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축산업의 생산액이 10조8천억원으로 1찬 산업 가운데 가장 비중 큰 품목이 됐다. 또 아직은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5년 통계도 별무리 없이 1차 산업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수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통계 수치는 축산업의 중요성에 시사되는 바 크다. 여러 가지 규제와 역경 끝에 나온,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라는 점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 더욱 열심히 하자는 결의를 다지게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 같은 통계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축산물 수입이 다소의 관세로 제어 장치를 해 놓았지만 100% 개방된 상태라는 점에서 어려움은 있지만 축산업이 어느 정도 국제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을 읽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기반 즉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체질만 보완한다면 우리 농업여건 속에서 그야말로 농업의 불루오션으로 손색없음을 읽을 수 있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도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축산 경제에 크게 영향을 주는 질병이 비교적 적었고, 광우병 발생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됨에 따라 한우산업과 국내 축산업이 동반적으로 호황세를 누렸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점에서 냉철해야 한다. 지난 2년 동안의 호황은 우리가 실력으로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남의 불행이 안겨준 일시적인 만족감에 불과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축산업에 대한 비젼은 과연 있는 것인가를 새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남의 불행이 가져다 준 행복을 마냥 즐거워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영원히 내 것이 될 수도 없고 오히려 나락으로 떨어질 때 비만한 체질의 충격은 감당키 어렵게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별다르게 노력하지 않고 얻어진 호황 때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하는 성찰도 필요하다. 지금의 실상은 나락으로 떨어질 우려가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우리 축산업이 살고 죽는다는 것은 결국 부정할 수 없는 시장 경제 시대에 경쟁력 확보다. 질병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며 품질을 제고시켜 소비자들로부터 가격과 품질, 그리고 위생면에서 우위를 인정받는 길 밖에 없다. 이 같은 관점에서 축산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안목이 어느정도냐를 논하게 된다. 당장에 일어나는 현안에 대한 대처능력 즉 위기관리능력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축산업 또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품목에 대한 비젼, 즉 안목을 갖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는 더더욱 중요하다. 사실 축산업은 생산자 통계면에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미 낙농은 9천명 수준이고, 양돈 역시 1만여명으로 생산자가 줄었다. 양계 역시 마찬가지다. 채란 육계 할 것없이 주축농가는 2천~3천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축산을 포기할 농가들이 더욱 급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는가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마디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도산하거나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축산경영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주목할 것이 있다. 기존의 도시가 팽창하고 산업 시설이 확장되어 축산업은 입지난에 봉착되어 있는데 지자체마다 신도시 개발붐을 조성하는가 하면 혁신도시니 기업도시 또는 행정수도를 비롯해 박힌 돌이 굴러온 돌에 뿌리가 뽑힐 처지에 놓여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발전적인 규제와 함께 해양투기도 한시적 운명에 놓여 있고 악취방지법과 오분법등이 발효되면 각종 규제로 축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농가들이 부지기수가 될것이 불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축사를 옮기려 해도 축산을 할만한 관리지역이나 산지는 이미 땅값이 너무 올라 갈곳이 없다고 한다. 유일한 대안이 최근 거론되고 있는 농업진흥지역으로의 진출인데 일부 단체들은 축산인프라 구축에 소극적이라는데 의아감을 갖게 한다. 축산업이 산업으로 존재하려면 최소한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 조건이란 경쟁력을 확보한 생산자가 얼마쯤되어 산업의 파이를 어느 정도 키워, 대내외 교섭력에서 우위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경쟁력을 갖추는 대안과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대들보가 무너지고 있는데 집을 개축하려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지 현명한 대처가 절실한 것 같다. 지혜로운 판단력은 삶을 승리로 이끄는 스승이라는 말이 있다. 지식은 학교나 도서관에서 배우는 것이지만 지혜는 역사나 경험, 그리고 철학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우리 농업과 축산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중지를 모으는 일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산업에 미래가 보장될 리 없다. 이것은 분명 축산 지도자들이 풀어야할 몫인 동시 축산발전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