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쇠고기 값이 세계 최고라는 통계청 발표 기사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앞다퉈 나갔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하는 소비자들은 이 기사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궁금하다. 일본의 화우고기 값이 우리 한우보다 3배 이상 비싸다는 사실을 웬만한 소비자는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한우협회는 이와 관련, ‘국내 쇠고기 값이 세계 최고라는 통계청 발표는 한우가 웃을 일’이라는 제목의 반박 설명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10월 기준 1kg당 43.67달러(한화 5만520원)는 정부가 같은 시점에서 공식 조사 발표한 서울지역 한우 1kg당 3만2천원(27.83달러)보다 무려 2만원이 높다. 어떻게 이런 터무니없는 통계를 발표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우협회는 따라서 이 같은 자료의 발표 뒤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지 않느냐며, 그 의도는 현재 광우병 발생으로 금지되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의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것이라며 꼬집고 있다. 한우협회의 지적대로 이번 통계청 발표 자료가 어떤 의도 속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미 소비자들에게 그런 기사를 통해 한우 고기 값은 무조건 비싸다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심어줬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따라서 통계청은 늦었지만 한우 가격이 왜 그렇게 터무니없이 발표됐는지 그 근거를 밝힘과 동시에 가격 조사 과정의 잘못이나 가격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에 잘못이 있다면 그 잘못을 바로잡는 노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번 통계청의 한우 값 발표가 미산쇠고기 수입 재개를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는 국내산 한우 가격이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미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한우 고기 가격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면 국내에서 최근 몇 년간 한우 가격이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쇠고기 수입 개방 압력 등으로 한우 사육농가들의 한우 사육의욕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우농가의 한우 사육 의욕 저하는 자연스럽게 한우 사육 감소를 불러왔고, 한우 사육 감소로 인한 한우고기 공급 감소는 한우 고기 가격 상승을 불가피하게 했던 것이다. 한 때 2백80만두까지 육박했던 한우 사육마리수가 1백40만두까지 급감했고, 한우 사육 농가수 또한 40만가구에서 18만 가구로 줄어든 통계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쇠고기 수입 자유화로 싼 수입 쇠고기를 많이 공급함으로써 국내에 유통되는 전체 쇠고기의 평균 가격을 내리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한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거기다 한우 사육농가들의 품질 차별화 노력으로 국내 한우 고기의 품질이 크게 높아짐으로써 한우 가격 또한 높아졌음을 이해했으면 한다. 아무튼 이번 통계청이 발표한 한우고기 값은 실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이번 통계청의 한우고기 값 발표로 소비자들이 한우 고기 가격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동시에 한우 농가들도 이번 통계청의 한우 값 발표와 관계없이 한우 가격을 좀더 내려서 우리 소비자들이 한우고기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