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에 있어 최근 3년새 돋보이는 현상은 전반적인 축산농가의 감소세 속에서 한우 사육농가수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농촌에 가면 한우사 신축이나 개축 현장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젖소 사육 농가나 돼지 사육 농가들이 한우를 병행 사육하는 모습이나, 아니면 아예 낙농 또는 양돈을 접고 한우 사육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축산 현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3년의 가축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즉 지난 2003년 말부터 올들어 지난 3월1일현재 가축 통계중 농가수 변화는 한우 농가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낙농이나 양돈 농가수는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최근 3년새 한우 사육농가수가 5천3백농가가 늘어났는데 공교롭게도 낙농과 양돈을 포기한 농가수를 합한 농가 수치 또한 5천3백 농가라는 것이다. 물론 낙농이나 양돈을 포기한 농가들이 그대로 한우 사육으로 변신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전체적인 축산 농가수 변화는 낙농과 양돈 농가의 한우 사육 전환이란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낙농이나 양돈 농가들이 한우 사육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한우 사육은 사육 기술적인 측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합사료는 물론 조사료 구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송아지 설사 등의 문제만 해결하면 큰 어려움 없이 한우를 사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한우 사육은 양돈 농가처럼 분뇨 처리의 어려움을 크게 겪지 않아도 되며, 낙농 농가처럼 원유 과잉 생산에 따른 가슴앓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더욱이 한우는 고급육 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기 때문에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미 FTA체결에 따른 개방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결국 현재 축산의 여러 품목 중에는 한우가 가장 경쟁력있는, 미래의 희망적인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한우가 타 축종에 비해 더 경쟁력있는 품목이며, 미래에 희망이 있는 품목인가. 전문가들은 한우 경쟁력에 너무 자신감을 갖는 것을 경계한다. 그 이유는 한우가 과연 품질 면에서 미국 등 쇠고기 수출국들의 1등급 냉장육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은 가격 경쟁력이다. 앞으로 한우 사육 농가수가 늘어나고 한우 사육 마리수 또한 증가 한다면 현재의 경쟁력보다는 다소 올라가겠지만 수입 쇠고기와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한미 FTA 체결등으로 개방이 가속될 경우 한우 가격이 폭락할 우려도 있어, 막연하게 현재의 상황만 보고 한우 산업의 경쟁력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축산의 여러 품목 중에서 한우가 불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음은 희망적인 일이긴 하지만 동시에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하겠다. 아울러 강조되는 것은 한우 사육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쉽다고 하나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우도 이젠 아무나 사육해도 되는 산업이 아닐 정도로 고급육 생산 기술이 고도화 돼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