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협동조합이 조합장 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벌써부터 조합장 후보 하마평이 무성하다.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 발전을 위해서 일해보겠다는 후보가 조합원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또 기왕에 거명되고 있는 후보들에 대해 조합장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를 사전에 검증해 본다는 측면에서도 조합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오가는 것을, 선거 과열 등을 이유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6개월이나 앞둔 서울우유 조합장 선거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늘날 서울우유가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아울러 미래를 내다볼 때 과거와 같은 선거 양상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우선 서울우유의 현실을 직시해보자. 서울우유는 협동조합 경영체로서 조합의 경영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권익과 이익이 강조된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우유에서 민간 유업체와는 달리 낙농구조개선자금, 볏짚 선도금 등의 명목으로 조합원에게 상당액을 환원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게 평가된다. 또 유대 지급에 있어서도 평균 유대가 kg당 평균 748원으로 민간 유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만큼 원유 품질이 좋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서울우유도 국내 유제품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우유를 포함한 어떤 유업체든 우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자본주의 경제의 철리다. 물론 우유가 식량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에 완전히 맡겨둘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장 경제 원리를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우유의 경영은 심히 우려스럽다. 지난 상반기 경영 분석 결과 서울우유의 경영은 수십억의 적자로 분석되고 있다. 민간 유업체인 N유업이나 M유업이 수백억원의 흑자 경영과 비교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우유의 경영이 민간 유업체에 비해 이 같이 상대적으로 경영 상태가 나쁜 것은 조합원으로부터 고가의 유대를 지불한 원유를 그 만큼 고가의 제품으로 소화하지 못한데다 낙농구조개선비 지원 등에 따른 부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서울우유가 거창공장을 건설하는데 있어 8백억원이 넘는 거액을 차입 자금으로 충당한데 비해 N유업은 나주공장을 건설하는데 자기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데서도 경영 상황이 비교된다. 그러면 서울우유의 앞날은 어떤가. 서울우유 조합원들은 한 때 7천명이 넘던 것이 이제는 2천5백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거기다 내년부터 가축사육시설 단위면적당 적정 가축 사육기준을 적용하는 등록제가 본격 실시될 경우나 악취법, 양분총량제 등에 의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그나마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낙농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감안하면 서울우유의 내일은 결코 창창하다 할 수 없다. 따라서 서울우유는 이런저런 여건을 감안할 때 조합 임직원은 물론 조합원들도 내몫 챙기기 이전에 조합원 자신과 조합 임직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지 않으면 안 될 처지다. 결국 서울우유가 이 같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서울우유의 장기적인 발전을 일궈낼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하겠다. 이는 다시 말해 서울우유 조합원이 어떤 조합장을 선택하느냐는 문제다. 눈앞의 이익을 강조하는 선심 공약보다는 서울우유조합과 조합원 낙농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또 그런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군인가를 가려내는 일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조합장 후보가 조합원들 사이에 거명되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런 참된 지도자를 가려내기 위한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