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값이 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재 도매시장 돼지 지육 kg당 거래가격은 4천8백원선으로, 100kg 돼지 한 마리가 32만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돼지값의 고공행진은 양돈농가들에게 큰 이익을 주지 못하면서 육가공 산업이나 외식 산업 등 연관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침으로써 자칫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기반 붕괴 우려마저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높은 돼지 값이 계속되는 한 국내산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관련 산업이 원가 부담을 견뎌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형 유통점에서는 국내산 돼지 고기를 대폭 줄이고 미국산 수입육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따라서 우리는 돼지 값이 왜 이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가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돼지고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수요측면과 공급 측면 모두 고려해 볼 수 있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 보면 요즘이 돼지고기 성수기라는 점에서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돼지고기 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수요측면 보다는 공급측면의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 국내산 돼지고기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매년 이맘때만 되면 돼지고기 값이 올라가는 상황이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음에 도 해마다 공급 부족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내놓는 한결 같은 원인은 소모성질병 여파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다. 뻔히 알면서도 몇 년째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돼지 값 고공행진의 근본적인 원인은 돼지 사육환경과 관련된 양돈부지 문제로 귀결된다. 해마다 증가되는 돼지고기 수요 증가에 맞춰 사육 두수를 늘리긴 늘려야 하는데, 시설 확충이 마땅치 않다보니 돼지 사육 밀도가 점점 높아진 결과인 것이다. 돼지 사육 밀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질병 발생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밀사는 질병으로부터 돼지를 지키기 위해 항생제 사용을 그 만큼 늘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 시대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안전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분뇨 처리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이 같은 모든 문제의 원인인 밀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축사 부지난을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밖에 없다. 농지법을 하루 빨리 개정, 축사의 부지도 농지로 인정해 줌으로써 친환경 축산을 가능케 해야 우리 국민들이 먹고 싶은 안전하고 고품질의 축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 현안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이처럼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또 업계가 이의 실현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음은 분명 ‘내환(內患)’이다. 한미 FTA등 ‘외우(外憂)’를 덜려면 내환이 먼저 해결돼야함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