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의 고고지성을 울린지 20년, 청년이 되었다. 임직원 일동은 창간 기념일을 맞아 차분히 지난 날을 되돌아 보며 앞날을 내다본다. 돌이켜 보면 본지가 축산 전문화의 기치를 올린 80년대 중반, 우리 축산은 ‘전문화'라는 말이 축산인들의 귀에 거슬릴 정도로 부업 축산 일색이었다. 가축 수만큼 많은 농가수는 축산물의 수급 조절을 원천적으로 어렵게 했고, 이는 주기적인 호·불황의 원인이 되었다. 그러한 호·불황이 되풀이 될 때마다 축산농가들은 하나 둘 축산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 축산이 부업 축산의 굴레에서 몸부림 칠 쯤 국제 사회에서는 국내 사정에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자유무역을 논의하며, 거센 개방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80년대 동경라운드에 이은 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가 그 진원지 였던 것이다. 우리 축산업에 있어서 그것은 분명 위기였다. 외국 축산물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에다 품질 또한 비교되지 않은 수준에서 축산물 시장 개방은 ‘청천벽력'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기회이기도 했다. 축산업 구조 조정과 생산성 향상에 눈을 뜨고, 가격 경쟁력을 생각하고, 품질만이 경쟁력의 원천임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WTO 체제가 출범되자, 우리 축산업은 품질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대응, 거센 개방 파고를 넘는 듯 했다. 규모간 갈등 구조를 벗어나 규모화가 급진전되면서 품질 차별화까지 가능해짐으로써 한계적 상황을 안고 있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었던 셈이다. 이렇게 고비를 넘겨온 우리 축산은 2000년대 들어 개방 파고와는 또다른 시련을 맞게 된다. 구제역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웃 대만에서 돼지에 구제역이 발생함으로써 돼지 수출대국이 하루 아침에 망하는 모습을 지켜본 우리 축산업계로서는 구제역 발생이 안겨준 충격은 너무나 컸다. 여기서 우리 축산은 또 한 고비를 넘게 된다. 구제역 방역으로 현장 수의사가 순직하는 아픔을 겪으며, 아울러 가축질병 방역 의식 고취를 위안으로 삼고, 축산의 재도약을 꿈꾸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축산의 고비 고비에서 우리 축산의 나아갈 바를 나름대로 제시하며, 그야말로 축산인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부족한 점이 많은 가운데서도 축산 전문 언론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음을 밝힌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축산이 요구하고 있는 축산 전문언론으로서 해야할 바다. 앞으로 우리 축산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안전경쟁력이다.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는 친환경 축산, 유기축산, 동물 복지는 결국 우리 인간에게 가장 안전한 축산식품을 생산하자는 것이며, 이력추적시스템 구축이나 HACCP 제도 도입 또한 안전한 축산식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축산업의 안전경쟁력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축산인과 함께 고민하고 땀을 흘리며 축산인이 넘어야 할 고비를 함께 넘어 새로운 축산 세계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아울러 지난 20년동안 축산 전문 언론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음에도 오히려 격려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독자와 광고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