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 진위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005년 논문은 물론 2004년 논문도 가짜라고 내린 결론은 그동안 황교수의 ‘세계적 연구 성과’에 무한한 자긍심을 가졌던 수의·축산인들에게도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러나 우리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005년 네이처에 발표한 복제개 스너피에 대한 DNA 지문 분석 결과는 진짜임을 밝혀낸 사실과 돼지와 소 등 동물난자를 이용한 핵이식은 국내외적으로 황교수팀이 가장 활발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배반포 형성과 관련한 기록중에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배반포가 만들어진 경우가 일부 확인되고 있어, 황교수팀이 핵이식조건을 개선하여 사람 난자의 배반포형성에 성공하였다는 점을 평가하고 있음도 눈에 띈다. 이는 우리가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연구 투자를 좀더 강화하고 아울러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 등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우리의 생명과학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국내 축산 관련 대학과 연구소에는 약 1백명의 숙달된 핵이식 전문인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핵 이식된 난자를 이용해 동물을 복제하는 기술은 최근 개의 복제에 성공한 것 등을 감안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한 점은 그런 기대를 뒷받침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이번 ‘황교수 사건’이 정부의 생명공학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황교수 사건’이 생명공학 분야 연구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굳이 환자 맞춤형 줄기 세포와 같은 높은 수준이 아니더라도 동물산업 분야에서 생명공학 기술의 응용은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되게 생산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긴요하게 요구되고 있다. 우리 생명공학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동물산업 분야에서 충분한 연구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생명공학 분야에 대해 제대로 투자는 하지 않고 연구 성과를 성급하게 기대했음은 반성할 일이다. 아울러 강조되는 것은 국내 생명공학 기술인력들이 좀더 종적, 횡적 유대를 갖고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무튼 이번 ‘황우석 사건’이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퇴보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심기일전해서 더욱 발전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황우석 사건’이후 한 여론 조사에서 향후 배아줄기세포 지원방향을 묻는 질문에 ‘황 교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응답이 45.6%로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이 바라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