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축협의 노사갈등 양상은 파업으로 인한 직장폐쇄조치와 협동조합으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해산결의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위기의 축산현실을 외면한 채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극한상황으로 치닫는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축산업은 여러 가지 현안들로 겹겹이 쌓여 있어 노사가 하나가 되어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데 당면현안은 외면한 채 명분싸움이나 기득권 확보에만 골몰하는 한심스럽고 개탄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축산업은 밖으로는 미산 쇠고기수입재개와 한미 FTA협상을 비롯한 당면현안들이 목을 조여 오는가 하면 안으로는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분쟁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팽창과 산업시설확장에 따른 지가상승이 겹쳐 축산업은 설 땅을 점차 잃어 가고 있는등 중첩된 현안문제 극복은 축산업계의 크나큰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축산인들이 스스로 경영을 포기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우를 제외한 축종의 주력 축산인들은 2만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며 축산경영에 따른 인프라구축등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한 축산인은 축협의 경영구도를 바꿀 수밖에 없는 수준이상으로 급감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축산업이 당면한 현실은 엘리트집단인 일선축협의 임직원들과 조합경영인들이 뜻을 합쳐 위기극복을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할 시기임이 틀림없다. 국내외적인 압박요인에다 설상가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수급불균형과 각종 질병이 몰고 온 만성적인 가격불안정으로 양축의욕을 잃고 피로감에 지친 양축조합원들이 직장폐쇄니 파업이니 하는 작금의 사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것은 협동조합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대부분 우호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증대를 모색하면서 축협의 존립근거를 확보해야 할 시기임이 틀림없다. 축협은 외견상 평온한 것 같지만 조금만 속내를 들여다봐도 결코 여유롭지 못하다. 도전과 시련이 중첩되어 있다는 얘기다. 축협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몇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언제 또다시 일선농축협통폐합이라는 회오리바람이 몰아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떤 정치인이 일선에 가면 농축협과 산림조합등이 있는데 현재의 1가구 다조합가입은 결국 조합은 배가 부를지 몰라도 농가는 별 실익이 없다고 꼬집은 적이 있다. 조합마다 사업비 대부분이 인건비를 비롯한 경상경비에 충당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1농가 1조합가입을 원칙으로 협동조합법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는 축협인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농협중앙회산하 수많은 회원조합 가운데 유독 축협에 노사분규가 많은 것도 지적의 대상이다. 어떻게 보면 축협발전을 시기하는 계층에 박수를 치게 하는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열거한 여러가지 현안들을 무시하고는 축협과 축협인들의 존재란 의미가 없다. 정말이지 존경받는 노사지도자들의 냉철한 지도력이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