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구제역 등 악성 가축질병이 만연한 가운데, 이들 동남아를 찾는 국내 축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몽골,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구제역, 가금인플루엔자 등 악성 가축질병이 상존해 있는 지역으로 이들 국가의 악성 가축질병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들어 우리 축산인들이 즐겨찾는 베트남의 경우 구제역이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5월말까지 3개월간을 구제역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나름대로 국경 검역과 농장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해 왔다. 특별 방역 종료 시기를 열흘 정도 앞두고 그동안의 방역 노력을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없지 않지만 올해도 구제역 재발없이 잘 넘어 간다면 이는 어쨌든 정부는 물론 기관 단체와 농가들이 뜻을 모은데 힘입은바 크다 하겠다. 그럼에도 동남아를 찾는 우리 축산인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는 것은 악성 가축질병은 단 1%의 허점이라도 있으면 가차없이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농축협 등에서 ‘선진지 견학’ 명분의 단체 여행이 줄을 잇고 있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안타깝다. 더욱이 동남아를 여행하는 이들 축산인들에게 악성 가축질병의 국내 유입을 경계하는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함께 여행한 뜻있는 축산인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고 보면 안타까움은 더욱 커진다. 물론 축산인들의 해외 여행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 축산을 좀더 공격적으로 전환,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동남아시아가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축산인들의 해외 여행을 통한 축산물과 관련 시장 파악은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다. 실제 상당수의 뜻있는 축산인들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있고,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축산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지난 2000년과 2002년의 구제역 국내 유입 경위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을 다녀온 관광객으로부터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구제역이 상재해 있는 국가를 여행하는 일은 가능한한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여행을 하더라도 구제역 등 해외 악성 가축질병의 국내 유입을 경계하고 또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외 여행이 누구에게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기회가 만에 하나 해외 악성가축질병을 유입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되지 않도록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구제역이 해외에서 유입될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그것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축산인들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주위에 혹시 허점이 없는 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