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가축 통계 조사결과 소, 돼지, 닭 전 축종이 전분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인 9월대비 축종별 통계 변화를 간략해보면, 한우는 1백81만9천마리로 6천마리(0.3%)가 줄었으며, 젖소도 47만9천마리로 6천마리(1.2%)가 줄었다. 돼지는 8백91만2천마리로 3만1천마리(0.2%)가 줄었으며, 닭은 무려 14%나 감소한 1억9백62만8천마리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가축 사육마리수의 감소는 물론 계절적인 요인도 작용했지만 지난해 한우나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우유 등 축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생산의욕이 높아져 사육두수가 늘어난다는 경제적 통설로 볼 때 다소 이외의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진단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은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인한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국내 축산물 시장의 변화를 불러 일으킬 가장 큰 변수로 쇠고기 고급육 시장은 물론 육우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인 것이다. 지난 13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4천여명의 축산인들이 여의도에 모여 미산쇠고기 수입 재개를 규탄한 것은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불러올 우리 축산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정부는 당연히 이러한 축산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러한 시장 내적인 원인 외에도 축산을 하기 힘든 여건도 축산 의욕을 떨어뜨리는 큰 이유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축산 하기 힘든 여건이 무엇인가. 소비자들의 안전 축산물에 대한 욕구는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그것이며, 축사 주변 환경 또한 깨끗하고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문제는 축산입지다. 현재의 축산 입지로는 그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축산물 소비 증가는 가축 사육 확대가 필연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축사의 확대가 필요한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는 결국 가축사육밀도를 높게함으로써 항생제 사용 증가, 분뇨 처리의 어려움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축산의 농지 진입을 자유롭게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축사부지의 농지 허용을 골자로한 농지법 개정 요구가 하루빨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축산물 가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축산의욕은 증대되지 않음 것임을 뻔하다 하겠다. 또한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불가피하다면 수입 축산물의 관세 상당액을 축산분야에 대폭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의 강구도 시급하게 요구된다. 이를 위한 축산지도자들의 강력한 지도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