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우 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한우 사육 농가들이 한우 사육규모를 늘리고 있는가 하면 낙농농가나 양돈농가마저 한우 사육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한우 사육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한우 마리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현재 한우 사육현황은 19만2천가구가 1백75만7천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전과 비교할 때, 사육농가수로는 전체 한우사육농가의 1.3%인 3천 가구가 늘어난 것이며, 사육 마리수로는 전체 마리수의 8%인 13만마리가 늘어난 것이다. 1년만의 변화치고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같은 한우 사육 농가수 증가와 사육 마리수 증가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물론 한우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데 따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우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아울러 한우를 사육하려는 농가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우 사육 기반 확충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한우 사육마리수 증가에 따른 소 값 하락을 예상할 때 우려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최근 한우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는 한우 고기 소비가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국내 쇠고기 시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미국산 냉장 쇠고기 수입이 중단됨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할 때 최근의 소 값은 정상적인 소 값으로 보기 어렵다. 다시 말해 미국산 냉장 쇠고기 수입중단 조치가 해제될 경우 한우 가격은 이 같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결국 한우 사육에 대한 장기 경영 계획 없이, 현재의 소 값만 보고 한우 사육에 신규로 뛰어든다거나 소 사육 마리수를 늘린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현재 송아지 값이 암송아지의 경우 3백50만원 내외, 수송아지의 경우 2백50만원 내외로 이 송아지를 구입 입식한 후 출하할 시기인 2007년쯤에도 큰 소값이 현재의 수준 즉, 5백kg 기준 암소 5백만원이상, 수소 4백만원 이상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재미를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의 소 사육 추세로 간다면 2년후에는 소 값이 떨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거기다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라는, 예상되는 소 값 하락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한우 사육을 새로 시작한다거나 송아지를 입식하는 농가들은 신중한 계산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한우 사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마련돼 있다면 굳이 소 값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남들이 한우를 키워 돈을 버니까 나도 따라하는’ 식이 되어서는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 다만 지금 현재의 소 값에 따른 송아지 입식 열기가 개개인으로 봐서는 손익과 직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소 사육기반이 확충됨으로 인한 소 값의 하향 안정은 우리 한우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쨌든 한우 농가들은 소 사육 증가에 따른 소 값 하락의 고비를 한 번은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고비는 우리 한우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고비인 셈이다. 한우 농가들이 그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 지금 어떤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필요할 것인가. 이는 요즘 한우 농가들의 숙제라면 숙제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