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 업계가 최근 ‘항생제와 전쟁’을 선언했다. 지난 6월 양돈지도자대회에서 환경규범을 채택한 지 5개월만이다. 양돈업계 스스로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몸부림이다. 양돈업계가 이처럼 친환경 양돈을 위한 ‘환경 규범’을 채택하고, 이어 항생제와 전쟁을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이제 더 이상 친환경 양돈과 안전한 돼지고기를 생산하지 않고는 양돈업 자체를 영위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 양돈장의 환경과 항생제 사용 문제에 대한 소비자 단체의 문제 제기와 언론의 고발성 보도는, 그것이 아주 일부에 불과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소비자 입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파장은 늘 일파만파로 커졌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양돈업계로서도 양돈장 환경 문제와 돼지고기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사사건건 해당 소비자 단체와 언론에 대응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대응책이 못된다는 점에서 뭔가 새로운 대책이 요구됐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 양돈업계의 ‘항생제와 전쟁’ 선언은 문제의 본질을 소비자 단체의 폭로나 언론의 보도가 아닌 양돈농가의 의식에 두고, 근본적으로 양돈농가들의 의식 개혁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시 말해 양돈 현안 해결을 위한 이 같은 접근이 그동안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가졌던 의식 수준으로는 안된다는 반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언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읽혀진다. 문제는 실천이다. 무슨 전쟁이든 전쟁에서 이기고 짐은 전투에 임하는 병사들의 자세에 달려 있다. 어느 한 양돈농가라도 “나 하나쯤”하는 농가가 있다면 그 전쟁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모든 양돈농가들이 일체가 되어 전투에 나선다면 ‘항생제와 전쟁’은 승리로 장식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전쟁중에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개개인의 농장이 항생제와 전쟁에 적극 나설 때 그 결과가 곧바로 농가의 소득과 연결되는 시대가 점점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농장의 깨끗함이 그냥 깨끗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되는 시대, 돼지고기의 안전성이 더 없이 큰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욱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양돈업계의 환경 규범 채택과 항생제와 전쟁 선언은 소비자를 위한 것임과 동시에 생산자 자신들의 소득과 직결되는, 경쟁력이 된다는 점이 강조되는 것이다. 아울러 덧붙이고 싶은 것은 소비자 단체와 언론들도 양돈농가들의 이 같은 깨끗한 양돈장 가꾸기와 안전한 돼지고기 생산 노력에 대한 평가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와 언론의 그런 작은 배려가 안전하고 깨끗한 돼지고기 생산의 큰 원동력이 됨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