환율 변수 주목…저가 제품·간편식 수요 확대
‘24년 국내 축산물 유통시장은 한우 및 한돈, 수입육 모두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축산물 소비는 국내산과 수입육을 합하여 소고기가 감소하고 돼지고기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양념육과 같은 저가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거나 할인을 통해 일반적인 가격 이하로 판매해야만 수요가 나타나는 등 소비시장 자체는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며 소비여력이 많이 떨어진 국민들은 이와 같이 지출을 줄이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로 변화를 보였는데, 이는 곧 고가제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가공유통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며 많은 어려움들을 겪게 하였다. 이에 한해가 마무리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24년 소고기 및 돼지고기 시장동향을 되짚어 보며 ‘25년 산업 전망을 해보고자 한다.
1. ‘24년 소고기 시장동향
‘24년 11월까지 한우 등급판정 마릿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약 895.7천 마리로 전년동기대비 5.1% 증가하였고, 생산량은 약 262.7천톤으로 6.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우 거세우 기준 평균지육가격은 도축 및 생산량 증가로 인해 11월까지 17,860원/kg에 형성되며 전년대비 4.4% 하락을 나타냈다.
한우고기 소비는 ‘23년 연말에 예측했던 것과 같이 고가제품인 구이류 위주로 부진을 보였다. 최대 성수기라 할 수 있는 명절 소비와 관련해서, 설명절에는 수요가 크게 부진하여 긴급하게 정부 할인행사 진행을 통해 물량을 소진시키는 모습이 나타났고 추석의 경우에도 중량을 줄이는 등의 저가세트 구성이 늘어나며 전반적으로 예년대비 위축을 보였다. 한편, 외식의 경우 양극화 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기존에 매출이 높았던 일부 식당은 내방객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편이었으나, 대다수 일반 식당의 경우는 크게 저조하여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표1] 한우 생산 및 가격동향
소고기 수입은 ‘24년 11월까지 405.9천톤이 수입되며 전년동기대비 3.1%의 감소를 보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는 미국과 호주의 시장상황은 차이를 나타냈다. 미국은 내수소비가 좋은 반면 생산 및 수출이 감소하여 오퍼가격이 높게 형성되며, 11월까지 196.3천톤이 수입되어 전년대비 7.4% 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호주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여 오퍼가격이 강세를 보였지만, 우리나라 수입업체들이 미국에서의 오퍼물량 감소를 호주산으로 일부 대체함에 따라 11월까지 181.0천톤이 수입되며 전년대비 약 4.5% 증가를 보였다. ’24년 총 수입량은 약 44~45만톤으로 예측되어 ‘23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내 판매상황을 보면 냉장 구이류는 외식소비 위축으로 판매상황이 좋지 못해 대형할인점 및 온라인을 통해 가격인하 처리하고 있으며, 갈비도 국내 재고부족으로 인해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명절 세트판매도 저조한 등 최종 소비는 부진하였다. 정육류도 불경기와 맞물려 최종 소비가 좋지 못해 식자재 및 간편식 등 고정수요처로부터의 수요가 소폭 약세를 보였다.
[표2] 소고기 수입실적
2. ‘24년 돼지고기 시장동향
‘24년 11월까지의 돼지 등급판정마릿수는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7,273천 마리로 전년대비 약 0.8% 증가하였는데,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년대비 감소하였지만 농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도축 마릿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량은 917.2천톤으로 전년대비 약 0.7% 증가한 것으로 육류협회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돼지 지육가격은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11월까지 평균 5,201원/kg에 형성되며 오히려 전년대비 0.8% 상승하였는데, 이는 매년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도매시장 상장 마릿수 감소(11월까지의 제주ㆍ등외 제외 도매시장 상장 마릿수는 전년대비 약 9.5%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돈 소비상황은 불경기와 역대급 무더위로 인해 외식 및 가정에서 삼겹살과 같은 고가 구이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전년 보다 더욱 위축되었다. 최대 성수기라 할 수 있는 삼겹살데이, 여름 휴가철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고 김장철에도 시장에 덤핑물량이 출현하는 등 연중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삼겹살 도매가격은 전년 보다 오히려 하락하였고 덤핑물량도 계속 출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전지 품목도 급식납품 및 특정시기 수요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연중 계속되고 있는 수입삼겹살 할인행사 영향 등으로 저조하였다. 후지와 등심은 원활하였는데 등심은 돈가스 및 탕수육 등에서의 수요, 후지는 수입 원료육 가격강세가 계속됨에 따라 만두 및 햄소시지 등에서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표3] 한돈 생산 및 가격동향
돼지고기 수입은 ‘24년 11월까지 427.5천톤이 수입되며 전년동기대비 15.6%의 증가를 보였는데, 삼겹살은 6.2% 증가에 그쳤지만 앞다리가 38.1% 증가하며 전체 수입량 증가를 이끌었다. 이는 PED 등의 질병발생으로 인한 5~6월 국내 가격급등을 예상한 수입업체들의 수입확대, 소고기 수입 감소로 인한 매출하락을 돼지고기 수입으로 대체하려는 모습 등이 주요 원인이라 볼 수 있다. ’24년 총 수입량은 약 45~46만톤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증가에 비해 소비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는데 냉장육은 국내 불경기로 외식소비가 부진함에 따라, 대형할인점 및 온라인에서 할인행사를 연중 지속하며 판매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냉동삼겹살은 상반기 과다 수입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으나, 8월부터 약3~4개월간 수입이 크게 감소하였고 프랜차이즈 및 창고형 매장 등에서의 꾸준한 수요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며 최근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다른 주요품목인 앞다리(목전지 포함)는 식자재 및 간편식 등에서 고정수요가 있고 최근 수입이 많이 감소하였지만, 과다 공급으로 인한 적체재고로 인하여 아직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표4] 돼지고기 수입실적
3. 2025년 시장 전망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5년 한우 도축 마릿수는 사육 마릿수 감소로 도축 가능 개체수가 줄어 올해 보다 약 5% 감소한 933천 마리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소비측면에서는 내년에도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민들의 소비지출 여력은 여전히 나쁠 것이고, 농협 및 한우자조금 할인행사도 예산 감축으로 인해 올해 보다 더욱 축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가제품(등심ㆍ채끝) 위주로 소비가 계속 저조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도축 마릿수 감소 영향으로 한우 거세우 평균가격은 약 18~19천원/kg에서 형성되며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 도축 마릿수는 올해와 비슷한 1,870~1,918만 마리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측면에서는 계속되는 불경기로 인해 한우와 마찬가지로 고가제품인 삼겹살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등심과 후지 같은 정육류는 수입육 가격이 계속적으로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원활한 모습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축 마릿수는 많겠지만 도매시장 상장 마릿수는 ’24년 보다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육가격은 ’24년과 비슷한 가격대인 5,100~5,300원/kg(제주 제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질병상황 등에 따라 변동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쇠고기는 국내 시장이 이미 견고히 형성되어 있고, 해외업체와의 거래관계 유지문제로 수입량 변화가 크지 않다. 이에 ‘25년에도 미국 및 호주로부터의 오퍼가격 강세가 계속되겠지만 매월 약 3~4만톤의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며 올해와 비슷한 약 42~46만톤의 물량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돼지고기는 냉동삼겹살 수입량이 EU와 중국의 무역분쟁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올해와 비슷한 물량이 수입될 것으로 보이고, 미대륙으로부터의 냉장삼겹살 수입은 매년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24년 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으로부터의 앞다리 수입은 오퍼가격 강세 지속 및 ’24년 과다수입에 따른 국내 재고 적체 영향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25년 수입량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하며 약 40~44만톤의 물량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24년 12월과 같이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 중반대의 원화약세가 이어진다면 수입량은 예상치 보다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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